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군은 7일 기존 도로 인프라를 활용한 '철도교통망 신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남해는 ▲남해∼여수 해저터널 ▲국도 3호선 4차로 확장 ▲남해안 섬 연결 해상국도 등 광역 도로망 완성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중국 후난성 주저우시에서 운행 중인 무궤도 트램 TRT(Trackless Tram) 모습. 이 TRT는 중국중차그룹(CRRC)에서 만들었고 중국에서 만들었다.

▶“관광철도와 산업철도의 결합”

국가철도망 남해∼대전선은 남해에서 경남 하동·산청, 전북 장수·무주, 충북 옥천, 대전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다. 덕유산권·지리산권·남해안권을 연결하는 관광벨트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여기에 남해~사천 우주항공도시~전남 광양항을 잇는 산업철도 연장 구상이 더해지면서 동서 교통축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하고 있다.

장충남 남해군수(오른쬭)가 지난달 16일 경기 의왕시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을 방문해 사공명 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상 남해군

관건은 경제성이다.

이에 남해군은 지난달 철도 전문가들과 간담회를 열고 타당성과 경제성 확보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사공명 한국철도기술연구원 원장은 “철도 1km 건설에는 약 5천억 원이 들고, 해상 교량 등은 일반 교량보다 훨씬 많은 예산과 공사 기간이 필요하다”며 “기존 철도 방식으로 남해까지 연결하기는 경제성(B/C) 측면에서 현실화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남해에 적합한 철도 교통 해결책으로 ‘무궤도 전기열차(TRT)’ 도입을 제안했다.

▶친환경 교통수단 ‘TRT’, 남해형 철도의 미래

TRT(Trackless Tram 또는 Tire-type Rapid Transit)는 지난 2010년대 이후 유럽과 중국 등지에서 실용화된 첨단 친환경 운송수단이다.

기존 철도의 레일 대신 일반 도로 위 안내선을 센서와 인공지능(AI)으로 인식해 주행하며, 여러 객차를 연결해 대량 수송이 가능하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저소음·무공해 교통수단으로, 기존 도로망을 그대로 활용하기 때문에 공사 기간 단축 및 비용 절감 효과가 크다.

특히 TRT는 기존 트램과 달리 레일이 필요 없고, 교량·터널 등 주요 인프라에도 별도의 철로 공사 없이 진입이 가능하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TRT는 중국의 중국중차그룹(CRRC) 관계사들에서 많이 제작되고 있으며, 2019년 말 중국에서 세계 최초로 상업운전을 했다.

현재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 말레이시아 등에서 10개 노선(총 120㎞)이 운영 중이고, 추가로 9개 노선(총 340㎞)이 건설 중이다.

국내는 대전시에서 TRT 시범운행 특례를 받아 대전도시철도 3호선을 TRT로 구축하고 있다.

남해군은 TRT 노선이 현실화될 경우 KTX 환승으로 수도권 접근성 향상은 물론, 사천~남해~전남 여수 관광 트라이앵글 구축으로 지역 관광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남해∼여수 해저터널과 해상국도를 연계해 가덕신공항까지 연결하는 트램 운행 구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해저터널, 남해~사천 항공우주벨트, 가덕신공항 등과 연계한 철도 교통망 확충은 남해가 미래 교통축의 중심지로 도약할 절호의 기회”라며 “TRT는 남해군의 교통 혁신뿐 아니라 대한민국 남해안의 경제·관광·물류 활성화를 이끌 상징적 교통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