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의 배우자 배 모 씨가 경북 안동에 있는 두 업체로부터 비슷한 시기에 급여를 받았다는 '겹치기 근무' 의혹이 제기됐다. 권 후보자도 앞서 부산 등 전국 5개의 기업에서 '잡탕 월급'을 받은 사실이 밝혀져 물의를 빚고 있다.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5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TV조선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배 씨는 2021년 7~12월 안동의 A 건설사에서 1980만 원의 급여를 받았다.
배 씨는 이어 다음 해 1~6월 B 건설사에서 6개월치 급여로 같은 금액을 수령했다.
두 회사 모두 근무 기간이 6개월이었다.
김 의원실은 "배 씨가 이들 두 회사에서 급여를 받았을 때의 주소지는 서울 은평구여서 사실상 제대로 된 근로가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두 건설사 사무실은 안동의 같은 건물에서 같은 층을 쓰고 있다. 이 층에는 이들 회사 말고 또다른 두 곳의 회사가 더 있다. 모두 4개사다.
김 의원실은 "이들 건설사는 대표, 이사, 감사 등 임원을 돌아가며 맡고 있어 사실상 한 회사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 2009년 C 건설사의 대표를 맡았던 인물이 2016년 B 건설사의 감사를 맡고, 이듬해 A 건설사의 사내이사를 맡았다.
권 후보자는 이들 4개 건설사 중 한 곳인 C 건설사 대표이사와 사내이사를 지낸 K 씨와 연관이 있다.
K 씨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안동시의원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당시 권 후보자는 안동 지역구 국회의원에다 경북도당위원장까지 맡고 있었다.
다만 K 씨는 배 씨가 두 건설사에서 급여를 받던 2021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에 이들 건설사에서 임원을 한 이력은 없다. K 씨는 이 기간에 이들 건설사가 아닌 C 건설사 공동대표 겸 사내이사를 맡고 있었다.
김 의원은 "건설사 간 교차 임원 배치와 동일한 급여 지급 시점, 형식적인 근무 정황 등을 종합하면 치밀하게 설계된 것"이라며 "국회의원 시절 쌓은 정치적 네트워크가 가족의 경제적 이익으로 귀결된 사례로, 대가성 급여이자 사후 공천헌금"이라고 주장했다.