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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 속담 순례-소] '소 젖이 붉으면 새끼 잘 낳는다'(2)

정기홍 기자 승인 2023.07.29 12:58 | 최종 수정 2023.09.16 14:38 의견 0

농어업을 중시하는 더경남뉴스가 농축업과 어업과 관련한 속담(俗談)을 찾아 그 속담에 얽힌 다양한 의미를 알아봅니다. 속담은 민간에 전해지는 짧은 말로 그 속엔 풍자와 비판, 교훈 등을 지니고 있지요. 어떤 생활의 지혜가 담겼는지를 살펴봅니다. 편집자 주

소는 농경사회에서 없어서는 안 될 가축이었습니다. 논과 밭에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으려면 땅을 갈아야 합니다. 오롯이 소가 했던 일입니다. 그래서 농가에서는 외양간(마구간)을 만들어 날마다 여물로 소죽을 쒀 정성스레 먹이지요.

우직한 소는 가족과도 같았습니다. 다른 가축과는 달리 재산과도 같았지요. 소가 임신을 하면 정성을 더합니다. 송아지 한 마리는 큰 재산이었으니까요. 소를 팔아 공부 잘하는 애 대학을 보내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대학을 상아탑으로 불리는 것에 빚대 우골탑이라고 했지요.

갓 태어난 송아지. 어미소의 젖이 붉어야 건강하게 키울 수 있다. 정창현 기자

'소 젖이 붉으면 새끼 잘 낳는다'는 속담에 이러한 소에 대한 관심과 기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새끼를 탈 없이 잘 놓아야 집안의 큰 재산이 생기는 것이었으니까요.

근거는 간단합니다. 젖(유방)이 붉다는 것은 혈액순환이 잘 되고 용적이 크며 풍만해 건강 상태가 매우 좋음을 보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끔 지인을 만날 때 "얼굴 색 좋네"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유방이 잘 발달돼 젖도 많이 나고 체구의 발육도 좋아 송아지를 잘 낳을 수 있다는 뜻이지요. 젖의 풍부하면 어린 송아지도 잘 키울 수 있습니다.

이 속담은 농가에서 새끼를 낳을 무렵 소의 상태를 얼마나 면밀하게 살피는 지를 잘 보여주는 속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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