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 게임전시회 ‘지스타(G-STAR) 2025’에서 승부 조작으로 퇴출된 프로게이머 마재윤을 호명해 비난 받았다.
정 대표는 이날 “20년 전 게임산업진흥법 입법을 최초로 발의해 제정한 장본인이다. e스포츠 발전을 위한 국회의원 모임을 만들어 회장을 했고, 국회에서 처음으로 스타크래프트 대회를 열었다”고 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14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G-STAR 2025'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델리민주
이어 “당시 서지수 선수와 스타크래프트 시범게임을 했는데 5분도 못 버텨서 패하고 말았다. 그 이후로 게임를 배워서 이윤열, 임요환 선수와도 (경기를) 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지금 생각해보니 과거 세계적인 명성을 날린 임요환을 비롯해 이윤열, 홍진호, 마재윤, 박성준 선수들이 지금은 어디 가서 뭐 하고 있는지 생각하게 됐다”며 “실제로 은퇴한 프로게이머들이 제도권 내 자리잡지 못하는 현실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가 언급한 마재윤은 수차례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지난 2010년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영구제명 됐다.
정 대표의 발언에 스타크래프트 갤러리는 15일 성명문을 통해 “승부조작으로 한국 e스포츠에 돌이킬 수 없는 상처를 남긴 인물을 레전드 프로게이머와 한 줄에 세워 회상하듯 언급한 것은 e스포츠의 역사를 모욕하고, 팬들이 지켜온 노력과 슬픔을 가볍게 여긴 매우 부적절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마재윤은 단순히 한 경기에서 실수를 한 선수가 아니라, 다른 선수들까지 끌어들인 당사자로서 법원의 유죄 판결과 영구 제명이라는 엄중한 평가를 받은 인물”이라며 “K-게임 미래전략 간담회에서 집권 여당 대표가 마재윤의 이름을 함께 올린 것은 단순한 ‘실수 한마디’로 치부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 대표를 향해 “공개적으로 사과해야 한다”며 “유감 표명이 아니라 왜 이러한 이름 나열이 부적절했는지, 승부 조작이 한국 e스포츠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에 대한 인식과 반성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더불어 “e스포츠와 게임 산업을 논의하는 자리에 나서는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기본적인 역사와 사건 경과조차 숙지하지 않은 채 행사에 참석하는 관행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