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무더위가 본격화 하면서 서울 등 수도권에 일명 '러브버그'로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가 대규모로 나타나 퇴치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털파리로 보이는 러브버그는 얼핏보면 검은 색으로 건물 외벽 등에 덕지덕지 붙어 있어 미관상 보기 좋지 않고 혐오감을 주지만 해충(害蟲)이 아닌 익충(益蟲)이다. 붉은등우단털파리란 등에 붉은 색 우단(羽緞·겉에 짧은 털을 촘촘히 돋게 짠 비단)과 같은 털이 난 파리란 뜻이다.
꼬리 부분에서 두 마리가 교접를 하기 위해 붙어 있는 특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짝짓기를 한 뒤에도 며칠간 붙어 날아다녀 러브버그(lovebug·사랑하는 벌레)로 불린다.
서울 도심에 나타난 일명 '러브버그' 붉은등우단털파리. 등 쪽이 븕은색을 띤다. 두 마리가 교접 중인 모습이다.
29일 아파트 단지 관리사무소와 구청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많은 아파트에서 건물 외벽과 방충망에 더덕더덕 붙어 있는 러브버그를 퇴치해 달라는 민원이 관리사무소나 구청에 폭주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시에 접수된 러브버그 관련 민원은 9296건으로 전년의 4418건 대비 두 배 가까이 폭증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주민은 지난 26일 "최근 1주일새 현관문 앞 아파트 건물 외벽에 수 십 마리가 붙어 있어 관리사무소에 방충을 요구했더니 유해 벌레가 아니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문을 열고 나가면 벌레가 날아와 팔과 얼굴에도 달라붙어 깜짝깜짝 놀란다"고 덧붙였다.
일명 '러브버그'들이 아파트 외벽에 붙어 있다.
교접 중인 러브버그 중 한 마리가 날려고 날깨를 펼치려는 모습
러브버그는 계절성 벌레로 우리나라에선 보통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많이 발견된다. 올해는 이른 더위와 장마로 6월 중순부터 나타나고 있다.
러브버그는 원래 중국 동남부, 일본 오키나와에 주로 서식하던 벌레인데, 2022년부터 우리나라 수도권을 중심으로 해마다 여름철이며 대량 발견되고 있다.
수컷은 3~4일, 암컷은 1주일 정도 산다. 암컷은 한 번에 200~300개의 알을 낳지만 알의 생존율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대규모로 나타난 뒤 2주 정도 지나면 개체 수가 급격히 감소한다.
교접한 채 햐얀 시멘트 벽에 붙어 있는 러브버그. 사이렌스 제공
러브버그는 질병을 옮기지 않고 토양을 비옥하게 만드는 유익충이다.
따라서 각 지자체는 민원이 들어와도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살수(물 뿌림) 등 친환경적인 방식의 방제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이달 말부터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설치해 운영한다. 영동대교 한강 수면 위에는 부유식 트랩을 운영 중이다.
러브버그는 아파트의 하얀색 외벽처럼 밝은 색을 좋아해 야외 활동 땐 어두운색 옷을 입으면 러브버그를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러브버그는 날개가 약해 물을 싫어하기 때문에 벽이나 방충망에 물을 뿌리면 없앨 수 있다.
※이 기사는 중부 지방에서 일어난 일이지만 부울경에도 곧 일어날 가능성이 커 화제성으로 싣습니다. 서울 아파트에 사는 지인의 말에 따르면 건물 벽에 새카맣게 붙어 혐오스럽다고 합니다. 서울의 자매지인 '사이렌스'의 기사를 각색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