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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질 땐 걷거나 뛰고, 우울할 땐 근력운동해야

약물 치료나 상담보단 1.5배 효과
효과는 저강도보다 중·고강도가 좋아

천진영 기자 승인 2023.03.17 12:31 | 최종 수정 2023.03.18 23:25 의견 0

몸에 이상이 생기면 몸을 움직이는 것이 최고인 것으로 나타났다. 불안 장애나 우울증이 올 땐 약물이나 상담보다 최고 1.5배 더 효과가 있었다. 박차고 나가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대 연구진은 최근 쉽게 할 수 있으면서도 효과 좋은 해법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그동안 발표된 임상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약물이나 상담보다 운동이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개선에서 최고 1.5배 더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스포츠의학저널’에 발표했다.

이는 총 12만 8천명이 참여한 1039건의 임상시험 결과를 담은 97건 연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지난 2020년 진행된 '용현면 무지갯빛 해안도로 건강걷기대회' 모습. 경남 사천시 제공

운동에서 가장 큰 효과를 본 정신 장애는 우울증이었다. 또 고강도나 중간 강도의 운동이 저강도 운동보다 효과가 더 좋았다.

운동은 기억 형성을 촉진하는 신경영양인자(NTF)의 발현 증가,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 분비 촉진 등 다양한 신경분자 메커니즘을 통해 우울증을 개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따라서 저강도 운동은 우울증 개선과 관련한 신경 및 호르몬 변화를 촉진하기에 불충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걷기 같은 유산소운동, 근력운동, 필라테스, 요가를 포함해 모든 유형의 신체활동과 운동이 유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근력운동은 우울증에, 요가를 비롯한 다른 운동은 불안 장애에 효과가 더 좋았다”고 밝혔다.흥미로운 것은 운동 기간이 짧은 경우가 긴 경우보다 효과가 더 컸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운동 기간이 12주 이하인 사례에서 효과가 가장 좋게 나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들이 이미 정신적, 신체적 건강 문제에 직면한 경우 운동기간을 짧게 설정하는 것이 심리적 부담을 덜어 운동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를 이끈 벤 싱 박사는 “운동은 정신 건강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1차적 치료법으로는 널리 활용되지 않고 있다”며 “검토 결과 모든 임상 연구에서 어떤 신체 활동이든 중등도의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크게 완화시켜줬다”고 말했다.

싱 박사는 특히 “운동이 정신건강에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전 세계 8명 중 1명, 즉 9억7천만명이 정신 장애를 겪고 있다.

여러 유형의 정신 장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불안 장애와 우울증이다. 보건기구는 불안 장애를 앓고 있는 사람이 3억명,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이 2억8천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정신 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보건기구는 거의 2명 중 1명(44%)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 장애를 겪는 것으로 추정한다. 또 정신 건강 문제는 매년 세계 경제에 2조5천억달러의 비용을 부담시키고 있으며, 2030년까지 그 비용은 6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비용, 시간 등 여러 제약 조건으로 인해 그때그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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