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진주시-사천시 행정통합을 두고 두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진주시 단체들은 통합을 촉구하고, 사천시 단체들은 반대 입장을 주장한다.
진주 지역 단체들로 구성된 진주시민통합추진위원회는 지난 11일 진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진주시민 1116명을 대상으로 한 대면 여론조사에서 78.8%가 통합에 찬성했다"며 "사천의 한 언론매체의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사천 시민 57.5%가 통합에 찬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사천 지역의 삼벌회 등 6개 시민사회봉사단체(탁종용 회장)는 다음 날인 12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진주시민통합추진위 입장문 반박 및 사천·진주 통합 반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진정한 여론조사가 아니고, 통합 시도는 지역 갈등을 유발한다"며 행정통합 반대 입장을 밝혔다.
▶진주시민통합추진위 "우리 지역의 미래만 생각하며 손 맞잡고 함께 노를 저어야 할 때"
진주 지역 단체들로 구성된 진주시민통합추진위원회가 11일 진주시청에서 사천-진주 행정통합 추진을 위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진주상공회의소
진주시민통합추진위는 11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만 내세우며 미뤄서는 안 된다"며 "우리 지역의 미래만 생각하며 손 맞잡고 함께 노를 저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추진위는 사천·진주의 통합을 목표로 지난 6월 24일 공식 출범했다.
추진위는 수도권 초집중과 인구 감소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서부경남 전체의 공멸 우려를 불식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50만 자족도시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경제·문화체육·시민사회단체·학계 등을 대표하는 40여 명의 민간인들이 모인 민간단체다.
사천·진주 행정통합 논의에 대한 지역사회 공감 확산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행정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정치·사회·문화 등 전방위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추진위는 이날 "사천·진주 통합을 놓고 지역사회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사천·진주 통합 당위성이 확보됐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추진위는 지난 8월 진주 시민 1116명을 대상으로 한 통합 여론조사에서 78.8%가 통합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또 비슷한 시기에 사천의 한 언론매체에서 자체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사천 시민 57.5%가 통합에 찬성했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차후 통합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나 발전 방향 등이 구체화 되면 더 많은 시민이 통합을 적극 지지해줄 것으로 판단된다"며 "아직은 우리의 활동이 걸음마 단계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사천·진주 상생방안의 하나로 행정통합이라는 목표를 향해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먼저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과 시민들에게 통합의 당위성을 알리기 위해 시내 곳곳에 홍보 현수막을 게시하고 향후 두 지역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열겠다"고 했다.
추진위는 "공론의 장에서는 왜 우리가 행정통합을 논해야 하는지, 또 지금 시점에 왜 행정통합이 필요한지 아니면 필요 없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전문가의 의견도 청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추진위는 이어 같은 생활권을 가진 이웃끼리 서로 어울리고 하나 되어 가는 장을 마련해 가고 싶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추진위는 이와 관련 "연말에는 두 지역이 함께 여론조사도 해보고, 내년에는 두 지역의 문화 축제, 공동 프리마켓 등도 열기를 바란다"며 "진주는 사천을 위해, 사천은 진주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를 함께 고민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추진위는 "뿌리가 같은 사천과 진주, 서부경남이 재도약 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이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만 내세우며 미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50만 통합에 대한 행정·재정적 특례를 차치하더라도 행정통합의 이점, 두 지역의 실익 등은 행정과 정치에서 풀어가야 할 장기 과제"라며 두 지역의 행정과 정치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추진위는 "사천과 진주의 행정통합이 비록 지금은 진주시민만의 독자행보를 가고 있지만 우리가 가는 그 길이 미래세대를 위한 바른 길임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사천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걸으려 한다"고 결의를 다졌다.
▶사천시민사회봉사단체 "사천·진주 행정통합 결사 반대"
사천 지역 시민사회·봉사단체들은 진주시의 일방적인 사천·진주 행정통합 제안에 반발했다.
