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7년 탈옥한 뒤 2년 6개월간 도주 행각을 벌여 '희대의 탈옥수'로 불리는 장기복역수 신창원(56) 씨가 극단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조선일보 단독기사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 21일 대전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당직을 서던 교도소 직원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0년 10월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방송 화면 캡처
법무부 관계자는 "신속한 상황 대처로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며 "극단 선택 시도의 이유 등에 관해서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신 씨는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한 가정집에 침입해 3000여만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해 같은해 9월 검거돼 강도살인치사죄로 무기형을 선고 받았다. 8년째 복역 중이던 지난 1997년 부산교도소에서 탈옥했다.
그는 교도소 내에서 노역 작업 중에 얻는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4개월간 하루 20분씩 톱질을 해서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내고, 건물 외벽 환기통을 타고 내려가 신축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로 교도소 담장을 넘었다.
이후 5년에 걸친 영화와 같은 탈옥 과정은 물론 전국을 활보하며 100여건이 넘는 강·절도를 저지르다가 2년 6개월(907일)만인 1999년 7월 16일 검거돼 ‘희대의 탈옥수’로 불렸다. 그는 체포 직전까지 갔지만 경찰을 번번이 따돌렸다.
동거녀 거주지에 숨어 있던 신 씨는 집을 고치러 온 수리공에게 정체가 들통나 잡혔다. 검거 당시 입었던 화려한 무지개 무늬의 티셔츠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신 씨는 지난 1999년 7월 검거돼 22년 6개월의 형이 추가됐고, 경북 북부교도소 수감 당시 지난 2011년 8월 18일에도 극단 선택을 시도했었다. 당시 새벽 4시쯤 고무장갑으로 목을 조른 채 신음 중인 그를 순찰 중이던 교도관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옮겼었다.
범죄자로서는 처음으로 인터넷 팬카페가 개설됐고, 그가 부잣집만 털었다는 이야기가 퍼지면서 ‘의적’으로도 불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