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우와 폭염으로 밥상 물가에 비상등이 켜졌다. 농축산물 가격이 폭등하고 고등어와 갈치 등 수산물 가격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생산자물가는 상승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20(2020년 수준 100)으로, 전월보다 0.4% 올랐다. 지난 6월(0.1%)에 이어 두 달째 상승세다.
전월보다 농산물(8.9%), 축산물(3.8%)을 포함한 농림수산품이 5.6% 올랐다. 이는 지난 2023년 8월(7.2%) 이후 1년 11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이다.
세부적으로 시금치가 171.6% 폭등했고 배추(51.7%), 쇠고기(6.5%), 돼지고기(4.2%), 기타 어류(11.3%), 넙치(9.3%) 등이 큰폭으로 올랐다.
폭염 속 폭우를 맞은 시금치 모습. 정창현 기자
어육(9.3%), 농축채소즙(12.7%), 경유(5.4%), 제트유(6.7%), 관광 숙박시설(49.0%), 휴양 콘도(24.1%) 등도 크게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가 느끼는 물가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 채소 판매대 모습. 정기홍 기자
또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국민 생선' 고등어(신선 냉장·1마리)의 소비자가격은 4380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8.4% 높았다. 한 달 전보다 3.6% 떨어졌지만 평년보다 17.9% 비쌌다.
냉동 고등어 가격도 지난 3월부터 지난해와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가격 상승 원인은 고수온 현상으로 국내에서 주로 소비되는 중·대형어(마리당 300g 이상) 고등어 어획량이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고등어 누적 어획량은 7월까지 7만 7523t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무려 56.8% 많았다.
하지만 부산공동어시장에 위판된 고등어 중에서 중·대형어의 비중은 1.0%로 지난해(12.8%)보다 크게 낮았다. 최근 5년 중 최저다.
수협중앙회 관계자는 "중·대형어 생산량이 부진한 이유는 아직 명확하지 않았으나 고수온의 영향으로 생육이 부진하고 어군이 분산된 결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갈치(신선 냉장) 가격은 지난달 기준 한 마리에 6383원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5% 높은 수준이다. 냉동 갈치 가격도 지난 달 기준 한 마리에 5707원으로 작년보다 38.9%, 평년보다 5.5% 각각 높은 수준이다.
참조기도 지난달 금어기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고 대형소매점 할인율이 떨어지면서 가격이 높게 형성됐다. 지난달 기준 참조기 한 마리 가격은 2143원으로 작년보다 30.1%, 평년보다 9.8% 각각 높았다.
이문희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지난달 폭염과 폭우 등 기상 여건에 따라 작황이 채소 작황이 안 좋았다"며 "쇠고기와 돼지고기는 행락철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폭염으로 인한 생육 부진이나 폐사 증가, 공급 부족이 겹쳤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