삼벌회 등 사천 지역 8개 시민사회·봉사단체가 12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탁종용 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삼벌회 등 사천 지역 8개 시민사회·봉사단체는 12일 사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장과 진주시민통합추진위원회의 일방적인 사천·진주 행정통합 제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행정통합 반대 이유로 ▲지역 고유의 정체성 침해 가능성 ▲신뢰성 없는 여론조사 결과 ▲막대한 행정적·재정적 부담 등을 제시했다.
진주시민통합추진위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봉사단체인 삼벌회 탁종용 회장은 이 자리에서 "진주시민통합추진위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는 시민들이 통합의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응답한 것"이라며 "통합의 실질적인 문제점과 위험성에 대한 정보 제공이 미흡한 상태에서 도출된 결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행정통합이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해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사천과 진주는 각각 독립적인 역사, 문화, 경제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통합은 두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무시하고 희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행정통합에 따른 막대한 비용 부담도 우려했다.
이들은 "새로운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 간의 인프라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두 도시의 행정 통합은 시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해 경제적 효율성이 실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주시의 일방적인 통합 제안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진주시장과 진주시민통합추진위에 즉각적인 제안 철회와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상생발전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분란을 야기한다"고 비판했다.
향후 사천·진주 통합 반대 단체를 구성해 체계적인 반대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진주시민통합추진위 입장문
2024년 6월 24일, 우리는 사천·진주의 통합을 목표로 하는 '진주 시민통합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를 출범했다.
수도권 초집중과 인구감소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서부경남 전체의 공멸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50만 자족도시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다.
위원회는 경제‧문화체육‧시민사회단체‧학계 등을 대표하는 40여명의 민간인들이 결집한 순수 민간단체다.
사천·진주 행정통합 논의에 대한 지역사회 공감 확산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행정통합을 이뤄내기 위해 정치·사회·문화 등 전방위적인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사천·진주 통합을 놓고 지역사회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오늘 우리가 이 자리에 선 것은 사천·진주 통합 당위성이 확보됐다고 언급하기 위해서다.
지난 8월, 우리 추진위원회가 진주시민 1,116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통합에 대해 의견을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주시민 10명 중 8명, 전체 78.8%가 통합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슷한 시기 사천에 소재한 한 매체에서 자체적으로 시행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사천시민 57.5%가 통합에 찬성했고, 진주시민들은 78.6%가 찬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제 공론화가 시작된 단계임에도 사천과 진주의 많은 시민들이 통합이 지역 생존을 위한 대안임을 공감하고 동참의사를 표현해 주고 계신다.
차후 통합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나 발전 방향 등이 구체화되면 더 많은 시민들이 통합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줄 것으로 판단된다.
비록, 아직은 우리의 활동이 걸음마 단계지만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사천‧진주 상생방안의 하나로 행정통합이라는 목표를 향해 걸어갈 것이다.
먼저,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찾는 출향인들과 우리 시민들에게 통합에 대해 알리기 위해 시내 곳곳에 홍보 현수막을 게시할 것이다.
또한, 사천과 진주 양 지역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열 것이다. 왜 우리가 행정통합을 논해야 하는지, 또 지금 시점에 왜 행정통합이 필요한지 아니면 필요 없는지에 대해 객관적인 전문가의 의견도 청취할 것이다.
사천과 진주의 행정통합이 비록 지금은 진주시민만의 독자행보를 가고 있지만, 우리가 가는 그 길이 미래세대를 위한 바른 길임을 알기에 조심스럽게 사천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고 함께 걸으려 한다.
연말에는 양 지역이 함께 여론조사도 해보고, 내년에는 양 지역의 문화 축제, 공동 프리마켓 등도 개최하길 바라고 있다. 같은 생활권을 가진 이웃끼리 서로 어울리고 하나 되어 가는 장을 마련해 가고 싶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또한 진주는 사천을 위해, 사천은 진주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에 대해 함께 고민해 갈 것이다.
뿌리가 같은 사천과 진주, 서부경남이 재도약 할 수 있는 호기를 맞았다. 이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 미래세대를 위해 더 이상 지역이기주의만 내세우며 미뤄서는 안 된다.
