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부울경 지역은 짧은 장마에 이른 더위 시작, 무더위와 집중호우가 반복됐다.
부산지방기상청은 최근 올 여름철(6~8월) 부울경 기후 특성과 원인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기온
여름철 부울경 평균기온은 25.9도로 가장 더웠던 지난해(25.9도)와 같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평년보다 1.8도 높았다. 6월 말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 8월 하순까지 지속됐다.
역대 순위는 기상관측망을 전국으로 확충한 1973~2025년 총 53년 중의 순위이며, 부울경 평균값 산출에 활용한 관측 지점은 11곳이다.
여름철 기온 순위는 ▲1위 2025년 25.9도 ▲2위 2024년 25.9도 ▲3위 2013년 25.6도였다.
달로는 ▲6월 23.0도(+1.4℃, 1위) ▲7월 27.2도(+2.3도, 2위), ▲8월 27.5도(+1.7도, 3위)였다.
○ 6월 말∼7월 상순 이른 더위
장마철 이후인 7월 말부터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작년과 달리, 올해는 이례적으로 이보다 한 달가량 일찍 더위가 발생했다.
일평균기온은 6월 27일부터 7월 8일까지 2주가량 역대 1위(각 해당일 기준, 7월 4~5일은 2위)를 기록했다. 7월 7일에는 밀양에서 낮 최고기온이 39.2도로 오르는 등 한여름 날씨를 보였다.
○ (7월 하순, 8월 중하순 더위)
7월 하순과 8월 중하순에는 낮 동안 기온이 크게 올랐고, 밤에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며 밤낮으로 무더위가 지속됐다.
더위가 그친다는 처서(8월 23일) 이후에도 늦더위가 이어졌다.
8월 하순의 부울경 평균기온도 28.3도로 평년보다 3.6도 높아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고 거창·합천·밀양 등 6개 지점에서는 8월 하순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 8월 하순 평균기온 순위: (1위) 2025년 28.3도, (2위) 2024년 27.9도, (3위) 2010년 27.4도
○ (더위 발생 원인)
6월 말 이른 더위가 나타난 것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대기 상층에서의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정체된 고기압 구조(CGT) 형성이 주요 원인이다.
CGT(Circumglobal Teleconnection)란 주로 북반구 여름철에 몬순 활동과 관련해 대기 상층 (200hPa)에서 유럽-인도 북서부-우리나라-태평양-북미 부근에 고기압이 나타나 폭염을 발생 시키는 대기 순환 패턴이다.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기온이 더욱 상승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일찍 확장하고 여름철 동안 우리나라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데는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 강화와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온도가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 (폭염)
여름철 부울경 폭염일수는 31.1일로 평년보다 18.7일 많았다. 역대 2위다.
밀양·합천·거창 등 9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가장 많은 폭염 일수를 기록했다.
밀양(54일), 북창원(50일), 합천(49일), 함양군(44일), 거창(43일), 김해(40일), 산청(38일), 창원(36일), 진주(36일) 등이다.
※ 여름철 폭염일수 최다 순위: (1위) 2018년 32.8일, (2위) 2025년 31.1일, (3위) 1994년 28.5일
○ (열대야)
부울경 열대야일수는 15.5일로 평년보다 6.8일 많았다. 역다 6위다.
특히 부산은 열대야일수가 평년(16.3일) 대비 2.5배가 넘는 45일로 1904년 관측 이래 가장 많았다. 두 번째는 1994년(45일)이었다.
일반적으로 열대야는 7월 중순부터 시작되는데, 올해는 더위가 일찍 시작하며 밀양(6월 19일), 부산 (7월 1일) 등 8개 지점에서 관측 이래 가장 이른 열대야가 기록됐다.
※ 여름철 열대야일수 최다 순위: (1위) 2024년 23.5일, (2위) 1994년 21.9일, (3위) 2018년 19.5일, (4위) 2013년 18.2일, (5위) 2022년 16.2일, (6위) 2025년 15.1일 ※ 부산 열대야 일수 순위: (1위) 2025년 45일, (2위) 1994년 45일, (3위) 2024년 39일
▶강수량
장마철 기간이 짧고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여름철 부울경 강수일수는 28.7일로 평년보다 8.5일 적었고(하위 4위), 강수량은 759.4mm로 평년 (774.5mm) 대비 비슷했다.
강수가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으며, 특히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극값을 경신하는 등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했다.
○ (7, 8월 기록적인 호우)
7월 16∼20일에는 중위도 파동 강화로 인한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을 지속적으로 받아 산청에서는 1시간 최다 강수량이 100mm를 넘었다.
