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내각은 9일(현지 시각) 가자전쟁 1단계 휴전 합의안을 승인했다.

이로써 지난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남부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이 막을 내린다.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도 석방된다. 이스라엘군도 단계적으로 철수할 예정이다.

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합의 타결에 대해 "이스라엘에 위대한 날"이라고 밝혔다. 전날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도해 마련한 가자지구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했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이어 이란·헤즈볼라 등 주변 세력까지 연루된 중동 전역의 대규모 군사 충돌로 확대됐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SNS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가자 평화구상' 1단계에 합의하자 하마스에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20명 전원이 오는 13일이나 14일 석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어젯밤 우리는 중동에서 중대한 돌파구에 이르렀다. 많은 사람이 결코 이뤄질 수 없다고 말했던 일이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가자 지역 전쟁을 끝냈고, 더 큰 차원에서는 평화를 만들어냈다. 그것이 지속적인 평화, 영원한 평화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들을 데려오는 것은 매우 복잡한 과정"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날은 기쁨의 날이 될 것"이라며 "내가 직접 방문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진행 중인 이집트에 가서 합의 사항을 최종 매듭짓고 인질이 석방되는 상황에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까지 7개의 전쟁을 해결했고 이번이 여덟번째"라고 말했다.

이어 "가장 빨리 끝날 것이라 생각했던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었는데 그것도 해결될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한 제재를 하고 있는 이란도 가자 평화 구상에 지지를 보냈다며 "우리는 이란과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들이 나라를 재건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핵무기는 가질 수 없다"고 덧붙였다.

1단계 합의 뒤 2단계 합의 내용에 대해선 "우리는 무장 해제(disarming)를 시킬 것"이라며 "많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이는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의미한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에 대한 견해를 묻자 "견해가 없다. 그들이 합의한 것에 맞춰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휴전 합의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이 컸다고 추켜세웠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를 하루 앞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엑스 계정 '@realDonaldTrump'를 언급하며 "그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라, 그는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이 글에는 금빛 노벨상 메달을 목에 걸고 두 손을 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곁에 서서 미소짓는 네타냐후 총리의 모습을 합성한 사진이 첨부됐다.

사진에는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라는 문구와 미국·이스라엘 양국 국기도 담겼다.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부부. SNS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한 후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 협력 그리고 이스라엘의 안전과 우리 인질들의 자유에 대한 변함없는 헌신에 감사드린다"며 "이것은 이스라엘 국가의 외교적 성공이자 국가적, 도덕적 승리"라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러시아-중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가자지구 종전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실현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