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구 민심] 코로나 확진 검사 이면에 드러난 꼼수들
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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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08 18:07 | 최종 수정 2022.04.17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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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면1
"여보세요? 코로나 확진 진료를 받으려는데 진료비와 약값이 있습니까?"(확진 의심자) "예, 진료비 1만원을 내셔야 합니다"(이비인후과 여직원)
이 의심자는 전화를 끊고 관내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다. 보건소 직원은 "보건소 인력이 달려 위탁한 건데 왜 진료비를 내요?"라며 반문했다. 다시 의원에 전화를 했더니 그제서야 그냥 오라고 했다.
방역 당국은 코로나19 확진이 폭증하자 동네 병·의원을 위탁 기관으로 지정해 보건소에서 감당하던 진료 업무를 대신 보게 했다. 따라 진료비는 물론 조제 약값을 낼 이유가 없다. 다만 위탁지정된 병·의원이어야 하고, 재택치료가 풀리는 1주일 이후에는 일정액의 진료비와 약값을 지불해야 한다.
# 장면2
"여보세요? 몸이 꽉 잠기고 숨이 넘어갈 듯 고통이 심해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고 합니다" "이러다가 죽을 것 같아요. 오래 기다려도 되니 진료 한번 봐주세요. 제발 부탁합니다"(50대 여성)
"아, 오늘 진료는 다 찼습니다. 다 찼다니까요. 내일자로 예약해 주세요"(이비인후과 여직원)
지난 8일 엄청난 목 통증에 코로나 확진이 의심된 한 시민이 대면진료를 하는 이비인후과 직원과 한 전화 대화 내용이다. 이 여성은 극심한 목통증에도 5분여간 읍소를 한 끝에 가까스로 오후 늦게 진료시간을 잡을 수 있었다.
코로나 확진자 진료를 위탁 받은 동네 병·의원에서 일어나는 진료 과정의 두 장면이다. 정부가 코로나 확진자 관리에 손을 놓은 이후, 현장에서는 이 같은 꼼수와 불편이 줄을 잇고 있다.
10일 현재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1500만명을 넘었다. 국민 10명 중 3명이 감염된 셈이다. 하지만 이는 드러난 공식적으로 드러난 수치일뿐 전문가나 국민은 절반 이상은 감염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실제 젊은층을 중심으로 무증상 확진자가 많고, 걸려도 검사를 하지 않고 생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오미크론이 독감 수준의 증상에다 7일간의 격리가 생업에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정부는 2년 간 극단의 통제 위주 방역 정책을 해오다가 감염자가 폭증하자 손을 놓은 상태다. 국내외에 자랑하던 K방역의 실체는 다른 국가와 달리 극단의 통제 위주로 해왔기에 가능했다는 지적도 지속돼 왔다.
문제는 위의 사례처럼 아직도 현장 위탁 검사에 혼돈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확진자의 상태가 갑자기 악화돼 동네 의원을 찾으려고 하지만 곧바로 예약이 되지 않은 곳이 있고, 이 참에 은근슬쩍 진료비를 받으려는 얌체 의원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오미크론 증상이 독감 증세와 비슷하지만 주위에는 증상이 심해 고생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때문에 '주는대로' '하라는대로' 하는 사람들이 상당한 게 현실이다. 코로나에 대한 극심한 불안 심리를 악용하는 사례는 없어야 한다.
방역 당국(지자체)은 동네 의원들의 고무줄 같은 진료비와 약값 실태를 시급히 점검해야 한다. 이와 함께 진료를 대행하는 병원(주로 이비인후과 의원)이 아닌 일반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진료비를 줘야 한다는 것 등도 홍보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