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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뉴스] "옛날 시집 장가가던 날" ···경남 함양문화원, '꼬신내 풍기는 잔칫날' 전통혼례 치러

지난 12일 함양 허삼둘 고택서 200여 명 축하 속 백년가약

정창현 기자 승인 2024.10.14 12:47 | 최종 수정 2024.10.14 13:11 의견 0

경남 함양문화원(원장 정상기)은 지난 12일 오전 11시 함양군 안의면에 있는 허삼둘 고택에서 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통혼례를 치렀다. 이날 혼례식은 국고보조금 지원사업인 '꼬신내 풍기는 잔칫날'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날 전통혼례의 주인공은 함양을 사랑하는 늦깎이 청년으로, 많은 사람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전통혼례를 신청했다.

지난 12일 함양군 안의면 허삼둘 고택에서 전통혼례를 치르는 모습

이날 사대 관모를 차려입은 신랑과 연지곤지를 찍고 족두리로 치장한 신부가 전통혼례 순서에 따라 백년가약을 약속했으며, 가족과 친지, 지인 등 200여 명의 축하 속에 행복하고 즐거운 추억을 만들었다.

신랑은 “고등학교 졸업 후 대학 생활과 직장생활을 타지에서 하다가 서른 즈음에 다시 고향 함양으로 와 부모님 그늘에서 생활하고 있다. 마음씨 고운 인연을 만나 기운 좋은 안의면에서 고유한 분위기와 특별한 추억에 남는 결혼식을 하고 싶었다"며 전통혼례 신청 이유를 밝혔다.

이어 "전통혼례 이후 내년 아버지 칠순에 새 식구와 같이 기념사진에 남길 수 있었으면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정상기 함양문화원장은 "인구 감소 등으로 어려운 함양을 지키며 소중한 인연을 통해 전통혼례를 갖게 된 부부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오늘 두 사람의 결혼 서약을 잊지 말고 함양에서 즐겁고 행복하게 백년해로하길 바란다"라고 덕담을 전했다.

함양문화원은 사라져가는 전통문화인 전통혼례 풍속을 널리 알리고 특별한 문화적 가치를 담은 문화재를 공유하기 위해 국가유산청이 추진하는 고택·종갓집 공모사업 '꼬신내 풍기는 잔칫날' 전통혼례를 매년 하고 있다.

■추가 사진

신부가 부모님 집에서 꽃가마를 타고 와 내리려고 하고 있다.

사모관대(紗帽冠帶) 차림의 신랑이 포선(布扇)으로 얼굴을 가리고 박바가지를 발로 깨며 오색주단의 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모관대란 조선시대 문무백관이 평상시 집무할 때 입는 옷으로, 평민들도 평생 한 번 하는 결혼식 때는 입었다.

조선시대 공주·옹주가 입던 혼례복(활옷)과 쪽두리를 한 신부가 수모(신부 시중 드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신랑에게 절을 하고 있다. 신부가 먼저 절을 두 번 하면 신랑은 한 번 절을 하는데, 두 번을 반복한다.

신랑·신부와 양가 가족이 전통혼례를 마친 뒤 허삼둘 고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상 함양문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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