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5월 부산에서 귀가하던 여성을 뒤쫓아가 폭행한 뒤 성폭행까지 시도한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인 30대 이 모 씨가 항소심(2심) 과정에서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이 온라인커뮤니티에 공개돼 공분을 사고 있다.

부산고법 형사 2-1부(최환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이 씨에 대한 2심 선고 공판에서 성폭행 혐의를 추가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1심(12년)보다 8년을 더한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지난해 5월 22일 부산 부산진구의 한 오피스텔 입구에서 30대 남성 이 모씨가 뒤에서 이단엽차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 씨가 피해자를발로 차 쓰러뜨린 뒤 무차별 공격을 하고 있다. 이상 로펌 빈센트 제공

이 씨는 온라인커뮤니티에 공유 중인 반성문에서 항소심 재판부에 자신의 범행이 성범죄 등의 의도가 있었던 것이 아닌 단순한 ‘묻지마 범죄’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와 비슷한 묻지마 범죄의 죄명과 형량이 제각각인데 왜 저는 이리 많은 징역을 받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상해가 아닌 살인미수가 된 이유도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또 “착각과 오해로 일면식 없는 사람에 묻지마식 상해를 가한 것에 대해 깊은 잘못을 느끼고 있다. 이에 대해선 마땅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도 “전과가 많다는 이유라면 저는 그에 맞는 형 집행을 다 (복역)했다”고 항변했다.

온라인커뮤니티에 공유 중인 반성문 내용

이 씨는 “피해자분은 회복이 되고 있으며, 말도 (잘 하고) 글도 잘 쓰는 것을 봤다. 피해자라는 이유로 진단서, 소견서, 탄원서(피해자의 주장을)를 다 들어주는 것인가?”라며 피해자의 건강 상태도 평가했다.

가해자 이 씨가 직접 쓴 반성문. 이상 온라인커뮤니티

검찰이 항소심에서 강간살인미수 혐의로 공소사실을 변경한 데 대해서도 “검찰도 제가 성범죄를 저질렀을 것이라고 끼워 맞추고 있다. 그저 ‘뽑기’ 하듯 되면 되고 안 되면 마는 식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 씨는 이어 "제가 저지른 잘못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인정하지만 살인미수 형량 12년은 너무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피해자 A 씨는 자신의 SNS에 이 씨의 반성문을 공유하며 “다리가 마비되고 온 몸이 멍투성이였을 때보다 피고인이 꾸준히 내고 있는 반성문을 읽는 지금이 더 아프다”고 했다.

더경남뉴스 정창현 기자 gaia008@naver.com 정창현 기자의 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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