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2, 1, 발사!”
칠흑같은 어둠이 깔린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굉음과 함께 솟아올랐다.
누리호의 핵심 임무는 싣고 간 총 13개 위성을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27일 오전 1시 13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가 4번째 발사에 성공해 임무 수행에 들어갔다. 지난 2023년 5월 누리호 3차 발사 이후 2년 반 만이다.
발사체인 누리호는 이날 주 탑재 위성과 큐브(초소형) 위성 13기를 발사 12분 만에 600㎞ 고도에 안전하게 올려놓았다.
이번 발사는 민간 기업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발사체 제작과 조립을 주도하고, 발사 운용에 참여한 첫 사례다.
또 한국에서 쏘아올린 7번째 발사체다.
누리호는 이날 0시 55분에 발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압력 센서에 이상이 생겨 한 차례 연기된 오전 1시 13분 발사됐다.
이륙 후 122.3초 만에 1단 발사체가 분리됐고(고도 65.7㎞), 230.2초엔 페어링(머리 부위 덮개)이 분리됐다(고도 211.1㎞). 이어 263.1초 만에 2단 발사체 분리(고도 263.1㎞)가 이뤄졌다.
이후 3단 발사체가 741.1초 만에 목표 고도 600㎞에 도달해 위성이 차례대로 사출됐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가 분리된 뒤 20초 간격으로 큐브 위성들이 2개씩 분리됐다.
위성들을 모두 분리한 3단 발사체는 이들 위성과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멀리 기동한 이후 남은 연료와 산화제를 우주 공간으로 방출하고서 비행을 끝냈다.
발사체에 실려 올라가 분리돼 궤도로 나가는 사출 위성들은 기상 관측, 의학 실험 등 각기 다른 임무를 수행한다.
주 탑재 위성인 차세대 중형위성 3호에는 오로라와 대기광을 관측해 우주의 날씨 현상을 연구하는 카메라가 탑재돼 있다.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서는 태양빛이 약한 시간대에 600㎞ 상공 태양동기궤도에 진입해야 한다. 누리호를 밤에 쏜 이유다.
우주항공청은 "누리호 주 탑재 위성의 임무 중 하나가 오로라 관측이기 때문에 야간에 발사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에는 ‘바이오 캐비닛’도 탑재돼 우주에서 3차원(3D) 프린터로 생체 조직을 만들고 줄기세포를 키우는 실험을 한다.
차세대 중형위성 3호에 탑재된 ‘바이오 캐비닛’. 우주에서 3D 프린터로 생체 조직을 만들고 줄기세포를 키우는 실험을 한다. 우주항공청
우주의약 전문 기업인 스페이스 린텍이 제작한 소형 위성인 ‘BEE-1000’도 탑재돼 암 치료제 성분을 우주에서 결정체로 만드는 실험을 한다.
이 말고도 초소형 위성들도 탑재돼 있다.
연세대 출신을 중심으로 창업한 스타트업 우주로테크의 ‘코스믹’은 우주 쓰레기(위성)를 없애기 위한 방법을 검증하고, 한국항공대가 만든 기업인 쿼터니언의 ‘퍼셋-01’은 해양 쓰레기를 탐지한다.
한편 누리호는 2021년 1차 발사에선 위성을 목표 궤도에 올리지 못했다. 이후 2022년 2차에서 두 차례의 일정 연기 끝에 발사에 첫 성공을 했고 2023년 3차 발사도 연이어 성공했다. 3차 발사 때부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민간 기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