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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인이 알아야 할 농삿말] 멀칭재배가 뭐지?(2)

정창현 기자 승인 2022.05.19 21:48 | 최종 수정 2023.02.15 13:53 의견 0

제법 생소한 '비멀칭재배법'이란 단어를 보고서 도대체 어떤 농사법일까 하며 메모를 해두었었는데 시일이 한참 지난 후에 눈에 띄어 소개합니다.

포털사이트에 '비멀칭재배'를 적어 넣고 검색을 했으나 풀네임은 눈에 띄지 않네요. 잠시 농정 당국에서 쓰는 정식 농사용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요.

헤매다가 반대 개념인 '멀칭재배법'을 찾았지만 이 또한 풀네임으로는 나오지 않습니다. 검색 엔진이 네이버보다 10여배는 더 낫다는 구글에서도 찾기 어려웠지요.

참고로 기자는 네이버론 검색을 잘 안 합니다. 이유는 구글과는 알고리즘에서 큰 차이가 나 실패를 많이 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구글로 가서 찾는 것보다 애초부터 구글로 가서 찾지요. 독자분들께 팁 하나 드렸습니다.

사람의 뇌 인색 가능은 의외로 한쪽에 고정되는 경향이 있지요. 기본적인 단어인 '멀칭'을 찾아보니 단어 풀이가 나옵니다.

비멀칭재배 모습. 농업진흥청 제공

멀칭(mulching)은 농업용어로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 땅을 짚이나 비닐 따위로 덮는 일'로 풀이해놓았네요. 덮기(피복)을 뜻합니다. 밭 이랑(두덕)에 비닐 씌우는 것으로 검은 비닐이 대다수이지요.

흙의 건조를 막아 심어 놓은 농작물의 뿌리를 보호하고 땅의 온도를 유지합니다. 병충해와 잡초도 잘 막아줍니다.

조금 더 진도를 나가 봅니다.

멀칭효과(mulching효과)는 멀칭을 해 토양의 수분 증발 억제, 양분 손실 방지, 지온 급변 완화, 잡초 발생 억제, 이화학적 성질 개선 등 여러가지 효과가 있네요.

비닐멀칭(vinyl mulching)은 플라스틱 필름으로 땅의 표면을 덮어 주는 방법입니다. 이도 멀칭효과와 비슷하게 땅속의 온도 조절, 토양 수분 유지, 잡초 억제, 토양 전염성 병균 방지, 토양 오염 방지 효과가 있습니다.

흙멀칭(흙mulching)이란 용어도 있네요. 고운 흙으로 흙의 표면을 덮거나 작물이 자라는 도중에 중경(中耕)을 해 멀칭을 한 것과 같은 상태로 만드는 일입니다.

중경이란 작물이 생육하는 도중에 작물 사이의 토양을 가볍게 긁어주는 작업입니다.

드디어 멀칭재배(mulching栽培)란 단어가 나왔습니다. 땅을 플라스틱 필름, 짚, 건초, 낙엽, 왕겨, 톱밥 따위로 덮고 농작물을 키우는 거네요. 간단히 텃밭(남새밭)의 두둑에 검은 비닐(비닐 부직포)로 덮어 놓은 것입니다. 잠시 헷갈렸던 비멀칭재배는 반대 개념이지요.

기자가 잠시 헤맸듯이 멀칭재배 대신 우리 국어로 순화한 '덮어가꾸기’ '해가림가꾸기'로 써라고 채근합니다.

멀칭재배 딸기밭. 농촌진흥청 제공
멀칭재배를 한 고추밭. 농촌진흥청 제공

피복 재료에 따라 그 효과가 다르고 일반적으로 지온 조절, 토양 수분 조절, 토양 및 비료 유실 방지, 잡초 발생 방지, 병충해 유실 방지, 시설 내 공중 습도의 조절, 토양으로부터 과실 오염 방지 효과가 있습니다.

멀칭 기술이 보급되기 전에는 맨땅을 갈고서 그냥 씨를 뿌리거나 맨밭에다 뿌려 수확해 먹었습니다. 당연히 외부 날씨와 온도 등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아 피해도 많이 입었지요.

멀칭재배는 지난 1970년대 초 담배 등 고수익 작목에서 일부 접목되기 시작했습니다. 석유에서 뽑아내 가격이 상대적으로 싼 PE(폴리에틸렌 필름)이 많이 보급됐습니다. 그래도 당시엔 비닐의 값이 좀 비쌌다고 합니다.

하지만 재배와 수확에 큰 효과가 난다고 알려지고, 수요에 따른 비닐 생산량도 많아지자 불과 몇 년 새 전 농가에서 이를 활용하기 시작했지요. 작물의 소득이 20~30% 더 나아졌다고 합니다. 풀이 나지 않으니 제초제도 덜 쓰지요. 흙이 튀지 않으니 작물에 병원균이 옮을 우려도 훨씬 적습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딸기의 경우 수확이 9일이나 빠르고 수확량도 무려 4배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고추는 10cm 밑의 토양을 측정했더니 생육 초기 5~6도, 후기에는 2~3도가 올랐다. 매칭재배는 외부 온도가 낮을수록 효과 더 있었습니다.

다만 고추 등을 수확한 뒤 찢겨진 폐비닐이 밭 가운데에 뒹굴고, 이것이 논과 밭의 오염원이 돼 문제가 된 적도 했습니다. 폐비닐을 없애는 캠페인도 벌였었지요.

요즘엔 대부분 환경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어 대체로 분리 수거를 합니다. 색깔이 다양한 비닐과 기능성이 좋은 제품이 개발돼 나옵니다. 모종을 손으로 끌어내지 않아도되는 구멍 있는 유공(有孔) 멀칭 비닐도 나와 일손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썩는 친횐경 재질 비닐제품도 일부 나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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