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경남뉴스가 오는 4월 10일 치러지는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를 앞두고 부울경의 지역구별 후보자와 내세운 정책, 여론 등 경쟁 구도를 점검합니다. 전략공천(단수공천) 등으로 여야 대진표가 짜여진 곳과 격전지를 우선으로 연재를 합니다. 편집자 주
■산청-함양-거창-합천
▶총론
오는 4월 10일 제22대 총선(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산청·함양·거창·합천 선거구 유권자들은 남달리 혼란스럽다. 국민의힘 김태호 지역구 의원이 당의 '중진 험지 출마' 요구로 경남 양산을로 지역구를 옮겼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지난 20대(2015년) 총선엔 불출마했고, 4년 전인 21대 때는 공천에서 탈락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김 의원은 거창군 가조면 일부리에서 태어나 경남도의원과 거창군수, 경남도지사(32·33대)를 지냈다.
이처럼 선거 잘하기로 소문 난 김 의원이 떠난 무주공산(無主空山) 지역구엔 ▲국민의힘 신성범 예비후보(60) ▲더불어민주당 김기태 예비후보(63) ▲무소속 신덕재 예비후보(62)의 3파전을 벌인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신효정 예비후보(63), 이회창 자유통일당 예비후보(60)가 완주할 지도 관심이지만 큰 변수는 못 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 모두가 60대다.
이 지역구는 지리산을 둘레로 상대적으로 조용한 농촌 지역이어서 보수층이 두껍다. 60대 이상이 많고 젊은층은 절대수가 적다. 경남 도내에서 가장 연령대가 높다. 보수당인 국민의힘의 공천 자체를 당선으로 볼 정도다.
역대 총선 결과도 보수 정당의 독주였다. 무소속 출마 후보의 경우도 거의가 보수정당 출신들이었다.
4년 전인 지난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김태호 후보는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에서 컷오프(공천 탈락)돼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는 42.59%를 얻어 강석진 미래통합당 후보(36.46%), 민주당 서필상 후보(17.94%) 어렵지 않게 따돌렸다. 두 보수 후보가 경쟁했는데도 서 후보를 너끈히 이겼다.
앞선 20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강석진 후보가 62.67%를 얻었고 민주당 권문상 후보는 25.55%에 그쳤다.
▶후보들 이력 등 면면
보수 지역이라서 언제나 국민의힘 내에서의 예비후보 경선이 치열하다. 이번 총선에선 김 의원이 당 중진의 험지 출마 요구로 양산을로 옮겼고, 이 지역구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하는 신성범 예비후보가 낙점됐다.
신 예비후보는 거창 출신으로 거창고와 서울대를 나와 KBS 기자를 했다. 친이(친이명박)계로 원내 대변인도 했다.
그는 지금의 선거구가 획정(조정)되기 전 산청·함양·거창 선거구에서 18대와 19대에서 내리 승리했다. 결과적으로 '거함' 김태호 의원을 다른 지역구로 밀어낸 격이 됐다.
지난 20대 총선(2016년) 새누리당 공천에서는 친박계의 강석진 후보에게 밀려 탈락했다. 다음 해 유승민 의원 등이 창당한 '바른정당'에 들어가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위원장을 했다.
20대 대통령선거 때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 지난 1월 이번 총선 산청·함양·거창·합천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고 지역구 현직 의원이 다른 지역구로 떠나면서 어부지리로 단수 후보로 추천됐다.
민주당은 합천군의회 의원을 역임한 김기태 민주당 산청·함양·거창·산청 지역위원장을 대항마로 내세웠다. 지역적으로 보면 김 예비후보는 합천 가야면에서 태어나 해인중을 졸업해 신 예비후보의 거창과 경쟁하는 구도다. 경기 수원 수성고와 순천향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한 뒤 LG화재 합천 가야대리점을 운영했다.
김 예비후보는 현재 민주평통합천군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이전 경력은 자치분권경남연대 공동대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 합천군 행정혁신협의회 위원 등이다.
보수색이 강한 이 지역에서 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가야면 지역구 합천군의원이 됐다.
이후 열린우리당(현 민주당) 합천군 당원협의회 회장을 맡았고 합천군수에 두 번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그는 지난 3월 1일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예비후보는 "윤석열 대통령 집권 후 지역 불균형과 지방 홀대는 더욱 심해지고 있다"며 "양곡관리법 거부권 행사, 경남 서부내륙의 남부내륙철도사업의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 등은 지역소멸 심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무소속 신덕재 예비후보는 농업회사법인 한둘푸드㈜ 대표다. 거창군 위천면 항산마을에서 태어났고 지역에서는 '두부왕 신덕재'로 통한다.
