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나는 음식이라면?
수박, 참외, 오이, 자두, 복숭아, 포도 등이 우선 떠오릅니다. 그런데 한여름철 음식으로 뺄 수 없는 게 옥수수입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강냉이라고 하지요. 오래 전 추억거리로 강냉이죽도 떠오릅니다.
그런데 옥수수는 푹푹 찌는 한여름 장작불 냄비솥에 쪄서 먹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이열치열 음식인 셈이지요.
최근엔 국내 연구진에 의해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기능성 옥수수 품종도 개발돼 있습니다.
옥수수 밭에서 잘 익은 '강냉이'를 따면서 속을 들여다봤습니다.
한여름 뙤약볕 아래 옥수수밭에서 익어가는 옥수수들. 옥수수 수확 시기는 수염이 갈색으로 변할 때 꺾으면 알이 꽉찬 것을 수확할 수 있다. 수염이 갈색으로 시들면 속의 알도 다 익었다는 표시다.
남새밭에서 따 와 삶은 옥수수. 큼지막한 알이 촘촘히 배겨 먹음직스럽다. 미백찰옥수수라고 한다.
그럼 옥수수 탐구에 들어갑니다.
의외로 간단한 것 같지만 이야깃거리가 적진 않습니다.
옥수수는 풍기는 분위기가 우리 고유의 토종 같지만 아닙니다.
벼과에 속하는 1년생 초본식물인데 남아메리카 북부의 안데스산맥의 저지대나 멕시코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지요.
한반도에는 중국으로부터 전래돼 이름도 중국음의 위수수(玉蜀黍)에서 유래해 한자의 우리식 발음인 옥수수가 됐다고 하네요. 전국 각 지방에서는 강냉이, 강내미, 옥시기, 옥숙구, 옥수시 등으로 불립니다.
옥수수가 밀, 쌀과 함께 세계 3대 곡물이네요.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쌀과 일을 압도하고 재배부터 수확 기간이 짧아 비료만 잘 주면 거친 토양에서도 쑥쑥 자라 산비탈이나 황야에서도 재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관리가 편해 적은 노동력으로 많은 수확이 가능합니다.
옥수수는 보통 4월 상순에서 5월 상순에 파종을 하며 여름인 7월부터 수확합니다.
옥수수 대는 1~3m 정도 자라고, 굵고 단단합니다.
삶아먹는 옥수수 열매는 종마다 차이가 있는데 보통 1~2개 열리지만 4~5개씩 열리는 품종도 있습니다.
옥수수 열매에 붙은 수염색이 살색에서 갈색으로 변하면 익은 것으로 보고 꺾어서 땁니다.
옥수수는 간식으로 많이 먹지만 강냉이밥, 강냉이수제비 등 주식뿐 아니라 옥수수설기, 옥수수보리개떡과 같은 별식으로 먹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많이 먹는 찰옥수수는 단옥수수에 비해 단맛이 약합니다. 찔 때 사카린, 설탕이나 뉴슈가 같은 단 것을 넣어 삶아서 먹습니다.
요즘엔 많이 먹으면 당뇨병 등의 우려가 있다며 꺼려 찰옥수수를 더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식감이 존득존득합니다. 흔한 미색찰옥수수는 물론 검은찰옥수수도 자주 눈에 띕니다.
옥수수는 작물의 특성상 수확 후 빨리 먹어야 제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수확한 뒤 뿌리, 잎, 줄기를 잃은 상태에서 생존을 위해 자체 영양소를 소모하는데 심한 경우 하루에 보유 영양소의 70%를 소모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하루만 지나도 제맛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는 말입니다.
더불어 옥수수에 함유된 당분이 급속도로 전분(녹말)로 바뀌어 단맛이 떨어집니다.
옥수수 알갱이를 면 오목하게 들어간 것들을 볼 수 있는데 영양분 소모로 인한 수축현상 때문이라고 합니다. 다음 해 종자용으로 시골 집 처마밑 등에 걸어놓은 옥수수에서 더러 보이지요.
해결책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수확 직후 냉장실에서 저온 상태로 보관하든가 냉동실에 넣어서 얼리면 큰 영양분 손실 없이 쪄 먹을 수 있습니다.
옥수수가 다 익어 수염이 갈색으로 변한 모습. 수염은 이처럼 딸 시기를 알려준다. 옥수수 대 한 개에 2개 정도의 옥수수가 달려 있다.
잘 익은 듯한 옥수수의 수염이 갈색으로 변한 가운데 비를 맞은 모습
대에서 꺾은 옥수수를 두 손으로 잡고 껍질을 잡고 당기면 잘 벗겨진다. 왼손으로 잡은 옥수수에서 오른손으로 껍질을 당겨 벗긴 모습이다.
