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일대기 '건국전쟁', 박스오피스 2위로 상승…14일 40만 돌파 확실시
설 연휴 선두 할리우드 영화 '웡카' 맹추격
총선 앞둔 정치권서 '관람 열풍' 불며 흥행가도
정창현 기자
승인
2024.02.14 14:22 | 최종 수정 2024.02.14 14:56
의견
0
이승만의 생애와 정치 역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의 흥행이 식을 줄 모르고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1일 개봉 때 박스오피스 5위에서 출발했으나 영화를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개봉 2주 만에 누적관객 38만 2160명(13일 기준)이 관람해 2위까지 치고 올랐다. 2위를 달리던 '시민덕희'를 밀어냈다.
다큐멘터리 영화가 상업 영화들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최상위권에 안착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건국전쟁'은 실시간 예매율과 좌석 점유율도 5위(14일 기준)를 달리고 있어 당분간 흥행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설 연휴가 끝난 후에도 매일 5만 명 이상 꾸준히 관람객이 늘고 있어 14일 중에 '40만'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지난달 31일 개봉해 1위를 달리는 '웡카'는 13일 7만 3328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누적 관객 수는 188만 6763명이다.
2위로 치고 올라온 이승만 전 대통령의 다룬 영화 '건국전쟁'이 차지했다. 13일 5만 2219명이 영화를 보았다. '건국전쟁'은 개봉 초반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설 연휴 기간에 23만 명을 모으며 이변을 일으켰다.
'건국전쟁'은 개봉 첫날(1일) 스크린 수가 167개에 불과했으나 흥행에 힘입어 580여 개로 늘어났다. 스크린이 1196개인 '웡카'와 비교하면 스크린당 관람객은 더 많다.
'건국전쟁'은 이 전 대통령과 건국 1세대들의 희생과 투쟁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다. 김덕영 감독이 3년간 제작비 2억 원을 들여 국내외 연구자 등 20여 명의 증언과 사료를 토대로 만들었다.
김 감독은 "'독재자', '부정선거의 주역' 등 이승만 건국대통령에게 씌워진 오명이 벗겨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에서 이 전 대통령이 ▲분단의 책임자인 독재자 ▲친일파를 등용한 미제의 앞잡 ▲6·25 때 도망간 '런승만' 등 왜곡된 이미지를 벗기는 데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이 영화에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법무부 장관이던 지난해 7월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제주포럼 정책강연에서 한 강연회 내용도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 강연에서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오는 가장 결정적 장면이며, 농지 개혁 덕분에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었다”며 “이 농지개혁으로 만석꾼의 나라였던 대한민국이 이병철, 최종현 회장 같은 이들이 혁신을 실현하고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대전환의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이를 두고 “아마 1960년 4·19 이후 대한민국 국무위원(한동훈)으로서 이승만의 공적을 높게 평가한 첫 번째 발언이었지 않나 싶다”며 “한 위원장의 말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번영과 발전이 어디서 시작되었는지를 명확히 하고 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실제로 수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기적과 같은 경제 발전의 원인을 토지 개혁의 성공에서 찾고 있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지난 12일 이 영화를 본 뒤 기자들에게 "제가 영화에 나오던데요"라고 운을 떼면서 "이 전 대통령 평가는 공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공과를 감안할 때 박하고 폄훼하는 쪽에 포커스 맞춰져 있던 것 아닌가 생각한다. '한미상호방위조약'과 '농지개혁' 이 두 가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많이 달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 외에도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나경원 전 의원, 국민의힘 정진석·안철수·박수영·김미애·김영식 의원 등 다수 보수 인사들이 앞다퉈 '건국전쟁'을 관람하고 SNS 등에 후기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