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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총선-우리 동네 누가 나왔나(6)] 경남 진주시 을···국힘 강민국-민주 한경호 4년 만의 재대결에 무소속 김병규 큰 변수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3.23 23:04 | 최종 수정 2024.03.28 23:24 의견 0

경남 진주을 선거구는 당초 재선에 도전하는 국민의힘 강민국 후보와 한경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재대결로 압축되는 듯했으나, 뒤늦게 김병규 전 경남도 경제부지사가 출사표를 던져 적지않은 변수가 생겼다.

그동안 보수색이 짙은 이 지역구에서 무난하게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됐다. 하지만 김 전 부지사가 국민의힘 경선을 신청했다가 강 후보를 단수공천 하자 무소속으로 등록하면서 이 구도를 흔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직전 21대 총선(2020년) 때 한 후보는 보수 지지가 많은 이곳에서 33.82%를 받았는데 이번 총선에서 김 후보가 선전하면 3명 모두가 당선을 장담하기 어렵다. 다만 지역에선 강 후보의 당선을 점치는 유권자가 아직 많다.

경남 진주을 지역구. 위쪽이 진주갑 선거구다. 민주당

▶총론

이 선거구는 역대 선거에서 진보진영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을 정도로 보수색이 짙어 일찌감치 이번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공천자가 절대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다.

따라서 이번 총선 국민의힘 공천에 강 의원을 상대로 김재경 의원(3선), 기획재정부 요직인 세제실장을 지냈던 김 경남도 경제부지사가 사표를 내고 경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강 의원이 단수공천을 받으면서 오랜만에 달아오를 것으로 점쳐지던 경선 분위기가 식어버렸다.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흥미가 반감됐다는 불만도 터져나온다.

강 후보와 한 후보는 21대 총선에서도 맞붙어 이번 총선은 리턴매치다.

당시 강 후보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한 후보는 당시 여당인 민주당 후보로 나와 양자 대결을 펼쳤다. 강 후보가 59.02%, 한 후보가 33.82%를 얻었다. 강 후보는 당시 도내 최연소 의원으로 당선됐다.

앞선 20대 총선(2016년)에서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김 의원과 민주당 서소연 후보가 맞붙어 김 후보가 59.61%, 서 후보가 26.40%를 얻어 3선 고지에 올랐었다.

더 앞선 19대 총선(2012년)에서는 새누리당 김 후보가 54.20%를 얻어 44.19%를 얻은 무소속 강갑중 후보를 꺾었다. 당시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는 등 야권 단일후보가 됐지만 보수 성향의 표를 부수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의 3번 총선을 보면 이 지역구에서 보수 정당의 총선 득표율은 최소 50%를 넘는다. 상대가 누가 되든 10%포인트 이상 차이를 냈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만만찮은 3자 구도가 형성돼 유권자 입장에선 볼만해졌다.

캐리어면에서 민주당 한 후보와 무소속 김 후보가 모두 경남부지사 출신이다. 김 후보는 최고의 공직인 기재부에서 알짜자리인 세제실장을 지내 이력으로 보면 만만찮다. 강 후보는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때 수석대변인을 지낸 이력을 갖고 있다.

▶후보들 전략

재선을 노리는 강 후보(53)는 그동안 여유로운 입장이었으나 당 경선에 나섰던 김 후보가 반발하며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소 긴장하고 있다.

강민국 후보

강 후보는 21대 때 초선이면서 중진 의원급 활동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원내 대변인에 이어 수석대변인으로 임명돼 당과 국민의 소통창구 역할을 했다.

지난 21대 대통령 선거에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경남도본부장과 종합지원총괄본부 당무조정본부장이란 중책을 맡아 정권 교체에 큰 힘을 보탰다. 이는 중앙정치에서 그의 자질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지역구 주민들은 강 후보를 언급할 때 그의 아버지 강신화 씨를 꼭 말한다. 경남도교육감을 역임한 그가 강 후보의 그림자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그의 아버지는 도교육감 시절 진주 동부 지역인 진성면에 지금의 경남교육센터를 유치했다.

그는 당시 이곳에 특수목적고 단지를 만들어 진주시 하대동에 있던 경남과학고(1983년 11월 인가-1996년 7월 이전), 경남 창원시에 있던 경남체육고(1984년 12월 창원시 인가-1996년 7월 이전)를 이전했다. 이어 한참 후인 2007년 11월 경남과학교육원이 이곳에 설립됐다.

