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메뉴

[추억의 노포] 경남 진주 '수복찐빵'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2.14 20:45 | 최종 수정 2022.02.20 21:27 의견 0

경남 진주에서 오래 전부터 유명세를 타고 있는 '찐빵'을 소개합니다. 진주 중앙시장 근처에 있는 '수복찐빵'입니다. 해방 전에 문을 열고 2대째 이어지는 노포(老鋪·오래된 상점)에서 세월을 빚듯 만들어온 전통의 빵집이지요.

중년 이후 나이면 학교 인근의 허름한 빵집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찐빵을 먹던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습니다. 호주머니 동전을 뒤적여 바꿔먹던 그런 분위기가 나는 집입니다.

지난 6일 이집을 찾았습니다. 설 연휴에 갔었는데 4일까지 휴무여서 일부러 다시 갔습니다. 설 연휴를 지나선지 손님들이 줄을 서 있었습니다. 낮 12시부터 영업을 한답니다. 코로나로 포장만 가능했고, 사진은 찍지 마라고 해 가게 내부는 못 찍고 가격표만 찍고 나왔습니다.

위의 사진은 쟁반에 놓은 찐빵입니다. 빵의 소가 약간 보이고, 특별히 다른 찐빵과 달리 보이지는 않습니다. 크기가 좀 작아보이네요.

따뜻한 찐빵에다 비닐 봉지에다 담아온 단팥물을 부었습니다. 단연 이집의 '포인트 비주얼'이지요. 팥 국물을 찐빵 위에 부었더니 참으로 먹음직스럽습니다. 닷것을 좋아하는 사춘기 때 학교 앞에서 게눈 감추듯 먹던 추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빵을 다 찍어 먹고선 쟁반에 담긴 팥국도 숟가락으로 빡빡 긁어먹던 추억이지요.

가게 벽에 붙어있는 차림표와 가격표입니다. 지난 가격표랍니다. 찐빵은 4개에 3000원이네요. 지금은 5개 3000원에 팝니다. 더 싸졌을까요? 예전보다 크기가 작아졌겠다고 여겨집니다.

메뉴판에서 보듯 이집은 꿀빵도 팝니다. 꿀빵도 잘 알려진 이집의 명물입니다. 여름에는 팥빙수도 팔고요. 사장님은 코로나 여파로 지금은 찐빵만 만들고 있다고 했습니다.

앞에서 구체적으로 언급을 하지 않고 지나쳤지만, 수복빵집은 지금의 사장(박성진) 부친이 해방 1년 전인 1947년 개업한 '만복당'에서 출발합니다. 75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2대 노포입니다. 진주의 추억이 깃들어 있는 찐빵과 꿀방을 먹을 수 있는 곳이지요.

저작권자 ⓒ 더경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