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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서 정치활동 명태균 파문] 명 씨, 대선 때 카톡 대화 공개···김건희 "철없는 우리 오빠 용서를"

대통령실 "윤 아닌 친오빠"…한동훈 "국민 보기 안좋은 일"

정기홍 기자 승인 2024.10.16 12:22 | 최종 수정 2024.10.16 18:00 의견 0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명태균(55) 씨가 15일 김 여사와 주고 받은 카카오톡 메시지를 공개해 정치권이 시끌시끌하다.

앞서 명 씨가 제22대 총선(4월 10일)에서 김 여사에게 김영선 전 의원(경남 창원 의창구)의 공천을 청탁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있어 이 메시지 공개로 인한 정치적인 파장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어 명 씨가 윤 대통령 부부와 어떤 관계를 맺었는지, 어떤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의문도 커지고 있다.

명 씨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창원대를 나와 경남권에서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면서 정치 활동을 해 왔다.

명태균 씨가 15일 공개한 김 여사와의 카카오톡 대화 내용. 명태균 씨 페이스북

명 씨는 이날 김 여사가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캡처본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메시지를 나눈 날짜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대화록을 공개하며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이 저를 감옥에 보내겠다고 전화로 협박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 대한 내용을 다 공개하라고 하니 김재원 네가 다 감당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명 씨에 대해서는 절대로 물러서지 않고 철저히 대응해서 응분의 처벌을 받도록 하겠다”고 했다.

김 여사는 카톡 메시지에서 "철없이 떠드는 우리 오빠 용서해 주세요", "무식하면 원래 그래요", "제가 명 선생님께 완전 의지하는 상황에서 오빠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지가 뭘 안다고", "암튼 명 선생님의 식견이 가장 탁월하다고 장담합니다", "해결할 유일한 분이고요"라고 했다.

김 여사는 메시지를 보낸 날 오후 11시 25분부터 5분간 "너무 고생 많으세요"에서부터 "해결할 유일한 분이고"까지 8개 카톡 메시지를 연속으로 보냈다.

이는 명 씨가 "내일 (이)준석이를 만나면 정확한 답이 나올 겁니다"라는 문자에 대한 답글들이다. 지금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은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입당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다.

따라서 이 대화는 명 씨가 대선 당시 윤 대통령과 당시 이 대표 간의 관계 개선을 위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7월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윤 대통령과 이 의원 간에는 불신과 반목이 있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에 대해 "판단이 미숙하다. 탄핵의 강을 다시 들어가려 한다"고 잇단 지적을 했고, 당내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이 "쓸데없이 압박하지 말라. 자기 정치를 중단하라"며 신경전을 벌였다.

이 갈등은 같은 해 7월 25일 윤 대통령과 이 의원의 치맥 회동을 하면서 봉합됐다.

봉합에 앞서 명 씨는 그해 7월 23일 이 의원에게 메시지로 "대표님, 내일 오전 8시에 윤(석열) 총장님한테 전화드리면 된다. 그동안 마음 상한 부분이 많으니 사과하고, 되도록이면 무엇을 도와드리면 될까요 물어봐라"고 했다.

명 씨는 이어 7월 말 윤 대통령 부부와 이 의원이 서울 서초동 자택(아크로비스타)에서 만나는 자리에 배석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그해 7월 30일 국민의힘 입당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와 명 씨가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언급된 '오빠'가 윤 대통령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이에 대통령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명태균 카톡에 등장한 오빠는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의 친오빠이며, 당시 문자는 대통령 (국민의힘)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도 명 씨는 "김 여사 친오빠는 정치 얘기 나눌 상대 아냐"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윤 대통령의 입당 시기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명 씨는 이날 공개한 메시지에서 날짜를 공개하지 않았다.

명 씨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역할을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15일 "당시 문자는 대통령 입당 전 사적으로 나눈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도 "(나는) 김 여사가 오빠라고 지칭하는 다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만나거나 대화한 일도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에게 힘을 싣는 발언이다.

앞서 이 의원은 "명 씨를 윤 대통령은 '명 박사', 김 여사는 '선생님'이라고 호칭하더라"고 했다.

