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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내 사진관] "대체 얼마 만이야!"···밤새 영화 속의 설국(雪國)처럼 변한 경남 진주 농촌의 순백의 운치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2.25 08:07 | 최종 수정 2024.02.25 11:43 의견 0

경남 진주시 진성면에 밤새 눈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정월대보름인 어제(24일) 저녁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날씨가 끄무레해 둥근 보름달이 아쉬웠는데 하늘이 무심하지 않게 대신 하얀 설국(雪國) 선물을 주고 갔습니다.

수년 만의 눈다운 눈이 내려 온 천지가 하얀 순백으로 변했네요. 경남 지역의 독자분들도 아침에 일어나 '깜놀(깜짝 놀람)' 했을 겁니다. 아침 기상 직후 곧바로 버선발로 뛰쳐나가 하얀 눈세상을 담았습니다.

그야말로 하얀 눈세상으로 변한 경남 진주시 진성면 야산의 운치. 수년 만에 내린 함박눈이다.

부산기상청은 25일 아침 "24일 오후 5시~25일 오전 8시 30분 최심신적설(最深新積雪·하루에 온 최대 적설량)이 지리산(산청) 14.1cm, 서하(함양) 10.5cm, 가야산(합천) 8.3cm, 거창 5.8cm, 진영(김해) 0.1cm"라고 밝혔습니다.

기상청에 문의(국번없이 131)해 보니 진주에는 적설량이 전혀 기록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진주 시내에서 승용차로 10분 거리인 진성면에는 함박눈이 내렸는데 국지적인 눈인가요? 눈 대중으로 3~5cm는 쌓인 것으로 짐작됩니다.

참고로 기상청 보도자료에는 같은 시간 누적강수량(비)은 지리산(산청) 11.0mm, 금남(하동) 8.5mm, 함양 8.2mm, 사천 7.5mm, 진주 6.2mm, 합천 6.7mm 거창 5.8mm 진영(김해) 5.5mm, 북창원 5.1mm, 의령 5.0mm, 부산 2.9mm, 울산 2.6mm 등입니다.

기상청 기록으론 눈이 아닌 비로 적시돼 있네요. 지난 밤에 비가 조금 내리다가 새벽에 눈이 펑펑 내려 기자가 확인을 했는데, 월요일 기상청 업무가 시작되면 확인한 뒤 이유를 적시해 놓겠습니다.

카메라에 가까운 소나무나 저 먼발치의 숲. 오른쪽의 축 늘어진 대나무밭 정취

중부지방 설악산 폭설의 운치가 부럽지 않은 농촌 골짝의 설경

대나무가 눈(습설)을 듬뿍 이고서 잎을 축 늘어뜨리고 있다. 이 또한 벅찬 운치다.

소나무 잎에 수북히 쌓인 눈 모습. 남부 지역에선 언감생심, 좀처럼 보기 더문 풍경이다.

나뭇잎 위에 쌓인 눈이 목화가 핀 듯하다. 찔레꽃 나무(가시나무)에 돋은 움과 대비된다. 이른 아침인데도 눈이 녹아 물방울로 맺혀 있다.

날이 풀려 흘러내리는 마을 앞 깨골토랑(개울) 옆 작은 공간에도 눈이 쌓여 대조를 이루고 있다.

봄기운에 생기가 돌던 야생 풀에도 눈은 내렸다. 눈이 녹은 가운데 파릇한 풀 속에 눈송이가 듬성듬성 자리잡았다.

지난 가을 벼를 수확한 벼논에도 눈은 수북히 쌓였다. 눈속의 그루터기가 도드라진다.

논갈이를 해놓은 마을 앞 논에도 눈이 쌓여 고랑과 이랑이 선명해 한폭의 이채로운 수채화를 보는 듯하다.

수년 만에 하얀 눈세상으로 변한 농촌 시골집 굴뚝에 연기가 피어올라 운치를 더하고 있다. 이상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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