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중도 진영 단일화 논의에 균열이 드러났다.

1차 경선을 통과한 4명 중 2명이 단일화 추진 과정에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왼쪽)와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이 16일 경남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여론조사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 차관보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와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은 보수·중도 진영 단일화 추진 과정에 공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일정 참여를 보류했다.

이들은 16일 도 교육청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단일화 연대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 및 관리 과정 전반에서 중대한 문제점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단일화 연대는 지난 12일 1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 권순기·김상권·김영곤·최병헌(가나다순) 4명으로 압축했다.

조사는 10~11일 18세 이상 도민 255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대는 정책 토론회 등을 거쳐 내년 1월 8∼9일 2차 여론조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할 예정이다.

김 전 교육국장과 김 전 차관보는 "단일화 과정에서 1차 여론조사 결과 비공표, 후보자에게도 순위·수치 제공 최소화 ,내부 참고 자료로만 활용, 언론에는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1차 여론조사 결과는 12월 12일 오후 6시,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자리에서 공유됐는데 발표 현장에서 사용된 통계 자료 일부가 외부로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며 “결과 관리와 보안 체계 전반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단일화 연대가 주관하는 모든 일정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전 경남교육감 진보 진영에서는 출마예정자 단일화 연대기구가 공식 출범했다. ‘좋은교육감만들기경남시민연대’는 창원시 시티세븐 더클라우드 아트홀에서 출범식을 열고 단일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 다음은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와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의 긴급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경남도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경남교육감 보수·중도 후보 단일화 연대(이하 단일화 연대)가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의 공표 및 관리 과정 전반에서 드러난 중대한 문제점에 대해, 사실에 기반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습니다.

이 문제 제기는 특정 개인이나 후보를 겨냥한 것이 아닙니다.
단일화 절차의 공정성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불가피한 문제 제기임을 먼저 분명히 밝힙니다.

단일화 과정에서 일관되게 확인된 원칙은 1차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비공표였습니다. 하지만 이 원칙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는 무소속 선거로, 전국적으로 단일화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거의 예외 없이 지켜져 왔습니다.

차 여론조사 결과 비공표

순위·수치 제공 최소화

참고 자료로만 활용

“합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는다”는 원칙적 설명만 제공

이는 공직선거법상 사전 여론 형성·왜곡을 막고, 특정 후보 띄우기나 줄 세우기 논란을 차단하며, 단일화 기구의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입니다.

단일화 연대가 안심번호를 활용한 여론조사는 법적으로 공표 대상이라는 점을 인지하여 불가피하게 공표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면, 최소한 사전에 후보들과 충분히 공유하고, 언론에 대한 비공개 요청 등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러한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는 명백히 단일화 연대가 약속한 비공표 원칙을 스스로 지키지 못한 결과입니다.

이후 여론조사 결과를 둘러싸고 논란의 소지가 있는 보도가 이어졌음에도, 단일화 연대가 이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나 정정 요청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심각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단일화 연대가 여론조사 관리와 정보 통제 책임을 명확히 지켰는지, 도민 앞에 분명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여론조사 결과의 내부 유출로 의심되는 정황입니다.

1차 여론조사 결과는 12월 12일 오후 6시, 여론조사 과정에 참여한 제한된 인원만 참석한 자리에서 공유되었습니다.

당시 2차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순위와 득표율은 공개하지 않고 가나다순으로 4명만 발표하는 방식이 분명히 안내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표 현장에서 사용된 통계 자료 일부가 외부로 전달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되면서, 결과 관리와 보안 체계 전반에 대한 심각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란이 계속된다면, 단일화 연대는 공정성과 정당성, 그리고 도민의 신뢰를 근본부터 상실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단일화 결과 이전에 단일화 과정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이에 이후 진행될 모든 단일화 과정에서 단일화 기구는 다음을 분명히 보장해야 합니다.

참여 후보가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관리 체계

사태에 대한 책임 있는 해명과 재발 방지 조치

이 문제 제기는 갈등이나 분열을 위한 것이 결코 아닙니다.
보수·중도 교육감 단일화가 도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절차로 남기 위한 최소한의 요구입니다.

단일화 연대가 이 요구에 대해 책임 있는 설명과 실질적인 조치를 내놓을 때까지, 우리는 단일화 연대가 주관하는 모든 일정에 참여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합의가 존중되지 않는 단일화, 공정이 담보되지 않는 단일화에는 어떤 명분도, 어떤 미래도 없습니다.

경남교육을 위한 단일화라면, 지금이라도 원칙부터 바로 세워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상권 전) 경남교육청 교육국장.

김영곤 전) 교육부 차관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