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지역의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교육위기 극복을 위해 경남 하동군민이 직접 나서서 한목소리를 냈다.
하동읍 초중고 학교운영위원장, 학부모, 사회단체장, 일반 주민들로 구성된 ‘하동 미래교육 군민모임’은 15일 하동군청에서 하동고등학교와 하동여자고등학교 통합을 촉구하는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하동 미래교육 군민모임’ 공동대표 20인은 하동의 심각한 학령인구 감소 위기에 대응하고 하동교육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하동고와 하동여고를 통폐합해 지역을 대표하는 거점 명문 고등학교로 육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교 통합 정책은 하동군이 이미 10여년 전부터 정책적으로 추진해 왔으나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사립학교 법인 하동육영원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해 7월 민선8기 하승철 군수가 다시 한번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에 적극적인 의지를 가지고 정책을 펼침에 따라 통합의 필요성을 공감하는 군민들이 뜻을 모아 해당 정책에 힘을 보태고 군민 주도로 고교 통합을 이뤄내고자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동군의 인구는 2014년 5만명이 무너졌고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현재는 4만 3000명으로 조만간 4만명 선도 무너질 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는 100명이 채 안되고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37%가 넘을 정도로 저출산 고령화 현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학령인구는 더 급격하게 감소해 2014년 이후 지난 10년간 초등생 31%, 중학생 40%, 고등학생 45%가 줄었으며 이에 따라 하동의 교육여건은 갈수록 열악해지고 각급 학교의 경쟁력 약화가 심화하는 상황이다.
정철화 하동군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두 학교의 통합은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하동군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며 “통합의 최우선 목적은 적정규모의 학교를 구성함으로써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소규모 고등학교는 대학입시와 관련해 내신등급 비율산정에서 불리할 뿐만 아니라 2025년 전면 시행될 ‘고교 학점제도’에서 선택과목 개설을 위한 학생 수 부족으로 정상적인 대면 수업이 어려워 짐에 따라 교육 여건이 더욱더 악화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따라서 “하동의 아이들이 더 나은 교육환경을 위해 타지로 나가지 않도록 하루빨리 고교 통합으로 명문고를 육성함으로써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적은 학생 수로 말미암은 열악한 교육환경과 불리한 내신등급 등을 이유로 하동의 학생들이 인근 남해군 등 관외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경우가 갈수록 늘고 있으며, 이는 고교 진학을 앞둔 하동의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사립학교법인 하동육영원은 통폐합 시 소속 교직원의 신분 불안과 법인 재산에 대한 기득권 상실, 폐교 인근 지역 황폐화와 공동화 등의 이유로 여전히 통합에 반대하며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통합과정에서 사립학교 교직원의 신분보장과 인사상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경남교육청과 적극 협의해 갈 것이며, 현재의 여고 부지에 최신 교사와 기숙사 건립으로 통합학교가 생기기 때문에 지역 황폐화 및 공동화는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고교 통합은 교육부의 ‘적정규모 학교 육성사업’으로 추진되며 교육부에서 110억원 이상의 학교 운영비를 지원받고 추가적으로 하동군과 장학재단의 과감한 재정투자를 바탕으로 최고의 교육시설을 갖추고 수준 높은 각종 수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충분히 명문학교로 발돋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철화 협의회장은 “대내외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명문 고등학교는 해당 지역 공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동시에 초·중학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최고의 정주여건으로 작용해 인구 유출을 막고 나아가 지역사회의 발전과 활력을 선도하는 핵심 요건이 된다”며 “고교통합은 3~4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라도 빨리 추진하는 것이 하동의 아이들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동여고는 개인의 학교가 아니라 하동군민들이 성금을 모아 세운 하동군민들의 학교”라며 “하동육영원 관계자들은 기존의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오로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동 미래교육 군민모임’은 앞으로 고교 통합 서명운동, 관계기관 방문, 캠페인 전개 등의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동고등학교/하동여자고등학교 통합 촉구 기자회견 성명문
누구보다 하동을 사랑하고 아이들의 미래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하동 미래교육 군민 모임' 구성원들은 사립학교법인 하동육영원(하동여고)과 행정기관에 아래와 같이 호소한다.
