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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안 돼"...가수 나훈아 씨의 인천 공연장서 터져 나온 소리

은퇴순회 첫 인천 공연서 은퇴 재확인
"은퇴 후 연예계 쳐다도 안 봐"

천진영 기자 승인 2024.04.28 21:27 | 최종 수정 2024.05.05 00:02 의견 0

이 시대 최고의 가수 나훈아(77) 씨가 27일 인천 연수구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고마웠습니다–라스트 콘서트’ 전국투어에서 은퇴를 재확인했다. 나훈아 씨는 올해 58년간의 가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기로 하고 이날 첫 공연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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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안 가본 데 가볼 기고, 안 묵어 본 거 묵어 볼 기고, 다리 멀쩡할 때 내 하고 싶은 거 다 할 깁니다”라고 은퇴 이후 일정을 언급했다.

이어 “(은퇴 이후엔) 피아노 앞에 앉지도, 기타도 만지지 않을 것”이라며 “살짝 옆 눈으로도 연예계 쪽은 쳐다도 안 볼 것”이라고도 했다.

이 같은 언급에 여기저기에서 “안돼~”라는 팬들의 고함이 터져 나왔다.

나훈아 씨는 이날 초대 가수 없이 혼자서 2시간 40분 동안 22곡을 열창하면서도 한 치의 흔들림이 없었다.

나훈아 씨는 ‘고향역’과 ‘18세 순이’ 등 여섯 곡을 부르며 매번 옷을 갈아 입었다.

‘18세 순이’를 부를 때는 파격적으로 분홍색 망사 상의와 주름치마를 입었다.

무대 위 반투명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옷을 갈아입는 퍼포먼스에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는 “오늘 여러분이 본전 생각나지 않도록 옷을 15번 갈아입겠다. 노래도 흘리지 않고 한 소절 또박또박 지키며 하겠다”며 익살도 떨었다. 이어 ‘체인지’, ‘홍시’, ‘무시로’, ‘테스형’ 등 히트곡과 최신곡을 번갈아 열창했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으로 지난 1997년 전남 소록도에서 한센병 환자를 끌어안고 노래했던 위문 공연이라고 했다. "가슴 뭉클한 공연"이라고 했다.

1996년 일본 오사카 슈퍼콘서트에서 ‘독도는 우리땅’이라고 외쳐 협박을 받았던 공연은 “목을 걸어 놓고 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앵콜’ 대신 우리말인 ‘또!’를 외쳐 달라, ‘트로트’라는 일본식 표현 대신 ‘전통 가요’라고 하자고도 주문했다.

저간에 나온 건강 이상설에는 “2월 스물다섯 가지 피검사를 했다. (너무 건강해) 의사가 깜짝 놀랐다”며 일본어로 된 건강검진표를 공개했다.

나훈아 씨는 “요새 정치하는 것들 짓거리가 가당찮으니 국회의사당을 향해 ‘띠리’를 외치자”거나 “사람이 죽거나 말거나 혼자서 결정하는 이상한 집단인 북한을 향해 ‘띠리’를 외치자”며 정치 세태 풍자도 했다.

이날 마지막 장식곡 ‘사내’를 부르기 전에는 “여러분 고마웠습니다 진짜!”라고 인사를 하며 복받친 표정으로 노래를 시작했다.

노래 말미의 ‘사내’를 ‘훈아’로 바꿔 “훈아답게 살다가/훈아답게”로 바뀌 부르고선 대뜸 “갈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드론에 그의 마이크를 띄워 보냈다. 그는 무릎 꿇고서 관객에 절을 올린 뒤 퇴장했다.

한편 나훈아 씨는 지난 2월 ‘마이크를 내려 놓는다’는 편지와 함께 전국 투어 일정을 공개했다.

나훈아 씨는 이날 인천을 시작으로 ▲5월 11일 충북 청주 ▲5월 18일 울산 ▲6월 1일 경남 창원 ▲6월 15일 충남 천안 ▲6월 22일 강원 원주 ▲7월 6일 전북 전주에서 전국투어 콘서트를 한다.

올 하반기에 다른 공연도 예정돼 있어 ‘진짜 마지막 공연’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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