그는 “약초두부를 생산해 농민소득 향상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간의 학력이나 이력이 화려한 후보와 달리 자수성가한 경영인으로 홍보한다.
그는 어릴 때 고향을 떠나 두부와 콩나물을 만들어 수도권에서 크게 히트를 친 사업가다. 그는 출마의 변을 통해 ”고향에 사람 몸에 이로운 두부, 콩나물 공장을 세워 청년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싶다“고 밝혔다.
▶각 후보의 총선 전략과 공약
국민의힘 신 예비후보는 총선 전략으로 "지역을 바꾸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밝혔다. 전국에서 그 중 낙후된 지역이어서 활력을 불어넣는데 주안을 두고 있다. 인구소멸, 지역소멸, 고향소멸 등 지역 위기에 대처한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지역구에서 육아와 교육, 어르신 돌봄의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복안이다.
그가 내놓은 5대 공약은 ▲이차전지와 전기차 부품기업 유치 ▲지역을 대표하는 스타트업 지원 ▲육아·교육·어르신 돌봄의 성공모델 창출 ▲농민의 목소리 정책에 반영하는 시스템 구축 ▲국회에 인구소멸대책 특별위원회 설치 등이다.
민주당 김 예비후보도 마찬가지로 당면한 지역소멸 극복 정책 대안을 마련했다. 농업과 농촌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것이다.
김 예비후보는 ▲공공의료원·공공요양원 등 의료복지 ▲지리산·덕유산·가야산 평화 관광벨트 구축 등 관광산업 ▲4개군 순환 간선버스 도입 등 교통복지 ▲지방의대 유치 등 교육 ▲농·임산물 복합가공기업 유치 등 5개 세부 공약을 내놓았다.
무소속 신 예비후보는 이색 후보다. 하지만 그는 지극히 보통 사람이다. 그는 "정치가 달라져야 보통 사람들의 삶이 달라진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지난달 23일 거창군청 브리핑룸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거창군 위천면 황사마을에서 태어나 위천초교, 위천중, 거창상고(현 거창중앙고)를 졸업했다. 거창상고 졸업 후 40여년간 두부와 콩나물 판매 사업으로 사업가 입지를 굳혔다. 인천과 경기 여주 등에 두부라면 공장을 운영 중이다. 신 후보 이름 석자 앞에는 두부왕이라는 접두사가 붙는다.
신 예비후보는 출마의 변으로 “지역구는 이른바 도시소멸 인구절벽 위기에 처해져 있고 인구소멸 문제를 타개하기 위한 적임자로 자부한다"며 "도시재생을 위해 세부적인 계획의 수립과 실행할 수 있는 능력 있는 전문가"라고 강조했다.
그는 "밑바닥 흙수저로서 입신양명하고 기업을 일군 경영인, 서민의 아픔을 잘 인지하는 정치인이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선거전을 펼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선거 전략은 ▲제한적이지만 전통적 지지 세력을 유지·강화 ▲부동층 유권자의 태도나 행동 변화를 이끌어 내 부동층 유권자 최대한 흡수 ▲상대 후보자를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유권자의 태도 중화 등을 내세웠다.
신 예비후보는 특히 "지역구에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신 예비후보는 함양군 주요 공약으로 ▲함양군이 청정지역인만큼 백신 제조회사 유치 ▲관광산악열차 건립 ▲항노화 전문 병원 유치 ▲농민들을 위한 대규모 농민회관 건립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식품업에 노하우가 있다. 당선되면 제일 먼저 스마트 농업프로젝트를 수립하겠다"고 했다.3명의 예비후보의 공약은 지역구가 대표적인 농산촌 지역이어서 크게 차이는 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이번 총선은 보수 텃밭을 탈환할 수 있느냐의 문제다. 지역 정가에선 돌발 변수가 나오지 않으면 보수인 신 예비후보의 승리를 대체로 예상하고 있다. 민주당 김 예비후보와 무소속 신 예비후보가 신선한 정치바람을 몰고와야 한다고 주문한다.
이 외에 강석진 지역구 전 의원(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부인인 신효정 예비후보(63)가 국민의힘 경선에 나섰으나 신 예비후보에게 밀렸다.
신 예비후보는 (사)한국여성연맹 이사이며 지역 정가에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희창 자유통일당 예비후보(60)도 출마를 저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