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소소해 지나치는 궁금한 것들을 찾아 이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합니다. 유레카(eureka)는 '알았다!'라는 뜻입니다.

노벨상은 인류 안녕과 문명 진보에 기여한 인물을 골라 귀감으로 널리 알리는 상이다.

세계에서 지적인 영역에서 가장 권위있는 상인 노벨상은 어떻게 탄생됐고, 어떤 사람에게 주어지고, 메달에 얽힌 사연은 어떤 것이 있을까?

소설가 한강의 한국 사상 첫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한국인들에게 갑자기 가까워진 노벨상을 알아보자.

알프레도 노벨(1833년 10월~1896년 12월). 그는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거액을 벌었고 사망할 때 대부분이 재산을 기부하면서 노벨상을 만들 것을 유언으로 남겼다.

▶노벨상은 어떻게 탄생됐나

스웨덴에서 태어난 알프레드 노벨이 만들었다.

발명가이자 실업가인 그는 1833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태어나 1896년 12월 63세에 이탈리아 북서부 리구리아 주의 산레모에서 사망했다. 생전에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해 천문학적인 돈을 벌었다.

노벨은 사망 전 대부부의 재산인 3100만 마르크(당시 한화 약 40억 원)를 노벨상 제정해 써달라는 유언을 남겼다.

유언장에는 '지난해 인류에 가장 큰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매년 주라'고 명기돼 있다.

노벨상 시상은 바로 진행되지 않았다. 재단 설립을 비롯한 사회적인 논의 등의 여러 준비가 필요했고, 시상은 그의 사망 5주기인 1901년 12월 10일에서야 시작됐다.

노벨재단은 그의 재산을 관리하고 유언을 집행하기 위해 설립됐다.

노벨은 유언장에서 상을 주는 4개의 기관을 지목했다. 3개는 스웨덴에, 나머지 하나는 노르웨이에 있다.

이 가운데 스톡홀름에 있는 스웨덴 왕립 과학아카데미는 물리학상, 화학상, 경제학상을 수여한다. 또 카롤린스카 의학연구소에서 생리의학상, 스웨덴 아카데미에서 문학상을 준다. 오슬로에 있는 노르웨이 노벨위원회에서는 평화상을 수여한다.

노벨재단은 기금의 법적인 소유주이자 관리자로서 상을 주는 기관들의 공동집행기관 역할을 하지만 4개 기관에서 하는 수상자 선정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는다.

▶상금 마련은?

노벨상 상금은 부문별로 지금의 환율로 14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벨재단은 노벨이 유언으로 남긴 원금 3100만 크로나(현재 기준 2300억 원 정도) 가운데 2800만 크로나(2000억 원 정도)를 기금으로 운용 중이다. 기금은 그대로 두고 이를 활용한 투자 수익이나 이자로만 상금을 준다. 1년간 운용한 이자 수입 중 60% 이상을 상금으로 지급한다.

원금을 까먹지 않고 120년이 넘게 '마르지 않는 샘'이 된 것은 노벨재단의 재테크 비결이다.

1950년대부터는 스웨덴 정부의 허가를 받아 기금의 절반 정도를 주식과 주식형 펀드에 투자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노벨의 유언에 따라 초기엔 '안전한 채권형 투자' 위주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제 불황을 겪으며 주식 등 공격형 투자 비중이 늘었다. 최근엔 헤지펀드, 전환사채, 부동산 등으로 투자처를 확대하며 분산투자 전략을 편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원금 수익에 따라 상금이 적어졌다가 많아지곤 했다.

2000년대 들어 1000만 크로나였다가 2012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800만 크로나로 줄었다가 2017년엔 다시 900만 크로나로 올렸고 2020년엔 2012년 이전 수준인 1000만 크로나로 회복했다.

올해는 100만 크로나를 올려 1100만 크로나를 준다. 6개 분야에서 한화로 80억 원이 넘는 금액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는 비과세 대상이어서 세금은 떼지 않다.

