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수사 외압 의혹'의 당사자인 엄희준 검사가 안권섭 특별검사팀에 해당 건을 폭로한 문지석 검사를 무고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엄 검사는 지난 1973년 경남 밀양에서 태어나 대구 영신고, 서울대 경제학부를 졸업했다.
엄 검사 측 변호인은 이날 오전 특검팀이 현판식을 열고 수사를 개시하자 곧바로 특검팀 사무실을 방문해 이 같은 내용의 수사 요청서를 제출했다.
'쿠팡 수사 외압 의혹'의 당사자인 엄희준 검사가 지난 10월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국회방송
엄 검사 측은 “본건 사실관계를 명백히 규명한 후 문지석 광주지검 부장검사를 무고죄로 엄중히 처벌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수사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엄 검사는 인천지검 지청장 시절이던 지난 4월 쿠팡의 일용직 근로자 퇴직금 미지급 사건 관련해 수사를 담당한 문지석 당시 형사 3부장검사의 기소 의견을 묵살하고 무혐의 처분을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문 검사는 엄 검사와 김동희 차장검사가 올 4월 18일 대검찰청에 사건 관련 보고서를 제출하면서 혐의를 입증할 핵심 증거에 해당하는 쿠팡 관련 노동청 압수물 내용을 누락시켰다고 주장했다.
또 상급자인 엄 검사가 쿠팡 사건을 불기소(무혐의) 처분하도록 압력을 행사했고 당시 사건을 담당한 주임검사를 따로 불러 무혐의 처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엄 검사 측은 해당 주장이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압수물 누락에 대해선 “김동희 검사는 4월 18일 대검에 노동청 압수물 내용과 문 부장검사의 입장까지 보고했다”며 “검찰 메신저 대화 내역 등 객관적 증거자료가 그대로 남아있다”고 반박했다.
무혐의 강요 의혹건에는 “3월 5일 회의에서 문 부장검사는 쿠팡 사건을 무혐의하는 것에 대해 동의했고 관련 메신저 내역이 남아있다”고 했다.
무혐의 가이드라인 의혹과 관련해선 “주임검사가 먼저 엄 검사에게 무혐의 의견을 제시했고 주임검사 의견대로 처리하라고 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엄 검사 측은 “문 부장검사가 사전 보고 규정을 무시한 채 독단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한 혐의 등으로 대검에서 감찰을 받게 됐다”며 “지휘권자인 엄 검사를 처벌받게 하고 자신의 감찰 혐의를 면탈하려는 목적으로 허위 사실로 엄 검사를 무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엄 검사는 쿠팡 측과 아무런 관련이 없고 쿠팡 관련 사건 처리를 왜곡할 그 어떤 동기도 없다”며 “상설특검은 위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양측 모두에 균형감 있는 공정한 수사를 진행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