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한국인 첫 노벨문학상] "한국 문학 새역사를 쓰다!"···한강, 한국인 첫 노벨 문학상 수상
1994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서 '붉은 닻'으로 당선돼 소설가 데뷔
정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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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0 23:20 | 최종 수정 2024.10.1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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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한강(53) 씨가 한국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한국 문학사에 커다란 새로운 역사를 썼다.
한국인의 노벨상 수상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24년 만이다. 아시아 여성이 123년 역사의 노벨 문학상을 받은 것도 처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 시각)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한 작가를 수상자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아시아 작가로는 인도 타고르(1913년), 일본의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와 오에 겐자부로(1994년), 중국 소설가 모옌(2012년)에 이어 5번째로 수상이다.
1970년 11월 전남 광주(현 광주광역시)에서 소설가 한승원 씨의 딸로 태어난 한강은 이후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서울의 겨울’ 등 시 4편을 실으며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첫발을 내딛었다.
그는 과거 서울신문 신춘문예 당선소감에서 “아파서 쓴 것인지, 씀으로 해서 아팠는지는 알 수 없다. 그저 아프면서 썼다. 밤은 아득하여 끝이 보이지 않았다. 하나 새벽은 늘 여지없었다. 어둠의 여지없음만큼이나 지독한 힘이었다”고 회고했다.
한 작가는 8년 전부터 해외 유력 문학상을 휩쓸며 해외 문단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6년엔 연작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수상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이듬해인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2018년 ‘채식주의자’로 스페인 산클레멘테 문학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지난해엔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를 다졌다.
한강 작가는 국내에서는 이상문학상, 동리문학상, 만해문학상, 황순원문학상,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그를 알린 대표작인 ‘채식주의자’(2007년)는 트라우마를 지닌 여성이 극단적인 채식주의자로 가부장적인 폭력을 거부하는 이야기다. 시와 산문, 연약함과 잔인함, 아름다움과 기괴함이 강렬한 조화를 이룬다.
한 작가는 한국 현대사의 역사적 사건을 소재로 폭력성에 천착해 왔다.
'소년이 온다'(2014년)에서 광주 5·18민주화운동, '작별하지 않는다'(2021년)에서는 제주 4·3사건을 배경으로 인간의 폭력성과 상처를 짚었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4억 3000만 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