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혁진 무소속 의원(비례대표)이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을 임진왜란 때의 도요토미 히데요시에 빚댄 행태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온라인에서도 "도 넘어선 행동"이라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최 의원은 이날 조 대법원장과 임진왜란을 일으킨 일본 장수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합성 사진을 들고 나와 흔들며 질의했다.

최혁진 의원. 국회

그는 또 이 자리에서 "조 대법원장의 추천과 임명에 김건희의 계부 김충식이 연결돼 있으며 김충식은 일본 천황가와도 연결이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쓰시마 불상 도난 사건의 불상 환송 판결에 대해서도 법관의 친일 성향을 주장하며 문제 삼았는데 조 대법원장이 취임하기 전의 일이었다.

이에 금태섭 전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최 의원이 ‘조요토미 히데요시’라고 적힌 합성 사진을 흔드는 사진을 게시하고 “가장 천박한 장면”이라고 했다.

이어 "황당무계함은 둘째치고라도 저 발언에 담긴 음모론적 시각, 상대편에 대한 악마화, 차별적 시각은 숨을 막히게 만든다"고 한탄했다.

금 전 의원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런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를 자처한다는 것이 부끄럽고 끔찍하다. 정치 하면서 흉한 것 많이 봤지만, 이 장면이야말로 가장 천박하고 흉한 모습이 아닌가 싶다”고 혀를 찼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도 이날 페이스북에 법사위 국정감사에 대해 "광란의 홍위병 쇼"라고 비난 했다.

그는 "사법부의 수장이 완장 찬 질 떨어지는 정치 폭력배들에게 인질로 잡혀 한 시간 반 동안 조리돌림 당하는 21세기 인민재판의 현장을 생중계로 지켜 봤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여기가 캄보디아냐. 참담합니다. 개딸 정치가 정당을 잡아먹고, 국회를 잡아먹고, 이제 사법부마저 잡아먹는 단계에 이른 것"이라며 "법사위의 깽판을 이제는 여당에서도, 대통령실에서도 통제 못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최 의원이 이날 조 대법원장 앞에서 들고 흔든 합성 사진은 대선 한 달 전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에 대한 파기환송 판결이 나온 직후인 지난 5월초 일부 정치 커뮤니티와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이 조 대법원장 비방용으로 생성한 이미지와 같았다.

친여 성향의 정치 커뮤니티에서도 "커뮤니티에서나 돌려볼 사진을 국회의원이 국감장에 들고나간 것은 과했다"는 글을 올라왔다.

한편 최 의원은 총선 전인 2024년 용혜인·한창민 현 현 의원과 함께 총선용 더불어민주당 위성 정당격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비례대표 후보(원소속 정당은 기본소득당)가 돼 의원이 됐다. 더 정확히 강유정 민주당 의원이 대통령비서실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비례대표직을 승계받아 원내에 입성했다.

그러나 그는 의원직 승계 후 기본소득당에 복당하지 않고 더불어민주당에 남겠다고 밝혔고, 기본소득당은 신의를 져버렸다머 비례대표 추천 취소를 선언했다.

하지만 중앙선관위는 최 의원이 사퇴하지 않는 한 공직선거법 제52조 제1항 제6호의 등록무효 사유(탈당, 이중당적, 정당해산, 정당 등록취소)에 해당하지 않아 제명돼도 무소속으로 의원직 승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은 의원총회에서 최 의원을 제명해 무소속으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진보좌파 진영 군소정당이 총선용으로 더불어민주당과 합의해 만든 위성 정당격으로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열린민주당 등이 참여했다. 기본소득당은 다시 당명을 환원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