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국립대(GNU) IT공과대학 메카트로닉스공학부 조대현 교수팀은 5일 산화 안정성이 뛰어난 맥신(MXene) 잉크를 개발하고,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의 프린팅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변도영 교수, 아부다비 칼리파대(Khalifa University) 하산 A. 아라파트(Hassan A. Arafat) 교수 연구팀과 국제 공동연구로 이뤄낸 쾌거이다.
조대현 경상국립대 메카트로닉스공학부 교수와 연구팀이 개발한 MXene 기반 전기수력학적 젯 프린티드 마이크로슈퍼커패시터. 경상국립대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는 센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착용 기기), 사물인터넷(IoT) 노드 등 초소형 전자기기에 집적되는 차세대 에너지저장 소자로, 칩 위에 바로 인쇄해 배터리 대신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를 위해서는 높은 전기전도도와 넓은 표면, 친환경 인쇄 공정, 그리고 높은 에너지·전력 밀도를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2차원 나노재료인 티타늄 카바이드 맥신(Ti₃C₂Tx MXene)은 뛰어난 전기전도도와 넓은 비표면적을 가져 인쇄형 에너지저장 소자에 이상적인 후보로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물 기반 잉크에서는 산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유기용매 기반 잉크에서는 분산 안정성이 떨어지며 고점도 잉크 제조가 어렵다는 한계 때문에, 고해상도 전기수력학적 젯 프린팅(Electrohydrodynamic jet printing) 공정에 적합한 기능성 잉크를 구현하기 어려웠다.
국제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잉크를 개발했다. 개발한 잉크와 전기수력학적 젯 프린팅 공정을 이용해, 80㎛ 해상도의 인터디지테이티드(Interdigitated) 전극 패턴을 구현했으며, 6 cells/cm²의 집적도를 갖는 15개의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유닛을 집적한 고집적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칩도 제작했다.
완성된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의 전기화학적 성능 평가 결과, 체적 정전용량(C/V) 2013 F/cm³, 그리고 최대 에너지 밀도 약 100.7 mWh/cm³를 달성해, 지금까지의 프린팅 기술로 제조한 맥신 기반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 가운데 가장 높은 체적 정전용량과 에너지 밀도를 기록했다.
또 1만 회 이상의 충·방전 사이클을 반복한 결과, 정전용량이 초기 대비 95% 이상 유지됐다. 나아가 연구팀은 유리·실리콘 기판뿐 아니라 페트(PET)나 피아이(PI) 같은 유연 기판에서도 나선형 패턴과 직선 패턴을 안정적으로 인쇄해, 플렉서블 전자기기 적용 가능성을 실증했다.
조대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맥신 소재의 고질적인 산화 안정성 문제와 인쇄 공정상의 병목을 동시에 해결한 사례”라며 “독성이 낮은 하이브리드 유기용매 기반 고점도 잉크로 80㎛급 미세 패턴을 안정적으로 인쇄할 수 있어, 차세대 웨어러블 전자기기 및 초소형 센서용 전원 소자 분야의 핵심 원천기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응용 물리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 '머티리얼즈 사이언스 & 엔지니어링-R: 리포트(Materials Science & Engineering R: Reports)' 최신호(Vol. 168, 2026년 게재)에 '전기수력학적 젯 프린팅을 통해 본질적으로 안정적인 MXene 잉크를 사용하여 제조된 매우 높은 정전용량의 마이크로 슈퍼커패시터(Micro-supercapacitors of exceptionally high capacitance fabricated using intrinsically stable MXene inks via electrohydrodynamic jet printing)'라는 제목으로 온라인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사업, 산업통상자원부 기술혁신프로그램,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의 산업혁신 인력양성 사업, 아랍에미리트 칼리파대학교의 그래핀 및 2D 소재 연구 및 혁신 센터(RIC2D, Research and Innovation Center for Graphene and 2D Materials), 태국 슈퍼컴퓨팅센터(ThaiSC) 등의 지원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