지역구 주민들은 이를 두고 강 후보의 아버지가 만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강 후보의 캐리어는 상대적으로 떨어지지만 지역에 이만한 일을 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말들을 많이 한다. 실제 한 주민의 말을 빌리면 "학력이나 경력에서 다른 후보보다 떨어지고, 그의 아버지와 관련한 여러 말이 나오지만 그 양반은 지역에 대단한 일을 한 것"이라며 강 후보에 긍정 신호를 보냈다.

다만 농촌 지역에선 강 후보가 서울에서 잘 내려오지도 않고 내려와도 표가 많은 시내 쪽 지역구만 돈다는 쓴 소리를 한다. 지난 번처럼 쉽게 표를 줘서는 안 된다는 불만 여론이다. 강 후보가 챙겨야 할 과제다.

강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진주를 경남이 아닌 대한민국 대표 도시로 만들기 위해 다시 한번 뛰겠다"는 출마 포부를 밝혔다.

그동안 사천(진주)~김포 노선 확대, 사천(진주)~제주 노선 대한항공 신규 취항을 비롯해 진주 지역 경제 발전을 이끌 먹거리를 챙긴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또 재선에 성공하면 ▲진주를 항공우주산업 클러스터 추진 ▲유통 대기업 물류센터 유치 ▲명문 교육도시 진주의 위상 제고 ▲특화된 스포츠산업 육성을 통한 관광산업 개발 ▲사통팔달 교통중심 도시 등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강 후보는 진양군(현 진주시) 금산면에서 태어나 진주 봉곡국교(초교), 진주중, 진주동명고, 한국국제대에 통합된 진주전문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경남대 법학과에 편입학해 졸업했고 경남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 후보가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그의 아버지 강 씨의 경남도지사 출마 때였다.

강 씨가 김대중 정권이 막 탄생한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새정치국민회의(현 민주당)의 공천을 받아 경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하면서 선거운동을 도왔다.

이후 정식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 2014년 7월 제10대 경남도의회 의원(진주시 제3선거구·천전동, 성북동, 가호동)에 당선돼 재선을 했고 도의회 건설소방위원장을 역임했다. 2020년 4월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나와 당선됐다. 초선으로서는 파격적인 당 수석대변인과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를 했다. 현재 국민의힘 경남도당 4·10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다.

강 후보 아버지가 설립해 운영하던 진주시 금산면 진주동중을 운영 중인 금헌학원 이사장으로 있다.

한경호(61)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다른 후보보다 훨씬 앞서 당 총선 후보로 확정돼 일찍부터 마을을 찾아다니며 밑바닥 표심을 훑어왔다.

한경호 후보

21대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 진주시장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었다. 이후 당 지역위원장을 맡아 권토중래를 노려왔다.

그는 오랫동안 보수 세력의 진주 정치 독식의 문제점과 폐해를 강조하고 있다.

한 후보는 지역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많은 현안들과 진주의 산업구조 재편, 일자리 창출, 소상공인 지원, 저출산 고령화 대책, 농업문제 등에 해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번 총선에서 일 잘하는 지역 발전의 적임자이자 지역 현안 해결사로 평가받겠다는 각오와 현실성 있는 정책·공약 제시, 시민과 공감·소통 등을 약속하며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 후보는 진주에서 태어났다. 진주 수정국교(초교), 진주남중, 진주고, 경상대 농과대 농학과를 졸업하고 경상대 대학원에서 농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경상대 재학 중이던 1984년 12월 제20회 기술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해 경남도청 농업 부서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일반행정직이 됐다.

이어 사천시 부시장을 지냈고 경남도청에서 행정자치부로 옮겨 행자부 재정기획관, 행정안전부 장관 비서실장, 소방방재청 기획조정관, 지방분권지원단장, 정부청사관리소장 등을 지냈다.

한 후보는 이춘희 제3대 세종특별자치시장 때 행정부시장을 지냈다. 홍준표 경남도시자 시절인 2015년 9월~2017년 8월 제12대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했다. 홍 도지사가 대통령 선거 출마로 사퇴하자 2017년 8월~2018년 6월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을 했다.

이후 퇴직하고 2018년 9월 행안부 유관기관인 대한지방행정공제회 이사장에 취임했고 사퇴 후 민주당에 입당했다.

