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21년간 정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났다.
이대호는 8일 오후 5시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끝으로 그라운드와 펜들과 작별을 고했다. 이대호는 KBO 최초이자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과 2회의 트리플 크라운을 석권했었다.
경기가 끝난 뒤 은퇴식 행사인 ‘RE:DAEHO’가 진행됐다.
관람 입장권은 이날 오후 2시 15분에 2만 2990석이 모두 팔렸다. 이날 이대호 경기는 올해 144번째 마지막 경기이자 프로경기 마지막 경기였다.
이대호는 지난 2001년 롯데에 입단했고, 2012~16년 일본(4년)과 미국(1년)에서 활약한 뒤 다시 롯데로 돌아왔다.
이대호 선수
이대호는 이날 마지막 경기 1회 첫 타석에서 선제 1타점 2루타를 때려냈고, 이후 세 타석에선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이어 3-2로 앞선 8회 초엔 투수로 깜짝 등판해 한 타자를 잡아 프로 데뷔 첫 등판에서 홀드를 올렸다.
롯데는 마무리투수인 김원중을 올려 한 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어 열린 은퇴식에서는 한국과 일본, 미국에서 함께 뛴 선수와 지도자들이 메시지로 보내 축하와 함께 아쉬움을 전했다.
선수로는 강민호, 황재균, 손아섭, 심수창, 이승엽, 조성환, 카림 가르시아, 제리 로이스터, 스캇 서비스, 구도 기미야스, 마쓰다 노부히코, 로빈슨 카노 등이 메시지를 전했다.
구단주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사직경기장을 찾아 축하했다. 이날 경기로 영구 결번이 된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이 새겨진 커플 반지도 선물했다.
이대호는 은퇴 유니폼에 선수단 사인을 담아 신 회장에게 건넸다. 이대호는 사용하던 글러브를 신 회장에게 선물했다.
롯데는 이대호의 사회공헌활동을 위해 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어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 딸 예서 양, 아들 예승 군의 메시지가 전달됐고 이대호는 가족들의 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흘렸다.
이어 꽃다발을 건네는 아내를 끌어안고 두 사람은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이대호는 이어 팬들과 사랑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고별사를 읽었다.
영구결번식이 진행됐다.
이대호는 롯데에 투수로 입단한 처음엔 64번을 쓰다가 타자로 전향한 후 49번을 썼다. 2005년부터는 10번을 사용했고 국가대표 선수 때도 10번을 썼다.
롯데는 고 최동원(11번) 이후 두 번째로 영구결번 지정했다. 타자로서는 처음이다. KBO리그에서는 역대 17번째다.
영구결번식에서 롯데 선수들은 각자의 자필 편지와 함께 다같이 부른 '너에게 난'이 흘러나왔고, 이대호는 선수들을 한 명 한 명 안아주면서 헤어짐을 아쉬워했다.
은퇴식에선 깜짝 이벤트도 펼쳐졌다. 이대호가 나오는 음악 '오리 날다'를 부른 가수 체리필터가 등장했고, 보컬 조유진은 이대호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관중들과 함께 합창했다.
이대호는 끝으로 자동차에 올라 경기장을 돌며 팬들에게 고별인사했다.
롯데 팬들은 이대호를 연호한 뒤 이대호의 응원가를 불렀고, 이대호는 손을 흔들며 감사함을 전했다. 롯데 선수들은 이대호를 세 차례 행가레치며 성공적인 은퇴를 축하했다.
불꽃놀이로 피날레를 장식한 이날 은퇴식에서 이대호는 관중들에게 큰절을 올리고서 그라운드를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