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일대기 영화 ‘건국전쟁’ 개봉 17일 만에 관객 63만 관람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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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9 0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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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 17일만에 누적 관객 60만 명을 돌파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름면 ‘건국전쟁’은 지난 17일까지의 누적 관객 62만 6763명을 기록했다. 17일 하루에만 9만 1170명을 모았다. 16일에 50만 명 돌파했다.
이 영화는 개봉 첫날인 지난 1일 박스오피스 5위로 출발해 한때 7위까지 떨어졌지만 현재 2위를 달리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2일 영화를 감상한 뒤 이 전 대통령에 대해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게 되는 데 굉장히 결정적이고 중요한 결정을 적시에 제대로 하신 분”이라고 언급했다.
이 밖에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등 정부 고위관료와 장제원 국회의원 등 여권 인사들 사이에서 관람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건국전쟁’은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특정 지지층을 결집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판단했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야권 인사들은 지난달 개봉한 다큐멘터리 ‘길위에 김대중’을 홍보하며 영화 관람을 독려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12월 열린 영화 시사회에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나란히 참석해 “(김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 정치사에 정말 큰 거목”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지난달 22일 경남 양산의 한 영화관에서 김정숙 여사, 지역 예비후보와 함께 영화를 관람했고 강기정 광주시장, 김관영 전북지사 등 야권 인사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지난 17일 기준 관객 수 12만 3975명을 기록한 ‘길위에 김대중’은 손익분기점 12만 명을 넘겼지만 ‘건국전쟁’에 비해 흥행세는 많이 떨어지는 모습이다.
한편 보수 진영은 영화 ‘국제시장’(2014년) ‘연평해전’(2015년) 등 주로 산업화나 안보를 소재로 한 영화를 환영했다.
반면 진보 진영은 ‘화려한 휴가’(2007년), ‘택시운전사’(2017년), ‘1987’(2017년) 등 민주화 영화를 선호했다.
영화가 정치권에서 언급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역사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다는 기대와 이념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를 동시에 드러낸다.
김헌식 대중문화 평론가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정보는 희소성이 있다”며 “좌우 진영을 떠나 역사의 배경을 국민에게 알려주려는 시도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영화 제작사 관계자는 “극장 비수기에 독립 다큐멘터리 영화가 이렇게 주목받긴 힘든데 ‘건국전쟁’ 측이 상당히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별한 영화 마케팅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정치권과 미디어에서 조명해주니 홍보에 성공한 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