▶상 종류 6개로 늘어

노벨상은 오랫동안 물리학상, 화학상, 생리의학상, 문학상, 평화상 등 5개 부문에 주어졌다.

이어 68년 후인 1969년부터 경제학상을 만들어 6개 부문의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경제학상을 맨 나중에 발표한다.

경제학상은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상이다. 중앙은행이 노벨재단에 돈을 기부했고 이 기금 수익금에서 수상자에게 상금을 준다.

경제학상의 정식 명칭은 5개 노벨상 명칭인 ‘NOBEL PRIZE’가 아닌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스웨덴 중앙은행 경제학상’이다.

6개 부문의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함께 증서와 메달을 준다.

▶누가, 어떻게 뽑나?

노벨상이 최고의 권위를 갖는 것은 엄격한 심사를 통한 수상자 선정 과정에서 기인한다.

수상자 선정 작업은 심사 전의 해 초가을에 시작된다. 기관들은 부문당 약 1000명씩의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는 안내장을 보낸다.

안내장을 보내는 대상은 전년의 노벨상 수상자들과 상 수여 기관을 비롯해 물리학, 화학, 생리학, 의학 부문에서 활동중인 학자들과 대학 및 학술단체 직원들이다.

안내장을 받은 사람들은 해당 후보를 추천하는 이유를 서면으로 제출해야 한다. 자신을 추천하면 안 된다.

간추린 후보자 명단은 그 다음 해 1월 31일까지 노벨위원회에 도착해야 한다.

간추린 후보자는 부문별로 보통 100~250명가량 된다.

2월 1일부터 6개 노벨위는 접수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선정 작업에 들어간다. 각 위원회는 수천 명을 동원해 후보자들의 연구 성과를 검토한다. 필요하면 검토 작업에 외부 인사를 초빙하기도 한다.

각 노벨위는 9~10월초 스웨덴 왕립 아카데미와 기타 상 수여 기관에 추천장을 제출한다.

대개는 노벨위의 추천대로 수상자가 결정되지만 상 수여 기관들이 반드시 이를 따를 이유는 없다.

상 수여 기관의 심사와 표결 과정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며 늦어도 11월 15일까지 최종 수상자를 결정해야 한다.

상은 평화상을 제외하고 개인에게만 준다.

사망자는 수상 후보자로 지명하지 않는 게 원칙이지만 다그 함마르시월드(평화상, 1961년)와 에리크 A. 카를펠트(문학상, 1931년)처럼 생전에 수상자로 지명되면 사후에도 상을 받을 수 있다. 수상자가 결정되면 번복할 수 없다.

상을 주는 사람들은 시상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외교적, 정치적 발언을 해서는 안된다.

▶메달 궁금증

노벨상 메달 전면. 노벨 상반신이 새겨져 있다.

메달은 앞면에 노벨의 상반신 초상과 그의 출생 및 사망연도가 라틴어로 새겨져 있다.

뒷면은 6개 부문별로 도안과 문구가 조금씩 다르다.

과학 및 문학 부문의 경우 ‘발명은 예술로 아름다워진 삶을 더 풍요롭게 한다’는 라틴어 시구가 새겨져 있다.

평화상 메달에는 ‘Pro pace of fratemitategentium(평화와 인류애를 위해)’라는 의미의 라틴어와 함께 3명의 사람이 서로 연결된 모습이 새겨져 있다. 이는 형제간의 유대와 우애, 끈 등을 의미한다.

한편 한국에서는 노벨상 메달을 직접 볼 수 있는 행사가 있었다.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지난 2020년 1월 13일부터 5월 31일까지 'THE PRIZE 노벨상 : 세상을 바꾼 석학들의 유산'이라는 전시회를 열었다. 이랜드뮤지엄이 주관해 역대 노벨상 수상자의 메달 6점과 친필 사인, 소장품 등 157점을 전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