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의 '현장 포착'은 길을 가다가 또는 머무른 곳에서 우연히 마주친 장면을 사진으로 독자에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별난 모습'을 싣습니다. 더경남뉴스에서 동시에 운영 중인 '순간 포착' 코너는 '현장 포착'보다 시간이 짧은 '찰나'에 중점을 둡니다. 많은 관심과 제보를 바랍니다. 편집자 주
이번 '현장 포착'은 안타깝게도 가을 농촌 도로를 지나던 차량에 깔려 죽은 뱀과 들쥐의 모습입니다. 로드킬 사고 현장입니다.
기자가 이 도로에서 자전거 라이딩을 하던 중 보름여 사이에 불과 200~300m 간격의 도로에서 4번이나 로드킬 현장을 목격했습니다.
로드킬이란 동물이 도로에서 자동차 등에 부딪혀 죽는 사고인데 노루, 고라니, 너구리 등 큰 야생동물에게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뱀 등 작은 야생동물, 반려동물도 사고를 당합니다.
큰 동물의 로드킬은 보통 번식기인 5~6월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가을철엔 뱀 등 작은 것들이 사고를 많이 당하는 것 같습니다.
▶ 9월 29일 현장
진주시 문산읍 갈곡마을에서 진성면 구천마을로 이어지는 구천 들판 옆 지역 도로에서 차량에 깔려 죽은 뱀의 모습. 밤새 도로를 건너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짐작된다.
확대해 찍은 뱀 사체를 블라인드 처리를 했다.
▶10월 11일 현장
들쥐가 차량에 깔려 죽은 모습. 들쥐는 야행성이라 밤에 이동하다가 차량에 깔린 것으로 보인다.
확대해 찍은 들쥐 사체 모습. 블라인드 처리를 헀다.
▶10월 11일 현장
▶10월 16일 현장
도로의 뱀 사체. 지난 9월 29일부터 같은 도로에서 3번째로 보는 뱀 사체다.
확대한 뱀 사체. 억새 잎보다 조금 큰 작은 뱀이었다. 이상 정기홍 기자
▶문제점과 대책은?
큰 도로와 달리 농촌 도로엔 동물이 도로 밑으로 이동 가능한 생태 통로가 거의 없습니다. 당연히 동물들이 도로로 내려오거나 건너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울타리도 없지요.
크든 작든 야생동물의 로드킬은 도시화와 도로 건설로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단절되고, 도로를 건너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발생합니다.
또한 로드킬은 주로 밤에 발생해 운전자가 인지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큰 동물이야 운전자가 가속하지 않고 상향등을 켜지 않고, 비상등과 경적을 사용하면 사고를 줄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뱀 등 작은 것은 눈에 잘 띄지도 않습니다.
물론 고라니 등 야생동물 개체수가 늘면서 도로 출현 횟수가 증가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다만 이번에 소개한 작은 동물의 로드킬 사고는 야밤의 단순 이동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큰 도로처럼 로드킬 사고 구간 표지판을 설치하고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를 할 수 있지만 농촌 도로에서는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특히 농산촌 도로는 산야와 바로 접해 있어 모든 곳에 이를 설치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겠지요.
어떤 이유든 최근 야생동물 로드킬 사고는 급증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농산촌 도로에서의 작은 야생동물의 로드킬은 더 안타깝게 와닿습니다.
작은 야생동물 로드킬이 잦은 곳에 표지판이나 내비 음성 안내가 하나씩 생겨났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참고로 로드킬 동물 사체 신고는 민원콜센터(044-120)나 시군구청 자원순환과 등에 신고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