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가 떼 지어 나는 모습입니다. 새가 떼를 지어 나는 것을 군비(群飛)라고 합니다.

1월 초에 경남 진주시 진성면에서 문산면으로 넘어가는 고갯길 야산에서 휴대전화로 찍었습니다.

갑자기 까마귀 우는 소리가 많이 나길래 하늘을 쳐다보니 까마귀 천지였습니다. 날았다가 금방 숲으로 되돌아가 사라지곤 하더군요.

하늘을 나는 까마귀 떼. 숲에서 쉬다가 인기척이 나자 한꺼번에 날아 올랐습니다.

실젠 높이 날고 있지만 사진으로 보면 나무에서 낙엽이 떨어지는 듯한 모습입니다.

인근에서 단감 과수원을 하는 농업인에게 물어보니 감이 익어가는 가을철엔 까마귀 떼가 이 일대 숲에서 종일 무리를 지어 산답니다. 감 과수원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대포총을 주기적으로 쏘기 때문에 바로 옆 숲에서 서식하면서 먹이를 노린다고 합니다.

아마 이날의 까마귀 떼도 가을철 까마귀들이 아닌가 합니다. 까마귀와 까치의 지능은 6~7세 아이 수준으로 알려져 영리한 편입니다.

까마귀 떼는 산 보금자리에서 높이 날아 공격자가 누구인지 사주경계를 합니다.

이 사주경계는 무리가 한꺼번에 날아올라 위세를 과시하는 역할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를 '흉조(凶鳥)'로 인식해 까마귀 떼를 보면 침을 뱉거나 합니다. 까악~까악 하는 울음 소리도 썩 기분 좋게 들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북유럽과 일본에서는 우리와 달리 '길조(吉鳥)'이거나 우리처럼 배척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가 까치를 '길조(吉鳥)'로 여기는 것과 비슷하지요.

기자도 "훼이~" 하고 쫓아보내려고 했지만 워낙 수가 많아 효과는 없었더군요. 아무튼 이렇게 많은 무리가 한 곳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처음 접하는 것입니다. 서식 환경이 좋거나 나쁘지 않다는 것이지요.

아랑곳 없이 까마귀 떼는 하늘 높이 날아 군무를 했습니다. 며칠 전 독수리와 까마귀의 영역 다툼 기사를 썼지만, 까마귀 떼는 독수리와 겨울 먹이 다툼으로 영역 싸움을 자주 합니다.

까마귀는 몸체가 커 둔한 독수리 몸 위에 앉자 독수리 머리를 쪼는 등 영리하게 괴롭힌다지요. 하지만 독수리도 한방이 있답니다. 자기 몸에 앉아 쪼아대면 하늘 높이 날아 까마귀를 떨어뜨린다고 합니다. 몸체가 작은 까마귀는 높아진 기압에 견디지 못한다는군요.

까마귀 떼가 다시 숲으로 돌아오는 모습입니다.

까마귀들이 숲속 나무로 되돌아와 다시 앉고 있습니다. 이를 둥지로 돌아가는 귀소(歸巢)라고 합니다. 이상 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