50만 통합에 대한 행정·재정적 특례를 차치하더라도 행정 통합의 이점, 양 지역의 실익 등은 행정과 정치에서 풀어가야 할 장기 과제이다. 양 지역의 행정과 정치를 이끌고 계신 리더분들께 부탁드린다.
“시민들이 물꼬를 텄습니다. 우리 지역의 미래만 생각하며 손 맞잡고 함께 노를 저어야 할 때입니다.”
2024년 9월 11일
진주 시민통합추진위원회
■사천 지역 시민사회봉사단체 입장문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사천시민과 진주시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역사회봉사 삼벌회 회장 탁종용입니다.
진주시장과 진주시민통합추진위원회의 일방적인 사천·진주 행정통합 제안에 대해 ‘절대 반대’라는 입장을 명확하게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저희들이 사천·진주 행정통합을 반대하는 이유는
첫째, 지역 고유의 정체성을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사천과 진주는 각각 독립적인 역사, 문화, 경제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은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통합은 두 지역의 고유한 정체성을 무시하고 희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입니다.
사천과 진주는 각각의 역사적·문화적 배경을 바탕으로 독립적인 발전을 이루어왔으며, 그 고유성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우리의 미래를 위한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사천·진주 행정통합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여론조사에 문제가 있습니다. 신뢰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천·진주 행정통합을 찬성하고 추진하는 진주시민통합추진위원회는 진주시민의 78.8%가 통합에 찬성하고, 사천시민의 57.5%가 통합에 찬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사천·진주 행정통합 당위성이 확보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수치는 단편적인 여론조사의 결과로서 시민들이 통합의 장단점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여론조사에 응한 것이며,
통합의 실질적인 문제점과 위험성에 대한 정보 제공이 미흡한 상태에서 도출된 결과일 뿐입니다.
이처럼 시민들의 진정한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은 사천진주 행정통합을 유도하기 위한 꼼수이며,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세 번째는 통합으로 인한 행정적·재정적 부담이 클 수 있다는 점입니다.
사천·진주 행정통합은 막대한 행정적, 재정적 비용을 수반할 것입니다. 새로운 행정 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시 간의 인프라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은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전가될 것입니다.
또 이미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두 도시의 행정 통합은 시민들에게 예상치 못한 혼란과 갈등을 초래하여 경제적 효율성이 실현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통합에 대한 장기적이고 신중한 논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일방적인 결론을 내리는 것은 시민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임을 분명히 밝혀드립니다.
존경하는 언론인 여러분, 그리고 사천시민과 진주시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는 사천시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시민사회단체, 봉사단체들과 함께 사천·진주 행정통합 반대운동을 펼쳐나갈 것입니다.
빠른시일 내에 사천·진주 통합 반대 단체를 구성해서, 사천과 진주시민들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아 통합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체계적인 반대 운동을 펼쳐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형태의 시민 참여 활동을 통해 통합의 문제점을 알리고, 지역 주민들이 통합 반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캠페인을 전개할 것입니다.
우리 사천시는 정부에서 일방적으로 추진한 삼천포시·사천군 행정통합으로 30년 가까이 된 지금까지 심각한 지역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다시는 아픔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특히 10여년 전에도 사천·진주 행정통합이 논의되면서 주민간의 갈등과 분란만 초래되었습니다.
행정통합은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떠한 조건을 내걸어서 거래로 성립될 문제가 아닙니다. 무엇을 주고 받고 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사천·진주 행정통합이 지역 주민들에게 어떤 혜택을 줄 것인지 명확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상생발전이라는 허울을 뒤집어쓰고, 지역주민들의 갈등을 유발하고 분란을 야기하는 진주시장과 진주시민통합추진위원회는 즉각 행정통합 제안을 철회하고, 사천시민에게 사과하십시오.
끝으로 사천·진주 통합에 대해 깊이 고민해 주시기를 부탁드리며, 사천 시민들의 통합 반대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기를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2024년 9월 12일
지역사회봉사 삼벌회 등 시민사회봉사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