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가 기내 선반에서 시작됐다는 증언이 잇따르면서 휴대용 보조 배터리가 발화 원인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지난달 에어부산, 지난해에는 아시아나항공에도 보조 배터리에서 발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했고, 해외 여객기에서의 유사 화재 사고도 보고돼 있다.
대형 참사가 날 뻔한 에어부산 기내 화재가 보조 배터리에서 시작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여객기 내 반입 물품 규정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에어부산은 지난 29일 낸 자료에서 "최초 목격 승무원에 따르면 후방 좌측 선반에서 발화가 목격됐다"고 밝혔다.
당시 기내에 탑승 중이던 한 승객도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뒤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며 "그 소리는 보조배터리나 전자 기기 그런 게 아닐까 싶다"고 1했다.
이에 따라 기내 오버헤드빈(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실려있던 보조 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선반 안에 있던 보조 배터리나 전자담배 훈증기, 기내 상부 전기 합선으로 화재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보조 배터리로 인한 사고는 국내외에서 여럿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부산 여객기에선 지난해 12월 12일에도 비슷한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김해공항에서 이륙을 앞두고 이동 중이던 에어부산 BX142편 여객기 안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 연기는 이번과 달리 다행히 한 승객이 몸에 소지하고 있던 휴대전화 보조 배터리에서 발생해 승무원이 소화기로 곧바로 불을 껐다. 이 승객은 손에 화상을 입었다.
에어부산은 당시 모든 승객을 내린 뒤 대체 항공편을 투입했다.
앞서 지난해 4월 김포공항에서 승객 273명을 태우고 제주로 향하던 아시아나항공 OZ8913편에서도 오버헤드빈에 있던 보조 배터리에 불이 났다.
천만다행으로 승무원들이 곧바로 불을 끄면서 승객 273명을 태운 항공기는 예정대로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화재 사례들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내에서 보조 배터리 화재 사고가 잇따르자 기내 반입 물품 관련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행 항공 위험물 운송기준에는 리튬 메탈 배터리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위험물로 분류, 기내 휴대나 위탁 수하물 반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탑승객이 사용하는 소규모 배터리는 기내 반입이 허용된다. 리튬 배터리가 장착된 노트북, 휴대전화 등은 리튬 메탈 배터리 리튬 함량이 2g 이하이거나 리튬 이온 배터리가 100Wh 이하여서 화재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스로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 여객기 탑승객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보조 배터리 장착 기기의 기내 휴대 때는 직접 손으로 들고 있어야 상대적으로 안전한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