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군은 지난 22일 평사리 들판에서 '제5회 평사리들판 논두렁축구대회'가 열렸다고 밝혔다. 올해는 일반부 30개 팀, 관광객 중심 번외팀 10개 팀 등 총 40개 팀이 출전해 성황을 이뤘다.
이른바 주민 여행사인 '놀루와 협동조합'이 행사를 기획·주관 했다.
평사리들판 논두렁축구대회에서 골을 넣은 어린이 선수가 기뻐하고 있다.
평사리들판 논두렁축구대회에서 남녀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 공은 짚으로 만들었다.
한 선수가 짚볼을 골대를 향해 차자 상대편 골키퍼가 쳐 내고 있다. 골대도 논에 막대기를 박고 새끼줄을 쳐 그 옛날을 추억하도록 했다. 이상 하동군
일반 축구 경기와 개념이 달라 특별하고도 매우 이색적이다.
축구장은 벼를 수확한 텅 빈 들판이다. 벼를 수확하고 남아 있던 그루터기는 경기 중 다치지 않게 흔적만 보이게 짧게 자르고 볏짚을 깔았다. 축구공은 짚으로 만들었다.
경기장은 가로 20m 세로 30m의 미니구장이며, 전·후반 합쳐 20분 경기를 한다. 선수는 7명으로 후보 선수 3명과 수시로 교체 가능하다.
이날 리그별 우승팀은 초등부 솔FC, 남성부 별천지녹차팀, 여성부 아싸가오리팀, 혼성부 솔찍히힘들다팀으로, 각 팀은 상금 50만 원을 받았다.
대회를 주최한 하동군 박진하 관광진흥과장은 “대회의 관광 확장성을 확인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여행상품형 팀 구성을 시도했다”며 “그 결과 10팀이 참여했고 충분한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스포츠용품 전문업체인 'ZD'의 용품 후원 및 팀 구성 참여도 스포츠와 관광의 융합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경기는 초등부·남성부·여성부·혼성부 등 4개 리그로 나뉘어 진행됐다. 축구 외에도 논두렁 볼링·줄넘기 등 들판형 체험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운영됐다.
행사장에는 악양 대봉감과 지역 농특산물 판매장, 먹거리존, 체험 부스가 함께 마련돼 선수와 관람객들의 호응을 받았다.
놀루와의 조문환 대표는 대회사에서 “향후 10년 뒤인 2035년, 제15회 대회는 세계 35개국에서 3만 명이 참여하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하도록 하겠다”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이날 대회를 참관한 손대현 한국슬로시티본부 이사장은 "세상에 유일할 뿐 아니라 발전 잠재력이 충분하다. 손흥민 선수가 시축을 해도 전혀 손색 없는 프로그램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손 이사장뿐 아니라 행사장을 찾은 방문객들도 “독창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다”며 대회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했다. 이들은 전문 스포츠 단체와 관광 업계와 연계해 논두렁축구대회의 브랜드 가치와 규모를 확장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조언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축사를 통해 “평사리 들판은 박경리 선생의 소설 '토지'의 배경이자 하동을 대표하는 문화·경관 자산”이라며 “겨울철 관광 비수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논두렁축구대회는 이미 상표등록을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대회와 관광을 결합한 여행 상품을 처음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이색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더욱 다채롭게 확대해 하동 방문의 즐거움을 높여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