또 8월 전반의 경우 3∼4일에는 저기압의 영향으로 충청 이남 지역에, 9~14일에는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와 상층 기압골에 동반된 찬 공기 사이에서 형성된 정체전선 의 영향으로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 1시간 최다강수량 100mm 이상 발생 사례: 단성(경남 산청군): 101.0mm(7.17)
○ (장마철)
북태평양고기압이 빠르게 확장해 올해 장맛비는 평년보다 일찍 시작되고 일찍 종료됐다.
남부 지방은 6월 19일에 장마철이 시작되어 평년보다 4일 빨랐다. 남부지방은 두 번째로 이른 7월 1일에 장마가 종료됐고, 장마철 기간이 13일로 역대 두 번째로 짧았다(가장 짧은 해: 1973년, 남부지방 6일).
작년에는 장마철 기간이 평년과 비슷했고, 여름철 강수 량의 대부분이 장마철에 내린 반면 올해는 장마철 기간도 짧고 장마철 동안 정체전선이 남북으로 진동하며 장맛비가 내리기보다는 6월 20∼21일 많은 비가 집중됐다.
장마철 부울경 강수량은 92.3mm로 평년(382.4mm) 대비 24.3%로 적었고(하위 4위), 강수일수도 5.1일로 평년(17.1일) 대비 절반수준 이하로 역대 두 번째로 적었다.
이은정 부산지방기상청장은 “올여름은 더위가 일찍 시작하여 8월 말까지 장기간 이어진 가운데,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면서 복합 적인 기상재해로 큰 피해와 어려움을 겪었다”며 “지역별로 기록적인 집 중호우, 폭염 등 여러 극한현상이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나며 피해가 발생한 만큼,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해 달라지는 기상재해의 양상을 면밀히 감시하 여 국민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추가 내용
1) 퍼센타일(백분위): 평년(1991~2020년) 동일 기간의 강수량을 크기가 작은 것부터 나열하여 가장 작은 값을 0, 가장 큰 값을 100으로 하는 수임(평년 비슷 범위는 33.33~66.67 퍼센타일에 해당하는 구간임)
<2025년 여름철 고온 원인 분석>
□ 6월 말부터 이른 더위가 나타나, 집중호우로 더위가 주춤했던 7월 중순과 8월 전반을 제외하고, 8월 말까지도 더위가 지속됐다.
□ 고온 시기별 기후학적 원인 분석
○ (6월 말∼7월 상순)
6월 중순에 북태평양고기압이 평년보다 이르게 우리나라 남쪽까지 확장하여 장마가 일찍 시작한 가운데, 6월 말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이 더욱 확장해 우리나라를 덮어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장마철이 종료되고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나타났다(그림 1a).
북태평양고기압의 평년 대비 이른 확장은 열대 서태평양의 활발한 대류 활동과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그림 2, 3).
서태평양의 활발한 대류 활동은 우리나라와 일본 부근 중~하층에 평년보다 강한 고기압성 흐름을 유도(P-J 패턴)햇고, 북태평양의 높은 해수면온도는 충분한 열원을 공급하며 북태평양고기압 발달에 영향을 주었다.
또 대기 상층 (200hPa)에서는 북반구 중위도 지역을 가로질러 정체된 고기압 구조(CGT)가 형성되었는데(그림 1c),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이 지속적으로 위치하며 기온 상승에 기여했다.
이러한 북반구 중위도 고기압 정체 패턴은 인도 몬순과 인도 북서부 지역 대류의 강화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 P-J 패턴(Pacific-Japan Pattern): 주로 여름철 열대 서태평양 지역의 대류활동에 의해 유도되는 남북방향의 대기 파동으로, 일반적으로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활동이 강(약)할 때, 동아시아 지역에 고기압성(저기압성) 순환이 발달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러한 기압계 패턴을 양(음)의 P-J 패턴으로 정의함
* CGT(Circumglobal Teleconnection): 주로 북반구 여름철에 몬순 활동과 관련하여 대기 상층 (200hPa)에서 유럽-인도 북서부-우리나라-태평양-북미 부근에 고기압이 나타나 폭염을 발생 시키는 대기 순환 패턴임
○ (7월 하순, 8월 중하순)
여름철 동안 북태평양의 해수면온도는 높게 유지된 가운데, 7월 하순에 열대 서태평양의 대류 활동이 다시 강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도 우리나라로 확장했다(그림 1b).
또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 고기압이 우리나라 부근으로 확장하면서 티베트고기압과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동시에 받았다.
이러한 특징은 8월 전반에 상층 찬 기압골의 영향을 받으면서 주춤했으나 중순 이후에 다시 이어졌다(그림 1d).
