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론스타 소송 승소와 관련해 '공 가로채기’ 비난이 증폭되자 뒤늦게 태도를 바꿔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잘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 총리는 지난 18일 저녁 브리핑을 열고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의 4000억 원대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승소한 사실을 발표했다.

김 총리는 20일 정부의 론스타 소송 승소와 관련해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언제 한동훈 전 법무장관을 만나면 ‘취소 신청 잘하셨다’고 말씀드릴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9일 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와 한국 정부 간 국제투자분쟁(ISDS) 판정 취소 소송에서 한국 정부가 승소한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은 정성호 법무장관이다, 두 사람은 승소와 관련해 '공 가로채기’ 논란이 증폭되자 20일 뒤늦게 태도를 바꿔 한동훈 전 법무장관(전 국민의힘 대표)에게 “잘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KTV

그는 “론스타 승소에 많은 분이 애쓰셨다. 정홍식 법무부 국장, 조아라 법무부 과장, 김준희 변호사, 김갑유 변호사, 김준우 변호사, 전요섭 금융위 국장에게 감사 전화를 했다”고 했다.

앞서 김 총리는 브리핑에서 “새 정부가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라며 “국가 재정과 국민 세금을 지켜낸 중대한 성과며, 대한민국의 금융감독 주권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했었다.

정 장관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론스타 승소 배경엔 한동훈 당시 법무장관의 소신 있는 결정이 있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그는 “론스타 소송 승소 후 숟가락 논란이 일어나고 과거 중재 취소 신청과 관련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며 “당시 한동훈 법무장관은 가능성을 믿고 취소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잘 하신 일”이라고 덭붙였다.

앞서 한 전 장관은 2023년 9월 법무부 장관 재임 때 ISDS 판정을 뒤집을 수 있다며 취소 신청을 결정했다.

2022년 8월 31일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이 31일 오후 경기 과천시 법무부 청사에서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사건 판정 관련 정부 입장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YTN

한 전 장관은 정부의 승소 사실 발표 이후 “민주당은 론스타 취소 소송에 대해 ‘한동훈의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고 비아냥댔다”며 “민주당은 황당한 자화자찬 대신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장관은 이날도 라디오에 나와 “저의 공이라고 말을 하려는 게 아니라 뜬금없이 아무것도 안 한 총리가 나와서 ‘새 정부의 쾌거’라고 얘기하는 것이 마치 이재명 정부이기 때문에 이겼다고 말하는 태도를 지적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론스타 승소’와 관련해 “정부 고위 인사들이 이재명 정부 외교 성과라고 자화자찬하는 모습은 황당함을 넘어 철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할 일은 철없는 자화자찬이 아니라 우리 외환시장 안정성이 투기자본에 휘둘리지 않을 근본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했다.

송 원내대표는 “(2022년에) 항소 결정을 하니 ‘승소 가능성 제로’, ‘국고 축낸다’ 식으로 비난을 퍼부은 사람이 현재 대통령실 고위 공직자로 있다”며 “론스타 문제는 여야 진영의 문제가 아닌 국익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자원(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는 윤석열 정부 탓, 집값 폭등도 윤 정부 탓하더니 론스타 승소만은 이 정부 덕인가”라며 “잘되면 내 탓, 잘못되면 남 탓의 자세로는 국정을 온전히 이끌 수 없다”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