1. 하동교육의 현실을 직시하고, 고교통합을 행동으로 실천하라
◈ 이미 20년 전부터 하동의 교육 발전을 위한 고교통합 요구가 여러번 있어 왔으나 그때마다 사립학교 기득권 세력의 반대로 무산되었음을 군민들은 잘 알고 있다.
◈ 고교통합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지역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 지역의 피할 수 없는
선택이며,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고교통합의 최우선 목적은 적정규모의 학교를 구성함으로써 교육환경 개선과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에 있으며,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하동교육을 살리고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현실적 대안이다.
◈ 하동육영원 관계자들은 애향심 하나로 하동육영원을 설립한 선각자들의 뜻을
헤아려 즉각 고교 통합에 협조하라.
그리고 경남교육감과 하동군수는 학교통합을 위한 모든 행정절차를 신속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고 통합학교를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라
2. 우리는 교육의 다양성을 존중한다.
◈ 학교는 단순히 아이들의 교육 공간을 넘어서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 주민들과 동문들의 정서가 깊이 융합되어 있는 곳이다.
따라서 여건에 따라‘작은 학교 살리기’같은 다양한 정책을 존중한다.
◈ 그러나, 하동의 중심 하동읍에 소재하는 하동고등학교와 하동여자고등학교는
하동군 전체 공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며 대학입시와 진로 선택이라는
현실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구조적이고 기술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경쟁력을 갖춘 명문 고등학교는 해당 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확실하고 믿음직한 정주 여건으로 작용하여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사회의 발전과 활력을 선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 따라서, 지금 현재 남고와 여고, 공립과 사립으로 분리된 채 줄어드는 학생 수로
인해 갈수록 경쟁력을 잃어가는 하동고와 하동여고를 하루빨리 통합하여
하동을 대표하는 거점 명문학교로 육성해야 한다.
3. 하동여고를 운영하는 사립학교 법인 하동육영원은 각성하라
◈ 하동여고는 개인이 설립한 학교가 아니라 뜻있는 군민들이 성금을 모아 세운 하동군민 모두의 학교이다.
그런데 하동육영원 이사장과 관계자들은 통합이라는 시대적 요구와 군민들의
뜻을 거부한 채 독선과 아집으로 기득권을 지키고자 한다.
◈ 과거 하동여고가 지역의 명문 사학으로써 많은 인재를 배출하고 지역교육 발전에 큰 역할을 해온 사실은 군민 모두가 인정한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변했다.
인구절벽이라는 사회적 재난 앞에서 영세 사학의 역할은 한계에 부딪혔으며, 이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기득권을 내려놓고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때이다.
◈ 더 이상 고교 통합을 거부한다면 학교의 주인인 하동군민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다!
하동의 미래를 위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즉시 고교 통합에 협조하라 !
2023. 3. 15『하동 미래교육 군민 모임』공동대표 20인
하동군 학교운영위원장 협의회장 정철화
하동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김옥진
하동여자고등학교 학교운영위원장 박성연
하동중앙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장수용
하동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김선호
금남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이미애
진교중학교 학교운영위원장 하영미
하동초등학교 학부모 회장 김혜신
전 하동초등학교 학부모 회장 이승희
전 화개중학교 총동창회 사무국장 김태종
하동군의회 군의원 최민경
하동문화원장 강태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하동군협의회장 유 향
전국이통장연합회 하동군지회장 이명우
하동읍 주민자치위원장 강영대
하동읍 이장협의회장 황상주
하동군체육회장 김우열
하동군 체육회 상임감사 이강현
하동신문 대표이사 염광원
전 경상남도의회 교육사회위원장 박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