4년 전 21대 총선에서 진주을 선구구에 미래통합당(현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낙선했고, 2022년 6월 1일 치러진 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진주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득표율 27.66%(4만 2152명)로 국민의힘 조규일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4년 전 총선과 2년 전 시장 선거의 외적 차이는 문재인 정권과 윤석열 정권이란 점이다.

무소속 김 후보(58)는 가장 늦게 출사표를 던졌다. 따라서 인지도에서 상당히 불리하다.

다만 본인은 경선을 치렀으면 인지도가 훨씬 좋았겠지만, 지난 1월 선거사무실을 만들어 얼굴을 알려와 크게 어려운 상황은 아니라고 말한ㅁ다.

김병규 후보

그는 지난 14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5대 공약으로 ▲경남 서부권 대통합으로 2050년 100만 우주항공 메가시티 초석 마련 ▲우주항공 중심도시 도약 위한 기반 구축 ▲사통팔달 도로망 확충, 출근길 10분 돌려드리기 ▲농업인이 대접 받고 농업이 미래산업으로 당당히 대접받는 농촌 건설 ▲누구나 행복한 생활품격도시 진주 만들기 등을 발표했다.

그는 “경남 경제부지사 때 초기부터 우주항공청 유치 실무를 총괄했다. 일의 연속성 면에서 자신이 가장 적임자”라며 “경제부지사 근무 1년 반 동안 역대 최대인 12조 5천억 원이 넘는 기업투자를 유치한 경험을 바탕으로 진주에도 많은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그의 출마가 늦은 것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도출된 문제 때문이다.

당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강 후보를 단수 추천하면서 김 후보는 당 경선조차 해보지 못하게 됐다. 이어 이의신청을 했지만 소식이 없자 강 후보와 관련한 의혹들을 제기하면서 탈탕을 기정사실화 했다.

김 후보는 지난 11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 후보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강 후보가 직접 해명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진주동중 직원 사유지 관리 동원 갑질과 강 의원의 경남도의원 출마 당시 선거인명부에 강제 동원 갑질 ▲2022년 9월 강 의원 부친의 병원 수술과 요양병원 입원 때 한 달 정도 비서관을 상근 보호자로 등록해 수발 의혹 ▲도의원 시절 모친 소유 산청군 방목리 땅 경남교육청 매각 시도 의혹 등을 당 공관위에 이의제기를 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강 후보 측은 이에 대해 "근거와 실체도 없는 내용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면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되받았다.

이후 김 후보는 무소속 출마를 하면서 당의 공천과 관련해 “적어도 진주 시민에게 후보를 선택할 기회조차 주지 않은 것은 잘못된 공천이라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주는 예로부터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떨쳐 일어나 끝까지 항거하는 ‘정의가 살아있는 도시’”라며 “역대로 진주에선 공천이 잘못됐을 때 무소속 후보를 4번이나 당선시켜 잘못된 공천을 바로잡아주었다”고 승리의 결의를 다졌다.

그는 "당을 일시적으로 떠나지만 반드시 이겨서 당으로 돌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핸디캡도 있다.

최고 중앙 부처인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던 지난 2019년 신라젠 대표였던 A 씨의 1300여억 원 '세금 취소' 청탁을 받고 관련 공무원들에게 전화 부탁을 한 혐의가 인정돼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그해 10월 퇴직을 했다.

신라젠 사건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신라젠 대표 A 씨와 경영진의 350억 원 BW(신주인수권부 사채) 매수와 관련해 횡령·배임죄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대형 금융사고다. 소액주주 등 피해자가 17만 명이 넘었고 60, 70대 노인 피해자도 3만여 명에 이르렀다.

이 사건 여파로 신라젠은 2020년 5월 상장폐지 결정이 예고됐다가 2022년 10월 상장유지가 최종 결정돼 주식은 정상거래 되고 있다.

그는 이후 현 박완수 도정의 경남도 경제부지사를 역임했고 "이미 정리된 얘기다. 그렇지 않다면 경남도 경제부지사를 할 수 있었겠나"라며 일축했다.

김 후보는 진주에서 태어나 진주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를 거쳐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요직인 세제실장을 역임했다.

기재부 당시엔 행정고시 34기로 행시 31기가 주류이던 선배 기수들을 제치고 2018년 1차관 산하의 최고 요직 중 하나인 세제실장으로 승진했다. 신라젠 민원 전화만 없었으면 차관급 승진이 예상됐으나 아쉬운 퇴임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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