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플랫폼 1위인 쿠팡이 가입자들의 회원 탈퇴 절차를 까다롭게 만들어 비판을 받는 가운데, 구독 회원인 멤버십 이용자의 해지도 바로 되지 않아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쿠팡에서 3370만 개인 계정이 무단 유출돼 탈퇴를 하려는 회원이 늘고 있지만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다. 정기 결제·구독(와우 멤버십) 이용자의 경우도 바로 해지가 안 되고 해지 신청 후 쿠팡 시스템 반영 때까지 기다려야 탈퇴가 진행된다.
한 회원이 쿠팡 멤버십을 해지했으나 해지가 완료됐다는 내용이 아니고 '해지 신청'이 됐다고 안내한 문자 메시지
탈퇴가 바로 안 되는 주요 항목은 다음과 같다.
정기 배송과 구독 회원은 해지 신청 후 시스템 반영까지 한동안 시간이 걸려 바로 탈퇴가 안 된다. 와우 멤버십 회비를 낸 뒤 주문한 이력이 있으면 고객이 직접 멤버십 중도 해지를 할 수 없다.
회원 해지를 한 경남 진주의 한 이용자는 "고객센터에 이를 문의했더니 '정기구독 서비스 해지 신청을 하고 완료(시스템 반영)가 되어야 탈퇴 진행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탈퇴 신청 때 쿠팡 캐시나 포인트가 남아 있으면 탈퇴가 불가능하다.
회원 등이 갖고 있는 캐시가 '0원'이나 '0'이 돼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절차를 만들어 놓아 적은 금액이라도 모두 써야만 탈퇴가 가능하다. 쿠팡은 이를 고객의 배려 차원이라고 하지만 바로 탈퇴를 못 하게 만든 '꼼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번 유출 사태로 탈퇴하려는 한 회원은 "캐시 등이 남아 있어도 이를 포기하고 곧바로 탈퇴를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역대급 규모인 3370만 계정(개인정보)이 빠져나간 직후 입장문에서 교묘하게 '유출'을 단순한 사고의 의미인 '노출'로 적시한 사례와 같이 '탈퇴 지연 술수'를 적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한 회원은 "등록된 정보가 탈퇴 신청 후에도 한동안 보관된다는 것도 그렇고, 탈퇴를 하려는 회원이 못 빠져 나가게 겹겹이 그물을 쳐놓아 엄청 짜증이 난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쿠팡의 잔머리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며 "시스템 등 기본 투자는 경시하면서 온갖 꼼수만 쓰다가 되레 큰 손실을 초래해 한편으론 고소하다"며 쿠팡의 행태를 강하게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