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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악어 걸음' 운동은 '호랑이 걸음'이 시초···국내에 호보 동호회 있어

정기홍 기자 승인 2022.10.10 08:17 | 최종 수정 2022.10.10 12:42 의견 0

어제(9일) 중국에서 악어 걸음으로 척추를 강화해 허리디스크를 고친다는 동영상 기사가 국내 언론매체에 소개돼 큰 관심을 불렀다.

하지만 악어 걸음과 비슷한 자세의 호보(虎步·호랑이 걸음) 운동이 오래 전부터 전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식품의약안전처 호보동호회 등을 중심으로 모임을 만들어 호보 운동을 하고 있다.

호보는 중국의 무술로 유명한 소림사 승려들이 계단을 오르내리는 수련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식약처 호보동호회 회원들이 백두대간수목원에서 호보 운동을 하고 있다.

식약처 호보동호회 회원들이 중국을 통해 백두산 전지훈련을 가면서 진달래광장에서 호보 동작을 보이고 있다. 이상 식약처 호보동호회 제공

아침에 악어걸음 운동을 하고 있는 중국인들. spotlight on China 유튜브 캡처

지난 2008년 11월에 나온 당시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준근(60) 상임이사보의 호보 기사(동아일보 등)를 보면, 그는 매일 네 발로 앞뒤로 기고 비탈길도 오르고 손바닥 대신 손등으로 기면서 호보 운동을 했다.

그는 소림사를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보다가 호보 수련법을 보게 됐고, 네 발로 걷던 원시시대로 돌아가 건강을 지켜보자며 1970년대 초에 호보를 시작했다고 한다.

당시 그는 동아일보에서 "인간의 질병은 직립보행에서 시작됐다. 직립보행으로 허리와 위에 병이 생기고 항문에 피가 몰려 치질이 생긴다. 네 발로 걸으면 각종 장기가 제 위치를 잡아 병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전신운동인 네 발로 걸으면 체중이 분산돼 몸이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 몸의 균형은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베이징 출장 때는 호텔 계단에서 호보를 하다가 이를 CCTV(폐쇄회로TV)를 본 직원에게 제지를 당한 적이 있었다는 일화도 전했다.

이 씨는 당시 종합검진을 받은 결과, 위 등 내장기관과 체력이 20대와 비슷하다는 진단을 받았었다. 그는 감기에 걸려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 씨가 이전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근무할 때인 2012년 식약청에 호보동호회가 만들어졌다. 지금은 동호회 상임고문을 맡고 있고, 후배 50여명이 호보 운동을 하고 있다.

또 심진봉 호보동호회 회장(식약처 사이버조사팀 식품조사반장)도 지난 달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운동은 직립보행을 하는 인간에게만 생기는 허리디스크와 변비를 고칠 수 있고 엎드려서 하는 운동이어서 폐와 공기가 닿는 면적이 넓어져 폐 건강에도 좋다"고 밝혔다.

그도 이 고문과 비슷하게 2014년 47세 때 척추전문병원에서 척추 진단을 받았는데 척추 상태가 30대 초반 수준으로 나왔었다.

심 회장은 호보 노하우도 전했다. 악어 걸음처럼 팔과 발을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이는 호랑이가 눈 위를 걸어갈 때 발자국 흔적이 '한 일(一)자'가 되는 이치다.

처음에는 어린 아이처럼 손바닥을 짚으면서 기다가 강도를 조금씩 늘려가면 된다. 초보자는 200m를 움직이는데 6~10분이 걸린다. 손바닥과 손등을 번갈아가며 짚으면 손목관절의 긴장도 풀어진다.

"네 발 운동이 이상하다는 선입견 때문에 머뭇거리는 분은 방 안에서 혼자 꾸준히 해보면 몸이 좋아지는 걸 바로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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