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수익 1200만 원 '생활의 달인' 출연 배달기사, 교통사고 후 치료 중 사망…신호 위반 버스에 치여
천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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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7 19:16 | 최종 수정 2024.08.28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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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입을 올린 배달기사로 화제가 됐던 전윤배(41) 씨가 교통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다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전 씨는 배달대행 플랫폼인 ‘바로고’가 지난해 펴낸 ‘2022년 딜리버리 리포트’에서 1년간 가장 많은 배달 실적을 기록한 라이더(배달 기사)로 소개되면서 알려졌다. 지난 6월에는 SBS의 '생활의 달인'에서 월 수익 1200만 원을 올리는 수익 전국 1위 배달기사로 소개돼 화제가 됐었다.
27일 인천 연수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2시 반쯤 연수구 송도동 도로에서 배달기사 전 씨의 오토바이가 시내버스에 치였다. 전 씨는 크게 다쳐 1, 2차 수술 후 한 달 가까이 치료를 받았으나 지난 25일 밤 11시쯤 끝내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 당시 버스기사인 50대 남성 A 씨는 신호를 위반하고 교차로에 진입하던 중 오른쪽 차로에서 직진하던 전 씨의 오토바이를 들이받았다.
경찰은 A 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한편 전 씨의 사망 소식은 지난해 전 씨를 인터뷰했던 한 유튜버가 자신의 채널 커뮤니티에 추모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전 씨는 지난 6월 SBS '생활의 달인'과 유튜브에서 출연해 월 수익 1200만 원을 올리는 전국 1위 수익 배달기사로 소개되면서 화제됐었다.
2022년 '바로고'에 소개될 당시 7년 차 배달원이었던 그는 주로 인천 송도에서 근무했는데, 주변 거리를 모두 외워 내비게이션 없이도 목적지를 찾아가는 능력을 보였다.
매일 휴일 없이 아침 9시부터 새벽 3시까지 하루 평균 200∼250㎞를 주행하며 110∼120건의 주문을 소화했고, 월평균 1200만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려 2022년엔 배달대행 플랫폼 바로고 전국 매출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전 씨는 당시 인터뷰에서 최다 수행을 기록한 비결을 "단순히 주문을 많이 가져오는 것보다 지금 있는 위치에서 근처 지역의 2~3개씩 배차를 묶어 효율적으로 수행한 게 중요하다"며 "묶음 배달을 할 수 있는 코스를 만들어 체력과 시간이 낭비되는 것을 줄이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 배달 수행 시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고객 요청사항을 꼼꼼히 확인하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음식이 파손되지 않도록 파우치를 활용하거나 이동 시 포장된 부분을 홀딩하는 부분도 잘 체크하고 있다"며 라이더로서의 직업 정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전 씨는 지난해 5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배달업에 뛰어들게 된 사연도 밝혔다.
그는 개인 사업에 실패한 뒤 배달업에 나섰다.
그는 “집도 없어 찜질방에서 눈치 보면서 팬티, 양말 빨면서 배달대행 일을 했다”고 했다. 뇌졸중과 백내장, 우울증 등을 앓으면서 하루에 30알 정도의 약을 먹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