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전 대구 수성못에서 숨진 채 발견된 육군 대위의 사망과 관련, 고인이 생전에 부대 내에서 괴롭힘을 당해왔다는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12일 경북도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오후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 화장실 근처에서 총상을 입고 숨진 육군3사관학교 소속 A(32) 대위가 숨진 현장에 유서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 사건을 군사경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하고 있다.

육군 장교가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된 대구 수성못 화장실 옆. 수성구

이 유서에는 그가 전화 폭언 등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 상급자와 동료 등 10여 명의 실명이 적혀 있었다. A 대위는 유서 외에도 부대 생활 중 겪은 일들을 메모로 남기고, 전화 폭언 내용을 녹음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괴롭혔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서에는 또 조문 거부 의사도 명시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사망 직후 빈소를 찾은 육군3사관학교장 등 일부 간부는 유가족의 요청으로 조문을 하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고인이 남긴 기록을 바탕으로 상급자 및 동료 10여 명을 군 수사기관에 고소했다. 경찰은 이 고소장을 군사경찰로부터 넘겨받은 상태다.

A 대위 사망 사건은 9일 오전 6시 29분 한 시민의 신고로 알려졌다. 출동한 경찰과 소방 당국은 총상을 입은 A 대위를 발견했으나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A 대위는 실탄을 소지하는 보직이 아니었고, 사건에 사용된 총기도 개인 지급 장비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소총은 육군3사관학교 생도용 것이었다.

부대에서 수성못까지의 거리는 직선으로 약 38km 떨어져 있다.

군 당국은 A 씨의 총기와 실탄 반출 경위를 수사하고 있지만 아직 실탄의 출처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 또는 자살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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