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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포착] "고것 참 맹랑하네"···피곤한 '길냥이' 공격 나선 까치 두 마리!

정창현 기자 승인 2023.07.09 15:03 | 최종 수정 2023.07.10 16:24 의견 0

지난 7일 한 아파트의 작은 뜰에서 좀체 보기 드문 볼거리가 3분 정도 이어졌습니다. 더경남뉴스가 이 장면을 잡았습니다.

'길고양이(길냥이)'가 장마철에 오랜만에 난 햇볕을 쬐며 뜰에 누워 쉬고 있는데 까치 두마리가 나타났습니다. 짐작컨대 "고양이 저놈 골려주자"고 한 듯합니다.

까치는 까마귀, 앵무새와 함께 새 가운데 지능이 최상위권입니다. 6세 아이 정도의 지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 즉흥적인 문제 해결 능력은 침팬지보다 높다고 합니다.

길냥이 한 마리가 아파트 단지의 뜰에 곤하게 자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따사로운 햇볕에 몸을 데우며 늘부러져 있는데 까치 두마리가 다가섭니다. 까치의 공격이 시작됩니다.

말로만 듣고 글로만 읽고, 동영상으로만 보던 것을 눈 앞에서 보니 신기했습니다.

지나다가 본 장면이라 혹여 까치가 날아가버리면 허무할 듯해 영상을 켜지 않고 사진으로 찍었습니다. 순간 동영상을 켜는 것을 생각 못해 아쉽네요.

까치 두 마리가 공세를 취합니다. 둘 간은 평소 이 일대에서 지내는 것 같은데, 까치가 길냥이에게 무슨 심술이 났을까요? 지속 "꺅꺅~꺅꺅꺅" 거리며 곧바로 쪼을 듯합니다. 싸움을 거는 자태가 만만찮습니다.

두마리의 까치는 이쪽 저쪽을 맴돌며 공격을 합니다. 까치의 억하심정이 대단한 듯합니다. 길냥이가 움직이자 날아갈 자세를 취하면서도 공격자세를 늦추지 않습니다.

길냥이에 대한 두 까치의 공격은 사방을 옮겨다니며 했습니다. 공세를 잠시 멈췄다가 다시 다가서곤 합니다. 예사로운 감정은 아닌 듯합니다.

길냥이가 이들의 공세에 못이겨 몸을 일으킵니다. 성가셨던거지요. 길냥이는 쥐와 새도 잡아먹습니다. 그런데 특별한 공세는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 틀이 본래 둘 간의 관계인지 궁금하긴 합니다.

길냥이가 까치 두마리의 전방위 공세에 못이겨 마지못해 자리를 피합니다. 까치가 이긴 장면입니다.

그런데 까치 두마리는 길냥이를 집요하게 쫓습니다. 공격 자세가 무지 앙칼져보이기까지 하네요. '학폭'과 다름없다는 생각도 나고···.

길냥이가 차량 밑으로 들어가자 까치 두 마리는 성이 안 풀리는 듯 색색거립니다. 아무리 봐도 장난을 친 것은 아닌 듯합니다. 까치가 먹으려는 것을 길냥이가 못 먹게 했다든가 아니면 영역 침범이라든가 괘씸한 행위에 대한 보복성이겠다 싶네요. 보는 내내 꺅꺅 거렸는데, "이~야! 우리가 저 녀석에게 이겼어"라는 듯했습니다. 이상 정창현 기자

까치와 까마귀의 영특함은 많은 실험에서 증명되고 있습니다.

까치와 까마귀는 사람의 얼굴을 구별합니다. 주인을 알아보고 다른 사람은 피합니다. 자신들에게 해를 가하거나 하면 몇 놈이 날아와 귀찮게 하거나 머리를 쪼는 등 공격을 한답니다.

까치와 까마귀는 유희, 즉 놀이를 즐기고 도구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심리학과 연구팀이 길다란 물통 속에 물에 뜨는 음식물을 넣은 뒤 옆에 돌 여러 개를 두고 까마귀가 어떻게 꺼내 먹는지를 실험했습니다. 까마귀는 부리를 넣어도 음식물이 닿지 않자 돌을 여러 번 물통 속에 넣은 뒤 물 높이를 높인 뒤 부리로 집어먹었습니다. 이는 6~7세 이하 아이의 지능 수준이라고 합니다.

까마귀 두 마리가 눈이 뒤덮인 차량 범퍼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노는 장면도 찍혀 동영상으로 돌아다닙니다. 미끄러진 것이 아니라 '놀고 있는 것'이지요.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있을 땐 다른 대상을 활용하지요.

날아다니다 지칠 땐 다른 새의 등에 올라타 힘을 아끼고, 딱딱한 호두 열매를 도로에 떨어뜨려 지나가는 차 바퀴가 깨도록 합니다. 깨진 열매를 가지러 갈 땐 횡단보도에 파란불이 켜졌을 때 다가갑니다.

또 까마귀의 경우 동료가 죽으면 동료의 시체 주변으로 모여서 사람의 장례식처럼 지저귄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도구 사용법은 알고, 이 도구들을 결합해 활용도 합니다. 나뭇가지를 부리로 쪼고, 나무껍질과 잎을 벗겨내 작은 막대기를 직접 만듭니다.

이상 영리한 까치(까마귀 포함)의 행동을 소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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