이는 두 사람 간에 나눈 메시지와 더불어 김 여사가 명 씨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의지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앞서 명 씨는 카톡 메시지 말고 "(김 여사에게) 나한테 시키는 걸 나한테만 시키지 말고 다른 사람한테도 시키라고 했다. 그리고 항상 일을 시킬 때는 3명한테 하라고 했다"며 김 여사에게 조언했음을 강조했다.

명 씨는 “(대선 시기) 윤 대통령 하고 텔레(그램)을 주고받고 (김 여사와) 수시로 통화했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 14일엔 “대선 기간(6개월간)엔 아침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에게서 스피커폰으로 전화가 왔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대통령 부부와 매일 6개월간 스피커폰으로 통화했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명 씨는 또 "김 여사가 윤 대툥령이 당선된 이후 만들어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와서 사람들 면접을 보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명 씨의 주장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며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 대선 때 몸이 부서져라 대통령을 도왔다"고도 했다.

명 씨는 김종인 당시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대선 때 윤 후보에게 했던 "해달라는대로 연기만 잘하면 선거는 승리할 수 있다”는 발언도 자신이 해준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감독이 김종인, 연출은 이준석, 시나리오는 내가 짤 테니 후보는 연기나 잘하시면 된다는 거였다”고 했다.

명 씨는 16일 오전 CBS와의 인터뷰에서 “내일은 공적 대화를 올려줄까. 카톡 캡처가 2000장이 더 있다”며 반박했다.

일련의 사태 전개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의 걱정과 불안이 커져가고 있다. 제가 이미 말씀드린 조치들을 신속히 반드시 실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게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라고 걱정했다.앞서 한 대표는 김 여사의 사과, 외부 활동 자제, 김 여사 라인 정리 등을 요구해 왔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거짓말을 한 것이어도 문제고, 해명이 사실이라 해도 김 여사의 친오빠가 개입했다는 것 역시 문제"라며 "대화 속의 오빠가 누구든 명 씨와 김 여사 간 친분 관계는 확실히 확인된 것"이라고 했다.

야당에선 “남편 오빠면 (윤 대통령은) 바보가 되고 친오빠면 농단이 된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명태균은 누구인가?

김건희 여사의 '총선 선거 공천 개입 논란'의 핵심 인물로 언급되고 있다.

명 씨는 경남 창녕 출신으로 창원대를 나와 경남권에서 여론조사 업체를 운영하면서 정치 활동을 해 왔다.

대학 졸업 후 휴대전화 대리점을 하면서 전화번호부 관련 업체를 차려 텔레마케팅 사업을 했다. 하지만 텔레마케팅 업체 문을 닫고 서울권 여론조사 업체 등에서 근무했다.

이 경력으로 지역 여론조사 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를 설립해 (주)피플네트웍스리서치(PNR)과 함께 여론조사 일을 했다. 인터넷 매체인 '시사경남' CEO 겸 편집국장으로 활동했다.

명 씨는 이런 정치 이력으로 창원 지역 정치권 인사들과 교류했고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과 가까워졌다.

무자격으로 불법 여론조사를 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선거권이 없는 상태에서 김 전 의원을 위해 선거운동을 해 다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김영선 국민의힘 전 의원은 윤 대통령 부부에게 명 씨를 소개했다. 김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 의원과의 메신저 역할로 2021년 6월 초 소개했다고 밝혔었다.

김 전 의원은 윤 대통령의 서울대 법대 동문이고 김 여사와 같은 선산 김 씨다.

명 씨는 “(윤 대통령이) 사람 넣어서 나를 찾아왔지. 그래서 내가 만나러 갔지”라고 말했다.

명 씨는 2022년 5월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취임식 초청 당시 직함은 '미래한국연구소' 회장이었다.

명 씨는 또 올해 4월 총선에 앞선 2월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의 경남 김해갑 공천을 부탁했다.

당시 김 의원은 지역구인 창원 의창구에서 컷오프 되는 과정에서 김해갑으로 출마 지역구를 바꾸기로 했었다. 하지만 이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정치자금 지출 과정이 불투명하다며 경남도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김영선, 명태균 등 관련자 5명을 수사 의뢰했고, 창원지검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들은 서로간에 돈이 거래됐으나 대가성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더경남뉴스는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과 관련해 진위 여부를 떠나, 경남에서 태어나 창원 지역에서 학교를 다니고 활동한 명태균 씨가 깊이 관여돼 있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기사를 실시간으로 독자들께 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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