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민중기 특검에 구속됐다.

앞서 국회는 지난 11일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을 가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남세진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권 의원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16일 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특검이 청구한 권 의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전 원내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의사를 밝힌 뒤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국민의힘TV

특검은 권 의원이 대선을 앞둔 2022년 1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을 만나 1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지난달 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시작한 영장 심사에서 권 의원에게 1억 원을 전달했다는 윤 전 본부장 진술과 그의 아내가 권 의원에게 전달하기 전 관봉권 1억 원을 찍었다는 사진을 제시했다.

또 '큰 거 1장 support’, ‘권성동 오찬’ 메모가 적힌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 ‘오늘 드린 것은 후보님을 위해 요긴하게 써달라’며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등도 재판부에 제출했다.

아울러 권 의원이 수사 개시 당시 휴대전화를 교체하고 차명 휴대전화로 수사 관계자들과 연락한 정황을 들며 권 의원의 증거인멸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파악됐다.

권 의원은 “특검이 물증 없이 공여자 진술만을 근거로 인신 구속을 시도하고 있다”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은 권 의원이 2022년 2∼3월 한학자 통일교 총재로부터 현금이 든 쇼핑백을 받아 갔다는 의혹, 한 총재의 해외 원정도박 관련 경찰 수사 정보를 통일교 측에 알려줬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검사 출신인 권 의원은 18대 총선 때 강원도 강릉 선거구에서 당선된 후 내리 5선을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동갑 친구로 2022년 대선 캠프에서 비서실장 등을 맡았다.

윤 정부 출범 후엔 친윤계 그룹의 핵심으로 집권당 원내대표 등을 맡는 등 권력의 중심에 섰었다.

권 의원은 구속영장 발부 직후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이번 특검의 수사는 허구의 사건을 창조하고 있다. 수사가 아니라 소설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빈약하기 짝이 없는 공여자의 진술만으로 현역 국회의원을 구속하기에 이른 것”이라며 “아무리 저를 탄압하더라도,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무죄를 받아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