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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쾅 소리와 함께 와르르 무너져"···경남 진주서 도로 확장공사 중 높이 9m 옹벽 붕괴

지난 1일 오후 10시 옹벽 무너져
주민들 추가 붕괴 불안감 호소
조규일 진주시장은 사고 이틀 후 현장 방문
진주시 “추가 붕괴 위험 낮다”

정창현 기자 승인 2022.11.04 10:15 | 최종 수정 2022.11.04 18:27 의견 0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와르르 무너지는 소리가 났어요”

지난 1일 한밤중인 10시쯤 경남 진주시 신안동 삼일교회 인근의 도로 확장공사 현장에서 경사면에 설치한 보강토 옹벽이 붕괴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높이 8~9m의 이 옹벽은 4차선 도로 확장공사로 쌓은 것으로, 완공한 지 한 달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옹벽 붕괴가 낮에 일어났으면 큰 인명 피해를 입을 뻔했다. 한밤에 집에서 쉬던 인근 주민들은 서울 용산 이태원 압사 사고 직후의 붕괴 사고에 가슴을 쓸어내렸다.

조규일 진주 시장은 사고 이틀 뒤인 3일 현장을 방문했다.

조규일 진주시장이 3일 신안동 도로 확장공사 붕괴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뒤쪽 봉괴 현장을 비닐 천막으로 덮어놓았다. 진주시 제공

4일 부산일보와 진주시,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 1일 밤 10시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높이 10m 보강토 옹벽의 상단부 가로 20m 정도가 무너져내렸다.

붕괴 당시 굉음에 놀란 주민 10여 명이 집 밖으로 뛰쳐나오는 소동이 벌어졌다. 인근 도로가에 주차해놓은 차량은 부서지지는 않았지만 흙먼지가 차량 위를 자욱하게 덮쳤다.

지난 1일 밤 10시쯤 무너진 진주시 신안동의 옹벽 모습. 무너져 내린 옹벽에 철근이 휘어져 드러나 있고, 바닥엔 보강토 블록이 쏟아져 있다.

옹벽 붕괴 당시 옆에 주차해 있던 차량에 먼지가 자욱하게 내려 앉은 모습. 이상 부산일보 제공

한 주민은 “누워있는데 쾅 소리가 나서 너무 놀랐다. 나가보니 옹벽이 무너져 있었고 주변이 흙먼지로 가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불과 며칠 전 서울 이태원에서 대형 압사 사고가 나 가슴이 철렁했다"고 당시의 긴박성을 전했다.

총 길이는 191m인 이 옹벽은 도시계획도로(1km) 개설을 위해 보강토 블록을 쌓아올렸다. 옹벽 윗부분의 지반을 파내고 그 속에 철근을 넣은 뒤 소일네일링(흙 속에 보강재를 넣는 지반보강공법) 작업을 한 뒤 보강토 블록을 쌓았다.

주민들은 쌓은 지 얼마 되지 않고, 비도 오지 않았는데도 옹벽이 무너졌다며 부실공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주민들은 "옹벽 위 아래로 배수로 공사를 하고 있었다"며 "이 과정에서 보강토 블록이 무너졌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한편 진주시와 시공사는 사고가 발생한 한참 이후인 2일 오후 긴급 안전점검에 들어갔지만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진 못했다. 조 시장은 사고 이틀 뒤인 3일에서야 현장을 방문해 후속 조치를 지시했다.

진주시는 보강토 옹벽 2단부 시공구간 191m 중 15m구간에서 옹벽이 무너져 내린 것으로 확인했다. 붕괴 블록이 도로 확장공사 중인 현장 안으로 떨어져 인명 피해나 큰 재산 피해는 없었다.

진주시는 붕괴사고 발생 다음 날인 2일 안전진단 전문기관에 의뢰해 긴급안전점검을 했다.

진주시 도로과 관계자는 “주변 옹벽을 확인한 결과 추가 붕괴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해당 구간 붕괴 원인을 파악해 대책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옹벽 주변 도로 확장 공사는 내년 8월에 마무리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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