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소소해 지나치는 궁금한 것들을 찾아 이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합니다. 유레카(eureka)는 '알았다!'라는 뜻입니다. 편집자 주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구 을)의 '성추행 논란'이 정치권과 온라인을 후끈 달구고 있네요.

성추행을 당했다는 모 의원실 여성 보좌관 A씨는 지난 25일 장 의원을 준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그의 남자 친구는 지난해 10월 당시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 현장 동영상을 27일 언론에 공개했습니다. 경찰은 이 동영상을 확보해 수사에 나섰습니다.

29일 관련 기사에 "준강제추행이 무엇이냐"고 묻는 댓글이 달렸더군요. 기자가 가족에게 물으니 "강제추행보다 덜한 거겠지"라고 했습니다.

준강제추행에 관해 알아봅니다.

다음은 장 의원 성추행 관련 기사에 달린 댓글 내용입니다.


"준강제추행이 뭐여?"

"피해자가 정신 멀쩡하고 방어능력이 있을때 추행하면 강제추행이고, 피해자가 심신상실이나 방어능력이 없을때 추행하면 준강제추행..자취방에 침입해서 깊이 잠자고 있는 피해자를 추행하면 준강제추행이 되겠지?"

'준강제추행'.

사실 기자도 이 건을 접하면서 이 법률 용어를 "강제는 아닐 거고 그냥 추행한 거겠지"라며 넘겼는데, 이 댓글을 보고서 그 뜻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법 조문에 적시한 강제추행과 준강제추행은 엄연한 차이가 있더군요.

두 범죄 내용은 형법 제298조(강제추행)와 제299조(준강제추행)에 각각 적시돼 있습니다.

제298조(강제추행)는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타인을 성적으로 추행한 경우에 성립합니다'고 적시합니다.

가해자가 폭행 또는 협박을 수단으로 사용해 피해자를 추행하는 경우입니다. 폭행이나 협박의 수준은 피해자가 느끼는 정도이겠지요. 기습적인 신체 접촉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제299조(준강간, 준강제추행)에는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는 사람을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한 경우, 이를 준강간죄 또는 준강제추행죄로 처벌한다'고 돼 있습니다.

가해자가 폭행이나 협박을 직접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고 피해자가 술에 만취했거나 약물에 취해 의사 표현이 불가능하거나 잠들어 있는 등 저항할 수 없는 상태를 악용하는 것입니다.

표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강제추행과 준강제추행의 큰 차이점은 '추행 행위의 수단'입니다.

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즉 동의없이 성적 수치심, 모욕감 등을 주는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하는 것이고, 준강제추행은 상대방의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추행을 하는 것입니다.

모두 상대방의 의사에 반한 성적인 접촉입니다.

따라서 두 경우 모두 타인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범죄이며, 법정형은 동일하게 무겁게 처벌됩니다.

준강제추행은 강제추행과 달리 잘 알려지지 않아 대체로 낯선 법률 용어입니다.

장 의원의 추행 고소 건은 상대 여성이 뿌리칠 수 없는 상황이었음을 전제한 것이지요. 장 의원은 이에 페이스북을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무고로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오른쪽)이 피해자 A 씨의 바로 옆에 앉아 있다. 이때 A 씨의 남자 친구가 나타나 장 의원에게 "남의 여자 친구랑 뭐 하시냐고"라며 큰 목소리로 항의하는 모습이 동영상에 담겼다. TV조선

A 씨는 고소장에서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거나 대응할 수 없는 항거불능 상태였다. 주변의 만류와 제지에도 불구하고 (장 의원이) 성추행을 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고소를 늦게 한 것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보복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고 전해집니다.

A 씨의 변호인은 "피해자가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 오다 용기를 내게 됐다"며 "경찰에 철저한 보호 조치를 요청한 상황"이라고 밝혔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당 윤리감찰단에 장 의원의 성추행 의혹 진상 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아직 이 사건의 진위는 알 수 없습니다. 법정에서 잘 가려지겠지요.

이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제대로 모르고 있던 준강제추행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기자도 법률에 문외해 기준에 준하는 '준'이란 글자 때문에 당연히 준강제추행은 강제추행보다 덜한 것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과문해 '글자의 유혹'에 속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