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는 일상에서 소소해 지나치는 궁금한 것들을 찾아 이를 흥미롭게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합니다. 유레카(eureka)는 '알았다!'라는 뜻입니다. 편집자 주

4일 방송된 KBS 프로그램 '팔도밥상' 신년기획 '기운찬 새밥을 짓다'에서 전남 신안군 임자도의 특산 민어와 대파 등 겨울맛을 소개하더군요.

이를 보던 가족이 "임자도의 한자가 뭘까?"라고 하더군요. '임자'라는 낱말이 호칭과 같다며 한 말입니다.

기자가 "느낌상 임할 임(臨), 사랑 자(慈) 정도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하고선, 곧바로 찾아보니 전혀 다른 한자였습니다.

임자도는 들깨 임(荏), 아들 자(子), 섬 도(島)입니다. 임자(荏子)는 주로 기름을 짜서 먹는 '들깨'란 뜻입니다.

들깨가 많이 자라는 곳이라 한자 '임자'를 붙인 이름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임자도는 예전엔 들깨가 유명했으나 지금은 대파, 새우젓, 민어 등이 주요 특산물이라고 합니다.

전남 신안군 임자도 위치도.지도 중간 맨 위의 섬이다. 임자(荏子)는 '들깨'란 뜻이다. 구글 맵

흑임자의 알곡(씨) 모습. 흑임자는 '검은 참깨'를 뜻한다.

기자가 과문(寡聞·보고 들은 것이 적음)해 '임자'가 '들깨'란 건 금시초문, 아예 들어본 적이 없어 그 유래가 궁금했습니다.

그 순간 가족이 "맞다. 참깨에 흑임자가 있다"고 하더군요.

'흑임자'도 처음 듣는 말이라 또 찾아보았습니다.

흑임자는 들깨가 아닌 참깨의 용어였습니다. 한자로 '흑임자(黑荏子)', 영어론 '블랙 세사미(black sesame)'입니다.

임자(들깨)는 꿀풀목 꿀풀과이고, 흑임자(검은 들깨)는 꿀풀목 참깨과에 속하는 1년생 식물의 씨앗입니다. 즉, 임자는 꿀풀과이고 흑임자는 참깨과로 분류 기준상 다릅니다.

그런데 들깨와 참깨는 '깨'라는 말로 통용되지만 냄새(고소함) 빼곤 모두 다릅니다. 고소한 냄새도 둘은 서로 다르지요.

외향을 비교해 보겠습니다.

들깨와 참깨 알곡(씨)의 구별은 쉽습니다.

들깨 씨는 아주 작고 동그란 알갱이로 품종에 따라 회백색, 짙은 갈색, 검은색을 띱니다. 참깨는 들깨보단 상대적으로 크고 타원형으로 미색, 검은색(흑임자), 황색, 갈색 등 다양합니다.

참깨류인 참깨와 흑임자(검은 참깨)는 크기나 모양에서는 차이가 없습니다. 둘의 학명은 Sesamum indicum으로 같습니다. 다만 색깔이 다른데, 참깨는 미색인 반면 흑임자는 검은색입니다.

깨의 명칭들인 임자(들깨), 흑임자(검은 참깨), 참깨의 차이를 알아 보았습니다.

글을 두서없이 끝내며, 들깨를 뜻하는 한자 '임자(荏子)'에다 왜 '흑'자를 붙여 '흑임자(黑荏子)로 써 '검은 참깨'로 해석했는지 궁금증은 더합니다. 임자는 들깨란 뜻이기 때문입니다.

덧붙이자면 '깨가 쏟아진다', '깨소금 맛'에서의 깨는 문맥상 참깨와 들깨를 다 포함합니다.

우리 사회는 여기에서의 깨는 들깨가 아닌 참깨로 인식하고 통용합니다.

하지만 왜 '참깨소금 맛'이라고 딱 부러지게 하지 않고 '깨소금맛'이라고 했을까요. 맛은 다르지만 고소한 맛이 나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짐작도 해봅니다.

■들깨와 참깨, 검은 참깨 차이

대(줄기)와 껍질 등 외향이 전혀 다르고, 알곡의 모양과 색깔도 다릅니다.

<대(줄기)와 알곡 껍질 구별>

말린 들깻대 모습. 원 줄기에서 작은 줄기들이 나 있다.

들깨 줄기와 알곡이 들어 있는 갈색 껍질 모습.

참깨 줄기와 알곡이 든 껍질 모습

참깨를 쪄 묶어 놓은 모습. 들깻대와 달리 원줄기 하나에 깨껍질이 달려 있다.


<알곡(씨) 구별>

들깨 씨 모습. 진한 회색이 주류이지만 짙은 갈색도 보인다.

들깨 모습. 미색이다.

흑임자로 불리는 검은 참깨 씨 모습. 이상 정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