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3만 명인 경북 김천시에서 열린 ‘김천김밥축제’에 이틀간 약 15만 명이 다녀간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10만 명을 훨씬 더 뛰어넘었다.
김천김밥축제는 김천 하면 분식집 ‘김밥천국’이 먼저 떠오른다는 설문조사를 계기로 지난해부터 열렸다.
방문객이 올린 김밤 세트. 어묵과 떡볶기가 곁들여졌다. 엑스
일요일인 26일 경북 김천 사명대사공원과 직지문화공원 등에서 열린 김천김밥축제를 찾은 방문객들이 김밥을 사기 위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김천시
26일 김천시에 따르면 축제 첫날인 전날부터 8만 명이 몰려들었다.
시는 지난해 첫 축제 때 준비한 김밥이 3시간 만에 다 동나 “김밥 없는 김밥 축제”란 비판을 받았던 것을 거울 삼아 올해는 김밥 종류와 수량, 행사장, 셔틀버스, 주차장 등을 4~6배 늘렸다.
냉동 김밥부터 전국 팔도 이색 김밥, 김밥쿡킹대회 수상작, 유명 프랜차이즈 김밥 등 50여 종을 준비했다.
시는 지난해와 같은 '김밥 부족 대란' 사태를 피하기 위해 공급 업체도 지난해 8개에서 4배로 늘렸다.
김천의 식품업체 직원들이 현장 부스에서 김밥을 만들고 있는 모습. 이들은 1시간에 김밥 1000줄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하지만 이런 준비에도 몰려드는 관광객을 감당하지 못해 주차장 6635면은 축제 시작 2시간여 만에 가득 찼고, 행사장 인근 도로 곳곳이 임시 주차장으로 변했다.
네티즌은 "차량은 움직이지도 않고 주차할 곳도 없었다. 셔틀버스는 1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위생도 깔끔해 다양한 종류 김밥을 맛볼 수 있어 좋았다"는 글을 잇따라 올렸다.
한 방문객은 “2시간 걸려 축제장에 도착했는데 인파가 넘쳐 김밥 사는 데만 반나절 가까이 보냈다”고 했다.
준비한 김밥 10만 줄도 축제 마감 시각인 오후 5시쯤 동이 나 김밥 수량을 안내하는 전광판에는 “모든 김밥이 소진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떴다.
김천시는 최근 미국에서 유행한 냉동김밥 및 '케이팝데몬헌터스'의 김밥 시식 장면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관광객이 모인 것으로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해와 달리 김밥 준비 등 축제 여건을 개선했다는 소식에 관광객들이 더 몰렸다.
시는 축제 첫날에 이어 이틀째에도 인파가 몰리자 시는 김밥 10만 명분을 추가로 준비했다. 또 부스별로 1인당 4줄만 김밥을 팔도록 개수 제한도 했다.
한 시민은 현장 취재에 나선 한 언론 매체에 “김천에 이렇게 사람이 몰린 걸 처음 본다”며 “이제 김천 특산물은 자두가 아니라 김밥이라고 자랑해야겠다”고 말했다.
경남 진주에서 툥영(옛 충무) 여자 친구와 다녀왔다는 40대는 "충무김밥이 전국적으로 유명한데 김천에 선수를 뺏긴 듯해 한방 맞은 느낌이었다"고 아쉬워 했다.
그는 또 "여행의 가장 큰 재미는 먹는 것"이라며 "최근 끝난 진주 남강유등축제에서도 대중화한 대규모 지역 음식 코너가 준비됐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이어 "진주헛제사밥, 진주비빔밥, 진주냉면, 남강장어는 물론 고추, 오이, 딸기, 마, 우엉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진주 농특산물을 활용한 음식들이 내년 축제장에 더 많이 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