한편 8월 중순 이후에는 인도 북서부 대류 활동이 강화되면서 북반구 중위도 고기압 정체 패턴도 함께 나타나 우리나라 상공에 고기압을 강화시켜 더위가 지속 되는데 영향을 주었다(그림 2).
따라서, 올해 여름 무더위와 관련된 모식도를 그림 4에 포함했다.
【그림 1】 500hPa 지위고도 편차 및 850hPa 바람벡터(a: 6월 29일~7월 10일, b: 8월 15~26일), 200hPa 지위고도 편차(c: 6월 29일~7월 10일, d: 8월 15~26일
【그림 2】 2025년 여름철(6~8월) 대류 활동 편차. 음의 값인 파란색은 평년보다 대류가 활발한 지역임. 대류가 활발하면 구름이 발달하고, 평상시보다 우주로 방출되는 지구 장파복사에너지가 구름에 가려 인공위성에서 적게 탐지되는 원리를 활용함
【그림 3】 2025년 여름철(6~8월) 해수면온도 편차 ※출처: NOAA OISST 재분석자료
【그림 4】 2025년 여름철 고온 원인 모식도
<2025년 여름철 강수 특성 분석>
□ (현황)
여름철 동안 더위가 일찍 시작되고 지속되면서 무더위-집중호우가 반복됐다.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는 평년보다 적었던 가운데, 강수량은 6월 중순, 7월 중순, 8월 전반에 집중됐고, 강수가 좁은 구역에서 단시간에 강하게 내리는 특징을 보였다. 특히, 7월 중순과 8월 전반에는 극값을 경신하는 등 기록적인 호우가 발생했다.
□ 시기별 강수 특성 분석
○ (6월 중순)
13∼14일에는 중국 상하이 부근의 열대저압부로부터 다량의 수증기가 유입된 남부지방과 제주도를 중심으로 150mm 이상의 매우 많은 비가 내렸고, 특히 14일 부산에 매우 강한 비가 내리면서 1시간 최다강수량 61.2mm로 6월 극값을 경신하기도 했다.
또 19일에 남부지방에 장마철이 시작되며 20∼21일에는 우리나라 남쪽의 북태평 양고기압과 북쪽의 찬 공기 사이에서 정체전선이 발달, 많은 비가 내 렸다.
○ (7월 중순)
13일부터 우리나라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상층 찬 공기를 동반한 기압골의 영향을 받았는데, 이 기압골은 우리나라 동쪽에 중심을 둔 북태평양 고기압으로 인해 빠져나가지 못하고 정체되며 20일까지 영향을 주어, 100mm이상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그림 1a).
중순에 우리나라 주변 기압 계가 크게 달라지며 상층 기압골의 영향을 받게 된 것은 그린란드 부 근 북대서양에서부터 동아시아에 걸쳐 중위도 대기 파동이 강화된 것과 관련된다.
특히 국지적으로 단시간에 강한 비가 집중되며 큰 지역 차이를 보였다.
서해상에서 발달한 강한 강수대가 유입되고 지형효과가 더해진 경남 지리산 부근(산청 등)은 매우 많은 비가 내렸다. 또 산청에서는 단 시간에 매우 강한 비가 내려 1시간 최다강수량 7월 극값을 경신하였다.
경남 산청군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지점의 16∼20일 누적 강수량 현황: 시천 793.5mm, 지리산 788.0mm, 단성 786.5mm
극값은 (17일) 산청 86.2mm, (19일) 합천 78.6mm
○ (8월 전반)
8월 전반에는 북극 카라해 부근에서 기압능이 강하게 발달하며 그 남쪽인 유라시아에 걸쳐 상층 기압골이 지속적으로 발달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그림 1b).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유입된 고온 다습한 공기와 상층 기압골에 동반된 찬 공기 사이에서 정체전 선이 발달하며 9∼12일에는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렸다.
【그림 1】 500hPa 지위고도 편차(a: 7월 13~19일, b: 8월 3~13일)
연도별 여름철 부울경 기온, 강수량 등 정보(1973~2025년)
연도별 부울경 평균 폭염일수(1973년~2025년)
연도별 부울경 평균 열대야일수(1973년~2025년)
지점별 2025년 여름철 폭염·열대야 * 부울경 평균 산출 지점(11개소)
연도별 장마철 시종시기 및 기간, 강수량, 강수일수(1973~2025년)
태풍 발생과 영향 개수(1951년~2025년 8월)
태풍 발생과 영향 개수(1951년~2025년 8월)
2025년 여름철 지점별* 계절통계값 순위 경신 현황(5순위 이내). 10년 이상 관측한 종관기상관측지점(15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