옥수수는 개인의 텃밭 등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인기 작물이지만, 다수의 사람이 공동 이용하는 주말농장에서는 재배가 금지되는 대표 작물입니다. 옥수수대의 키가 커 햇빛을 막아 아래에 심어진 식물의 자람을 방해하기 때문입니다.
놀이기구가 마땅치 않았던 옛날엔 놀이용으로 활용되기도 했지요.
옥수수 알갱이를 두 줄만 남기고 먹은 뒤 하모니카처럼 불며 놀았습니다. 동요 '옥수수 하모니카'도 있습니다.
이빨과 비슷해 겪하게 다툴 때는 "옥수수(이빨)를 다 뽑아 버린다"는 험상궂은 말에도 등장합니다.
다음은 동네 어귀와 들 작은 밭에 심겨진 옥수수 모습들입니다.
동네 길 옆에 심어진 옥수수. 생장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옥수수 열매를 맺어 익어가고 있다. 뒤쪽 배롱나무꽃이 화려하다. 둘 다 한여름 정취를 듬뿍 주는 식물이다.
텃밭과 창고 사이 공간에 심어져 있는 옥수수. 밭엔 콩이 심어져 있고, 밭 가장자리에 옥수수가 줄지어 서 있다.
도로 옆 짜투리땅에 심어져 있는 옥수수. 여름은 이글거리며 한창인데 옥수수를 익힌 아래 대는 시들어간다.
들판 옆 공간에도 옥수수가 심어져 있다. 중간 중간에 알이 꽉 밴 듯 튼실하게 보인다.
옥수수밭과 땅콩밭. 옥수수를 다소 늦게 심었다. 시골에서 자란 분들의 눈에 선한 초여름 텃밭의 조합은 옥수수밭과 감자밭이다. 감자밭이 메인이고 그 가장자리에 옥수수가 자리하는 게 일상적이었다. 옥수수대의 키가 커 아래 식물 자람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이상 정창현 기자
■ 옥수수와 수염의 영양가 및 효능
옥수수에는 비타민 B1, B2, E, 칼륨, 철분 등 무기질과 식이섬유가 많습니다. 루테인과 제아잔틴과 같은 눈 건강에 좋은 성분과 항산화 성분도 들어있습니다.
주요 영양 성분을 알아 봅니다.
옥수수의 주 성분은 탄수화물로 대부분 녹말 형태로 존재하며 에너지원으로 사용됩니다.
단백질도 함유돼 있고 지방 함량은 낮은 편입니다. 씨눈에는 혈관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산 함유돼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풍부해 소화 촉진 및 변비 예방에 도움을 주지요.
비타민과 무기질도 많아 비타민 B군, 비타민 E, 칼륨, 철분 등이 함유돼 있습니다.
루테인, 제아잔틴, 항산화 성분 등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다만 필수 아미노산인 라이신과 트립토판이 부족해 우유나 유제품과 함께 먹으면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습니다.
다음은 먹을 때 신경써야 할 것들입니다.
옥수수는 다소 딱딱해 소화 속도가 느릴 수 있어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은 한번에 적정하게 먹는 게 좋습니다.
또 혈당지수가 높이 당뇨병 환자는 양을 조절해야 합니다.
옥수수 씨눈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지만 칼로리가 높아 섭취량에 신경써야 합니다.
옥수수 수염에도 건강 기능성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돼 있습니다.
옥수수 수염은 옥수수가 익으면서 암술대 역할을 하는 부분인데 예전엔 옥수수를 꺾어 속만 취하고 껍질과 수염은 소나 염소에게 주었지요.
한방에서는 이뇨 작용과 혈압 강하, 담즙 분비 촉진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요즘엔 차로 끓여 마십니다.
다음은 옥수수 수염의 효능입니다.
옥수수 수염은 방광 수축을 억제하고 결석 배출을 돕는 효과가 있어 방광염이나 요로결석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 항산화 물질인 메이신 성분이 풍부해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질환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옥수수 수염이 전립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합니다.
옥수수 수염은 체내 수분 배출을 돕는 이뇨 작용과 함께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
또 옥수수 수염에 함유된 성분들이 혈압을 낮추고 혈액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옥수수 수염을 말려 차로 끓여 마시면 구수한 맛과 함께 다양한 효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옥수수 수염차는 시중에 상품으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광동제약, 롯데칠성음료, 웅진식품, 동원F&B 등 다양한 업체에서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옥수수 수염차는 이뇨 작용을 촉진하므로, 과다 섭취 시 수분 부족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적당량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