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53)은 1970년 11월 전남 광주(현 광주광역시)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광주효동국을 다니다가 서울로 올라와 1993년 연세대 국어국문과를 수석입학해 졸업한 뒤 잡지 '샘터'에서 기자로 근무하면서 습작을 하기 시작했다.
샘터는 국내 최장수 월간 교양지로 한 작가가 태어난 해인 1970년 4월에 창간됐다. 한 작가는 11월생이다.
그해 계간 문예지 '문학과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5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인 1994년에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돼 소설가로 데뷔했다.
다양한 소설집과 장편소설을 발표해 한국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소설가 중 한 명으로 자리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전방위 작품 활동을 했다.
대표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검은 사슴', '그대의 차가운 손', '바람이 분다, 가라',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작별하지 않는다'가 있다. 소설집은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노랑무늬 영원'가 있다.
시집은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등이, 동화는 '내 이름은 태양꽃', '눈물상자' 등이 있다.
한국 문단에서는 대산문학상,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오늘의젊은예술가상, 한국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2016년엔 한국 작가 최초로 '채식주의자'로 세계 문학계 3대 상이라는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2023년에는 '작별하지 않는다'로 메디치상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국 작가 최초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소설집 '채식주의자'(영어판 제목 The Vegetarian)는 2004년 계간 '창작과비평'에 처음 연재된 연작소설이다. 국내에서는 2007년 단행본으로 출간됐다.
한강 작가의 가장 최근 작품은 제주 4·3의 비극을 다룬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다. 이 소설로 지난해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의 외국문학 부문을 수상하고, 올해 3월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도 받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기자간담회에서 "소설을 써오면서 제일 기뻤던 순간이 2021년 4월 말 '작별하지 않는다'를 완성한 순간이었다. 워낙 오래 걸리고 힘들게 썼다"고 털어놓았다.
한강 작가는 이 회견 자리에서 앞으로 '밝은 얘기'를 써보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는 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추사', '다산의 삶' 등을 펴낸 소설가 한승원으로 문인 가족으로도 유명하다.
한 작가는 과거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딸 한강은 전통사상에 바탕을 깔고 요즘 감각을 발산해내는 작가다. 어떤 때 한강이 쓴 문장을 보며 깜짝 놀라 질투심이 동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한 작가는 딸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에 지인에게 "복 받은 일이다. 딸을 부둥켜안고 덩실덩실 춤을 추고 싶다"고 했다고 한다.
부녀는 국내 최고 소설문학상으로 꼽히는 이상문학상을 2대가 수상하는 기록도 세웠다.
한강 작가의 오빠 한동림도 소설가로 작품 활동을 했다.
한강 작가는 어려서 익힌 피아노와 노래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엔 흘러간 노래 22곡 속에서 추억을 찾아 담아낸 산문집 '가만가만 부르는 노래'를 펴냈는데, 이 책에 직접 작사·작곡 하고 보컬까지 맡아 부른 노래 10곡을 담은 음반(CD)을 함께 수록했다.
산문집에서는 어린 시절 피아노가 배우고 싶어 "십 원짜리 종이 건반을 가지고 피아노를 연주 연습을 하곤 했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한강은 2007~2018년 서울예대 미디어창작학과(옛 문예창작과)에서 소설 창작론을 가르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