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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산불, 안심할 때가 가장 위험한 때'(정석원 경남 거제부시장)
어느덧 보이는 산모롱이마다 녹음이 우거지는 만록의 계절이 왔다. 건조한 봄철을 지나 생풀이 돋고, 초목에 활력이 넘치는 이 시기엔 산불 담당 공무원들의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높아진 습도로 인해 산불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까닭이다.
거제시는 2023년 11월부터 올해 5월까지를 산불조심기간으로 지정하고 각 지역 여건에 맞는 산불방지종합대책을 수립하여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했다. 아울러, 산불감시원 180명을 산불취약지역에 배치해 감시활동을 전개했으며 주기적인 산불진화훈련을 실시했다.
특히나 위험도가 높은 3~4월에는 산불대책 관계관 회의를 개최해 유관기관들과 의견을 나누었으며 산불예방 버스 랩핑광고 운영 등 체계적인 산불예방활동을 추진했다. 올해 발생한 1건의 산불도 이러한 노력 덕분에 큰 피해 없이 초기에 진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이상기후로 나날이 더워지는 날씨에 전국 곳곳에서 산불이 연중 발생하고 그 규모 또한 대형화되는 추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기온이 1.5도 높아지면 산불기상지수가 8.6% 상승하고 2.0도 오르면 상승폭은 13.5%로 커진다. 여름에는 산불이 나지 않는다는 기존의 통념을 벗어나 하절기의 고온건조한 기온이 산불발생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소리다.
실제로 재작년 5월 31일, 밀양시 부북면에서 발생한 대형산불로 하루아침에 660ha에 달하는 귀중한 산림자원이 소실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는 산불조심기간이 끝나도 산불은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따라서 다음의 산불예방 안전수칙을 기억하고 실천하여 우리의 산림자원을 보호하고 관심을 기울여주실 것을 시민분들께 당부드린다.
첫째, 산림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토지에서 논·밭두렁을 태우거나 영농부산물 등 각종 쓰레기 소각하지 않기
둘째, 입산통제구역이나 통행이 제한된 등산로에는 출입하지 않기
셋째, 입산이 가능한 지역이라도 라이터, 버너 등 화기나 인화물질을 휴대하지 않기
넷째, 산림 또는 산림과 가까운 곳에서는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지 않기
다섯째, 화목 난방기의 타고 남은 재는 반드시 물을 뿌린 후 산불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장소에 버리기이다.
산불의 대부분은 입산자 실화와 영농 부산물·쓰레기 불법 소각 등의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위의 안전수칙들로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산불은 한 번 발생하면 회복하기까지 긴 시간과 막대한 비용이 필요한 재난으로 숲의 외형적인 모습을 복구하기까지는 20년, 산림 동물상은 35년, 토양은 100년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2024년 봄철 산불조심기간은 끝이 났지만 우리는 단 한번의 방심이 불러오는 결과를 이미 알고 있다.
산불로부터 우리의 소중한 산림을 안전하게 지켜 후대에 전달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각별한 주의와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